나는 부모님 중 한 분이 돌아가시기 5분 전에 선택을 했습니다
* 본 컨텐츠는 이상한 옴니버스(이상한옴니버스닷컴)가 해외의 미스터리 관련 컨텐츠를 번역한 것입니다.
이러한 컨텐츠 모두 親 미스터리 성향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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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레딧의 한 서브레딧(서브레딧=국내 커뮤의 갤러리 개념)'에 올라온 글과 일부 댓글을 번역본으로 소개해 봅니다.
단, 원활한 감상을 돕고자 임의적으로 전체글과 문장의 간결화가 이뤄졌음을 알립니다.
제목: 나는 부모님 중 한 분이 돌아가시기 5분 전에 선택을 했습니다
작성자: Soggy_Broccoli_7881
7년 전 있었던 비극적이고도 기이한 일입니다.
누군가에게 공유하는 건 처음이며 엄마에게도 말한 적 없습니다.
2017년 여름, 해외의 대학에서 1년을 보내고서 돌아왔을 때입니다. 아빠가 공항으로 마중 나왔고 우리 가족은 집에서 함께 저녁을 먹었죠.
모든 것이 평소와 같았습니다.
저는 자정 무렵 잠자리에 들자마자 곧바로 잠들었습니다. 그러다 새벽 5시쯤 소변이 마려워 잠에서 깼죠. 방 안에 화장실이 있어서 방 밖으로는 나가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 동안 별생각을 다 하곤 하죠. 벽 색깔을 본다거나 아침에 뭘 먹을까 고민한다거나 저마다의 다른 생각들을요.
그 순간 저는 갑자기 만약 부모님 중 한 분을 잃는다면 엄마와 아빠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엄마을 잃으면 여동생이 크나큰 상처를 받을 것이고, 아빠는 사춘기 여동생을 감당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엄마를 잃는 것보다 아빠를 잃는 게 더 나은가라는 생각을 했어요.
소변을 다 보고서 침대로 돌아가려는데 코 고는 소리가 심하게 들려왔습니다.
저희 아빠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늘상 코를 골았어요. 가끔은 그런 코골이 소리가 재미있기도 할 정도였죠. 하지만 이번에 들리는 소리는 평소보다 더 강하고 부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거실로 가보니 소파에 누워있던 아빠가 코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습니다.
아빠를 깨우려 했지만 의식이 없었습니다. 911에 전화를 걸고 엄마를 깨웠습니다.
아빠는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돌아가셨어요.
아빠는 48세였습니다. 의사들은 고혈압으로 인한 뇌출혈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게 몇 시에 일어났는지는 알 수가 없었고요.
지금도 그때의 상황이 저를 혼란케 합니다.
1년 동안 집에 없던 제가 그날 아빠와 마지막 식사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생긴 거였죠.
그날 아빠를 발견하자마자 냉정하게 행동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엄마나 여동생이 소파에 누워있던 아빠를 발견했다면 그때 겪었을 트라우마를 상상도 할 수가 없네요.
당연히, 지금껏 그때 화장실에서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그리고 내가 만약 엄마를 선택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제 기억을 읽어주시고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 몇 가지 가능성들
작성자 아빠가 쓰러지거나 소리를 내는 등의 이유로 작성자가 잠에서 깨어남.
일어나선 화장실에 가야 한다는 것을 자각. 천천히 깨어나던 뇌는 들려오던 소음이 심각한 문제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으려 노력함. 여동생이 어리기에 논리적인 두뇌는 즉시 부모님을 연상함. 반쯤 잠든 뇌는 생각 과정에서 '부모님 중 한 분을 잃어야 한다면 누구여야 할까'라는 생각으로 전환. 그러다가 들리는 소리가 이상함을 눈치채곤 아빠에게 향함.
2번 가능성. 순전한 우연
3번. 무언가 기이한 일이 일어난 거임
마치 내가 어렸을 때 학교에서 가장 좋아하던 수학 수업을 듣다가 시계를 올려다보니 오전 10시 5분이었고, 갑자기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는 일이 생긴다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과 비슷함.
당시 그런 생각과 함께 내가 수업 중 교장실로 불려 가 그곳에서 고등학생이었던 친언니가 나를 기다리고 있으며, 다른 가족이 있는지, 연락처가 있는지를 이야기하는 장면이 정말로 선명하게 떠올랐음. 그러다가 일순 모든 게 정지되며 다시 의식이 교실로 돌아왔음. 마치 몇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았음.
그날 집에 돌아와선 엄마한테 수업 시간 있었던 기이한 일과 내가 부모님을 잃게 되면 어떻게 될지에 대해 생각했던 것에 대해 이야기함.
엄마가 말함.
"그때가 오전 10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니?"
부모님이 예기치 않게 시내를 운전하던 중 도로 반대편에서 트럭이 모퉁이를 돌아 충돌할 뻔했다고 함. 다행히 아빠가 차를 옆의 제방으로 옮겼는데, 몇 초만 늦었다면 제방이 너무 높아서 차가 올라가지 못해 깔렸을 거라고 함.
그 순간 엄마는 자기들 없이 우리 애들이 남겨진다는 생각과 함께 죽음이 떠올랐다고 함.
또 기이한 건 내가 교장실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는 거. 본 적도 없었고. 그런데 그해 말에 상을 받으러 방문했을 때, 그때 내가 떠올려졌었던 장면과 동일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음.
댓글
: 나는 어떤 거대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하면 적시성 간의 경계가 다소 흐려진다고 생각함.
어떤 사람은 밝은 빛을 보면 시신경의 과도한 자극이 가까운 후각 신경으로 퍼져 재채기 반사를 일으키는 것처럼.
그래서 때때로 이런 커다란 사건이 발생하면 재채기 반사같이 다른 영역으로까지 넘쳐흘러 가는 경우가 있는 거지. 다른 세계의 타임라인에선 부모님이 죽었고, 그 자극이 너무도 강렬해 네 잠재의식이 평행 세계 타임라인에서 일어난 일을 감지한 것처럼.
내 말이 옳다는 게 아니라 그냥 개인적인 가설임.
대댓
: 우리 이모랑 삼촌이 전부 교통사고로 죽지 않은 타임라인으론 어떻게 감 ㅠㅠ
댓글
: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전 지구 반대편에 있었습니다. 그때 전 한 노부인(할아버지의 어머니였을까요?)이 침대 주위를 돌아다니다 제 어깨를 만지는 생생한 꿈을 꿨습니다.
저는 식은땀을 흘리며 깨어났고 인생에서 그 어느 때보다 더 겁에 질려있었습니다. 너무 무서워서 그 자리에 머물 수가 없을 정도였죠.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18분이었습니다.
그날 아침 늦게 할아버지가 전날 밤 7시 18분경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시차를 고려할 때, 제가 깨어난 시간과 정확히 일치했죠.
댓글
: 나는 멀리 떨어져 지내던 아빠가 갑자기 돌아가셨을 때 정반대의 기이한 일을 경험했음.
아빠는 내가 평소 출근하러 일어나던 시간대에 돌아가셨음. 그날은 평범한 평일이었는데 왠지 모르게 나는 자고 또 자고 계속 그러고 있었음.
몇 시간 후에 엄마로부터 전화를 받고서 겨우 잠에서 깨어났을 정도.
그날은 마치 내 몸과 뇌가 현실을 마주하지 못하도록 깨어나지 않게 하는 것 같았음.
댓글
: 엄마가 임종 직전이었어. 곧 떠날 것으로 보였지. 나는 엄마와 두 주(state)가 떨어진 곳이었어.
어느 날 자정쯤, 거대한 금속 문이 쾅 하고 닫히는 듯한 엄청난 소음이 들렸어. 그 순간 나는 엄마가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직감하고는 침대에서 일어나 걸터앉았지.
그대로 간병인의 전화를 한 시간 정도 기다렸는데 전화는 아침에서야 왔어. 엄마가 자정쯤 돌아가셨다고 하더군.
왜 더 일찍 전화하지 않았냐고 물으니까 나를 깨우고 싶지 않았다고 하더라.
나는 엄마가 돌아가실 때 문이 쾅 하고 닫히는 소리를 들었다는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어.
댓글
: 제게도 비슷한 사연이 있습니다. 누구와도 공유한 적 없지만.
제 아버지는 2019년 7월에 돌아가셨고, 그 전날 밤 저는 마인크래프트를 하고 있었어요. 갑자기 '숨을 안 쉬고 있네'라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래, 근데 아직 안 죽었어'라고 대답하는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바깥 이웃에게서 나는 소리인가 했지만, 목소리가 너무도 선명하고 크게 들렸기에 보다 가까운 곳에서 났다고 생각했습니다.
바로 아래층으로 내려가 아버지를 확인했습니다. 아버지는 TV를 보고 있었습니다. 앞마당과 뒷마당 모두 확인했으나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아버지께 무슨 소리 들었냐고, 괜찮냐고, 무슨 일 있었냐고 물었죠.
아버지는 아무 소리도 못 들었다며 모르겠다고 했어요. 저는 불안한 마음을 안고서 위층으로 돌아갔습니다.
그 무렵 아머지는 다리를 절단해야 할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았어요. 당뇨병으로 고생했고, 한때는 건장했는데 44세에 그만 만성 질환으로 장애인이 되셨습니다.
힘들어하셨고 많이 도와드려야 했지만 그때 아버지는 잘 극복하고 계셨어요. 그래서 제가 겪은 것을 그저 불안감의 일종으로 치부했죠.
다음 날 새벽에 아버지는 심장마비로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아버지를 몇 시간 늦게 발견했습니다.
지금까지도 제가 그때 무슨 소리를 들었던 것인지, 왜 그런 타이밍에 그런 소리가 들렸던 것인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제가 '경고'를 무시했던 것 같아 너무도 속상했습니다.
저는 그러한 죄책감을 극복하는 법을 배워야 했습니다.
제가 배운 방법은, 마음이란 것은 이해하기가 어렵고 사물을 해석하는 건 항상 우리의 몫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었어요.
우리 아빠도, 그리고 당신 아빠도 당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갖길 원치 않을 겁니다.
힘들고 불안한 마음 압니다. 하지만 답을 몰라도 괜찮습니다. 자책하는 것은 옳지 않으니 앞으론 평온한 날들이 함께 하기를.
댓글
: 어쩌면 우리는 매 순간 수천 개의 작은 생각들이 떠오르지만, 그것들은 기억하지 못하고서 관련 있는 생각만 다시 떠올려보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