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악의 로스트 미디어 '바보도 알 수 있는 무덤 도굴 강좌'

1990년대.

그리고 2000년대 후반까지.

이 무렵 월드 와이드 웹 WWW는 본격적인 태동을 보이며 사람들의 인식 속에 침투하기 시작했다.

허나, 세상의 일상을 세 글자 WWW와 SNS로 묶는 지금과는 분명 다른 시기였다.

이 무렵 인터넷에는 딥웹과 다크웹이 따로 존재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모든 것이 '올바른 자유의 필터링' 부재 속에서 꿈틀거리며 민낯을 드러내던 때였다.

본 글에서 소개하는 로스트 미디어 '바보도 알 수 있는 무덤 도굴 강좌'도 바로 그러한 시기 소수의 사람에게 유통되던 영상이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간략하게 로스트 미디어에 대한 정의 및 설명을 늘어놓을 테니 원치 않으면 넘어가시길.

로스트 미디어.

영어 철자로 Lost Media.

말 그대로, 유실된 미디어물을 의미한다.

인터넷상에서 통용되는 로스트 미디어의 범위는, 대부분 20-21세기 미디어 컨텐츠의 유실을 소재로 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인터넷상 컨텐츠들이 그러하듯, 로스트 미디어 역시 영어권 웹페이지들에서 2012년부터 개인적 차원을 벗어난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조용한 출발이 있어왔다.

초기엔 그 당시 유행 중이던 ARG 컨텐츠들의 위세에 밀려있었으나, 꾸준히 발생한 소비가 아예 해당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커뮤 및 컨텐츠들의 발전으로 이어지면서 작금의 로스트 미디어 열풍이 전개됐다.

국내에서는 최근에서야 극소수 마니아층의 전유물이었다가, 아날로그 호러의 인기와 겹치면서 점차 빅 웨이브를 타더니 이제는 어엿한 미스터리 컨텐츠로 자리 잡는 중이다.

(이상한 옴니버스에서도 일종의 음모론+로스트 미디어 컨셉으로 'NASA를 해킹한 해킹범 게리 맥키논' 소재의 '세상의 비밀을 담은 미스터리 사진전'이라는 제목으로 2011년 여름에 글을 작성한 적이 있음)

2009년.

DVD라는 디지털 매체가 자리를 잡으며 아날로그 매체인 VHS(가정용 비디오테이프)가 골동품으로 전락한 무렵이었다.

WWW 또한 2000년대 초반까지의 무질서하고 무분별한 필터링 없는 컨텐츠들이 사라지며 나름의 질서가 정립되던 시기였다.

허나, 그러한 와중에도 해외에서는 기존의 '기괴하고 고어와 엽기가 공존하는 잔혹 영상물'들이 상업적으로 유통되곤 했다.

이러한 영상물들은 대부분 이른바 '관련 영상 전문 보따리상'들에 의해 유통업자들에게 판매 또는 물물교환(다른 영상과의) 식으로 거래됐고, 그러한 영상물들은 유통업자들에 의해 합본팩 형식으로 오프라인 및 온라인을 통해 일반인에게 판매되는 식이었다.

물론, 이 무렵 유통되던 영상은 거의 모두가 몬도 영화 또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기존에 음지를 통해 전파되던 반사회적 영상물과는 궤를 조금 달리했다. 따라서, 주로 실지 사고 장면이 삽입된 세미 다큐멘터리 형식이거나 아예 연출이 가미된 영상이었다.

(​Ensuring Your Place in Hell)

본 글에서 소개하는 영상은 '인터넷상엔' '공식적으론' 2009년 8월 20일에 등장했다.

샌프란시스코 기반의 온라인 거래 커뮤니티로 판매자 등록수가 7-8만명에 달했을 정도로 유명했던 iOffer에,​bloodyraredvds라는 가게명의 판매자가 '​Ensuring Your Place in Hell'라는 제목의 영상 합본팩 DVD를 올린 것.

​Ensuring Your Place in Hell은 적절히 의역하면 '지옥에서 한 자리 확보하기' 정도로 풀어쓸 수가 있겠다.

이 합본팩에는 8-90년대에 아날로그 방식으로 촬영된 일종의 홈 무비 4개가 포함됐으며, 2개는 연출된 영상이고 다른 2개는 실제 영상인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려진 영상이다. (연출된 영상 하나는 훗날 영화 <라스트 엑소시즘>의 각본가로 참여한 헉 봇코의 작품이었음)

그리고..

본 글에서 소개할 영상이 바로, 실제 영상인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려진 것 중 하나인 '​Grave Robbing for Morons바보도 알 수 있는 무덤 도굴 강좌'이다.

(다른 실제 영상 하나는 의료진 행색의 두 남자가 영안실 혹은 안치소에서 갖가지 것들을 촬영하는 영상)

(​Ensuring Your Place in Hell)

Grave Robbing for Morons는 적절히 의역하면 '초보자 맞춤형 무덤 도굴 특강' 정도로 풀이가 가능하겠다.

제목에 부합하게, 영상은 26분 동안 10대 소년 하나가 어떻게 무덤에서 시신을 도굴하고 처리해야 하는지를 원테이크 롱샷으로 설명하고 있다.

소년은 10대 후반 아니면 그 이하, 히스패닉 또는 라틴계 출신, 뉴욕 말투의 특징을 보이고 있으며 가벼운 언어장애가 있는지 간헐적으로 말을 더듬는다. 그리고 친구인 카메라맨이 캠코더로 소년을 촬영하고 있다.

소년의 얼굴과 손에선 상처 자국을 확인할 수 있으며, 소년은 영상 내내 자신이 도굴한 백골을 들고서 갖가지 설명을 쏟아낸다.

26분 동안 소년은 주체적이고 현장감 있게 이야기를 진행하는데, 결코 사전에 준비된 스크립트나 프롬프터가 없음을 확신할 수 있다. (그래서 이야기 자체에 비문이 많이 섞여 있음)

해당 영상은 2014년 8월 9일, 과거 아날로그 VHS 영상 아카이브를 주제로 하는 유튜버가 업로드했기에 직접 확인할 수가 있다.

바로, 다음과 같이.

(섬네일 주의!)

"(두개골을 들어 동시에 손짓으로 두피를 벗겨내는 흉내를 내며)자, 이제 어떻게 하냐면 이쯤을 잡고 여기쯤을 잡고서 이렇게 뒤로 벗겨내요. 알겠죠? 뒤로 벗기는데 완전히 떼어내지는 말고요. 역겨운 소리가 나니까요."

"그러니까, 이게 주..중요한 사람이라고 쳐봐요. 아니면, 그 사람 코..콧수염 표본 같은 걸 챙긴다고 치자고요. 알겠죠? 좋아요, 그러면 그걸로 그 사람이 누군지 증거를 남기는 거죠. 알겠죠? 왜냐하면 가..가끔은 누군가를(주: 목표물) 찾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가거든요. 알겠죠? 누군가가 그걸 위해 큰돈을 낼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게 진품이라는 걸 반드시 확인시켜야 해요. 알겠죠?"

"그..그리고 그들도 진품이라라는 걸 확인해야 하고요. 뭔가 진품이라는 증거를 가져와야 해요. 그래서 머리카락 같은 걸 조금 떼어서 가져오는데, 가능하면 가장 길게 자란 쪽에서 떼어 오는 게 좋아요. 그리고 예를 들어 그 사람이 콧수염을 기르고 있었다면 그건 무..무조건 챙겨야 해요. 알겠죠? 죽었을 때 콧수염이 있었다면 보통 여기 근처에서 가져오는 거예요. 알겠죠? 때..때론 턱 주변에서 찾을 수도 있는데, 거기 남아 있을 수도 있거든요. 알겠죠?"

"그게.. 그러니까, 그 턱뼈를 꺼낼 땐.. 나중에 실제 관에서 보여줄 건데.. 이..이게 좀.. 꽤..꽤.. 차..찾기가 어려워요. 게..게다가 아주.. 금방 놓칠 수도 있어요. 알겠죠? 그래서 그걸 찾으면, 보통 턱뼈가 이렇게 생겨 있고 이런 모양으로 돼 있어요. 알겠죠? 바로 이런 식이에요. 시신이 부..부패하면 이게 이렇게 길어지는데 거..거의 일자로 썩어 나가서 못 알아보게 돼요. 알겠죠? 보통 위..위쪽에는 치아가 남아 있는데 아래턱은 찾기 힘들 때가 있어요. 왜냐하면 대개 이렇게 빠져나와 있어서요."

"처음 발견하면 몇 가지 손을 봐야하기도 해요. 알겠죠? 옆쪽에다 스프링 같은 걸 달아서 나중에 여..여..열었을 때 그게 보이게끔 하는 식이죠. 알겠죠? 근데 시간이 지나면 나사 같은 걸 쓰고 이 부분에다 구멍을 뚫어 턱뼈에다가도 구멍을 뚫고 거..거기에 스프링을 넣으면 그러면 괜찮아요. 이렇게 되는 거죠. 알겠죠? 열고 닫히게 되는 거예요. 알겠죠?"

"그러니까, 어떻게 하냐면, 알겠죠? 처..처음에 이렇게 열잖아요? 그때.. 절대.. 절대.. 여기 치아 부분을 잡지 마세요. 알겠죠? 이렇게 치아를 잡아서 당기지 마세요. 알겠죠? 눈이나 코 부분을 잡아야 해요. 그래, 그다음에 당기는 거죠. 거기다 손가락을 넣어도 돼요. 다칠 만한 게 전혀 없으니까요. 그 점을 확실히 기억하세요. 아..아무것도 당신을 해치지 않아요. 겁먹지 말아요. 그렇게 잡아당기면 돼요. 만약 치아를 잡아당기면, 부러져서 이렇게 떨어져 나갈 거고 구멍이 생겨요. 그럼 시간을 낭비하게 된 거죠. 알겠죠?"

"그래서 그렇게 잡아서 앞으로 당기면, 혹은 어떻게든 등뼈가 이렇게 나오게 될 거예요. 알겠죠? 그리고 갈비뼈도 있을 거예요. 보통 셔츠가 아주 단단해진 상태라 그걸 깨부숴야 해요. 잡아당겨서 찢거나요. 알겠죠? 그러면서 이것도 살려두든지, 치아를 실제 치아 상태로 그대로 두든지 해야 돼요. 치아 뿌리는 정말 쉽게 빠지거든요. 알겠죠? 봐봐요. 뼈가 아주 얇아서 이 치아들이 아주 쉽게 빠져버렸죠. 거의 다시 끼울 수 있을 것 같아도 완벽하게 끼우긴 힘들어요. 왜냐면 살아 있을 때는 뿌..뿌..뿌리가 이 정도로 길었으니까 완전히 다시 밀어 넣을 수가 없는 거예요. 원래가 그만큼 길었으니까요. 알겠죠?"

"그리고 여기 보..보면 이건 콧구멍이에요. 알겠죠? 여길 깨끗이 하려면 뭐..뭔가를 밀어 넣어서 안쪽을 닦아야 돼요. 얇은 천 같은 걸 감아서요. 안쪽을 싹 닦아야 해요. 안쪽을 정말 깔끔하게 하고 싶으면 여기 주변을 자..잘라내지 않는 한.. 그러니까.. 맞아요, 아주 얇은 걸로 밀어 넣어서 돌려 가며 가능한 한 깔끔하게 닦아내요. 그러면 구멍이 아주 작게 유지되겠죠. 알겠죠? 만약 여기 주변을 자..잘라버려야 한다면 내부를 깨끗이 할 수는 있는데.. 그렇게 하고 나면 별로 보기가 좋지 않아서요. 사실상 완전 벼..별로죠. 알겠죠? 그러니까 최대한 깨끗이 닦아내는 게 좋아요. 필요하면 손가락을 너..넣어서 말이죠. 가능한 한 깨끗하게 만드는 거죠. 알겠죠? 그러면 굳이 자를 필요가 없어요. 그리고 훨씬 낫죠. 만약 여기에 뭔가 더하고 싶다면, 내려놓고서 위에다 검은색 초를 얹어 초가 녹아떨어지게 두면 초 왁스가 떨어져서 흘러내리면서 꽤 멋있게 보이죠. 알겠죠?"

"그리고 혹시 원한다면 희석한 표백제를 써볼 수도 있어요, 알겠죠? 몇 초 정도 담갔다가 씻어내고. 알겠죠? 그런 다음 다시 담갔다가 씻어내고. 뼈가 물에 너무 오래 잠기지 않게 조심하세요. 그러면 아주 약해져서 넘어뜨리면 부서지거든요. 그..그러니까 최대한 표백제를 묽게 희석해서 쓰세요. 페인트칠 같은 거 하지 마세요. 여기다 페인트칠하면 완전히 마..망가져 버려요. 왜냐하면 이 안쪽까지 페인트칠을 제대로 하기가 정말 어렵거든요. 여긴 이런 틈새, 저런 금이 다 보여야 진짜 같아요. 측면의 자잘한 금들도 다 보여야 이건 진짜구나 하고 알 수 있거든요. 그게 진짜처럼 보이고, 실제로 진짜인 게 훨씬 더 멋있어요. 가짜라면 보면 바로 알아차릴 수 있죠. 알겠죠?"

"봐요. 코 주변은 절대 완벽하지가 않아요. 그죠? 사람마다 여기 주변이 다 달라요. 뭔가 금이 가 있거나 그래요. 알겠죠? 여길 보면 금이 보여요. 만약 여기 금이 안 보이면 밖으로 드러나는 금이 아니라 여기 안쪽으로 조금 갈라진 금이 말이죠. 씻어낸 뒤에도 그런 금이 안 보이면 가짜인 거예요. 알겠죠? 보통 여기 주변에 어떤 금들이 보여야 해요. 이렇게 벗겨질 것 같은 금이요. 알겠죠? 이런 식으로. 마치 잘 부스러지는 것처럼. 그래야 이게 진짜인 걸 알 수 있어요. 알겠죠? 측면도 보면 진짜 해골이라면 아주 자잘한 디테일이 다 보..보이는데 현실에서는 그걸 똑같이 복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알겠죠? 왜냐하면 여기서 저 뒤까지 뚫려 있는 구멍이라든지 이런 구조가 다 있거든요."

"이 모든 게.. 기억하세요. 원래는 다 살 같은 거였어요. 알겠죠? 이것 봐봐요. 이런 식으로.. 이건 머리카락이에요. 그죠? 남은 머리카락. 이 사람은 짧은 머리를 가졌던 것 같아요. 보다시피 잘 부스러지죠. 그리고 이 갈색 얼룩 같은 건 피가 가라앉은 흔적 같은 거예요. 어떤 사람들은 이걸 그 사람의 피라면서 뭔가 이걸로 사기 치기도 하죠. 알겠죠? 이..이..이건 피가 없잖아라고 하면 그래, 여..여기 피..피가 있다 이런 식으로요. 이건 사실 아무것도 아니고 갈색빛이 돌면서 이미 부패한 거예요. 이건 꽤 오래된 거거든요. 만약 좀 더 새로운 걸 찾으면 빨간 기가 더..더 돌 거예요. 훨씬 붉은색이겠죠. 근데 이건 꽤 오래된 거라 갈색이 되는 거예요. 알겠죠? 아까 말했듯이 씨..씻어내면 가..갈색이나 베이지색 정도가 되는 거고, 더 새로운 걸 찾으면 더 붉은 기가 돌 거예요. 정말 오래된 걸 찾으면 처음부터 갈색이 아닐 수도 있는데, 다..다..다..당신이 지붕 같은 데 그냥 놔두면 그렇게 변할 거예요. 알겠죠?"

"근데.. 그래요, 여름 같은 때에 해..햇볕이 아..아주 세고 정말 더우면 시간이 지나면서 하얀색으로 예쁘게 변하기도 해요. 어디에나 놓을 수 있죠. 벽에 걸 방법을 찾아볼 수도 있고요. 훌륭한 전시품이죠. 게다가 다리뼈까지 얻으면 더 멋있어져요. (해적기처럼 뼈 모양을 만들어 보이며)이렇게 같이 달아서 고정하면 정말 멋지죠."

"그리고요, 어떤 것들은 철이 더 달려 있는 경우가 있고 어떤 건 덜 그렇기도 해요. 알겠죠? 그런 경우라면 사실 안에 손을 넣어서 빼낼 수 있어요. 알겠죠? 예를 들어 안쪽에는 이..이런 부분이 있고, 여..여기에는 막대 같은 게 들어 있고, 뭐..뭐 다 그런 식이죠. 알겠죠? 다리 같은 부분은 보통 철로 된 게 많아요. 알겠죠?"

"우선 어떻게 하냐면, 좋아요, 이..이건 구부정하게 묻혀 있는 형태니까 천 같은 게 아주 단단하게 말려 있어요. 보다시피 이거 정말 잘 안 찢어져요. 알겠죠? 봐요. 아주 질겨요. 그래서 카..칼 같은 걸 써야 해요. 거기에 칼집을 내야 하죠. 알겠죠? 그리고 이렇게 벗기다 보면 뼈의 끝부분이 보여요. 나머지는 안 보이지만 항상 동그란 뼈..뼈 머리 같은 건 보여요. 그죠? 그걸 잡고 앞으로 끌어내면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빠져나와요. 그..그렇게 해서 그걸 꺼낼 수 있는 거예요. 아니면 손가락뼈가 필요하다고 치면 그러면 절대 뼈들을 움직이지 마세요. 아무것도 건드리지 말아야 해요. 안 그러면 뼈가 섞여서 손가락뼈가 어디 있는지 발가락뼈가 어..어디 있는지 구분 못 해요. 알겠죠? 엄청 어렵거든요. 그러니까 이 큰 부분을 건드리기 전에 손 먼저 찾아서 손가락뼈를 꺼내요. 왜냐하면 손가락뼈는 작고 조각조각 돼 있거든요. 만약 이 부분을 확 찢어버리면 뼈 일부는 여기 남고 일부는 저쪽 천에 달라붙어서 어디가 어디 건지 모르게 된다고요. 알겠죠? 그래서 손가락이 필요하면 먼저 손가락을 꺼내야 해요. 굉장히 쉽게 부러지거든요. 아주아주 쉽게 부서져요. 알겠죠?"

"이 살가죽이라는 건 설명한 것처럼 정확히 이런 느낌인데 완전히 건조돼서 아무것도 없죠. 겁낼 거 없어요. 이건 아주 오래된 거라 그래요. 60년도 더 된 묘를 찾으면 보통 이런 걸 얻게 되거나 어쩌면 더 나은 상태일 수도 있고요. 60년 이상 된 걸 찾으면 운이 좋은 거예요. 알겠죠? 왜냐하면 씻어낼 게 별로 없거든요. 그냥 물을 묻히면 나머지가 알아서 떨어져 나가요. 정말, 정말, 정말 쉽죠. 만약 더 새로운 걸 찾으면 여기저기 씻어내야 할 게 많죠. 피도 닦아내야 하고. 그렇죠, 이런저런 게 많아요. 왜냐하면 그게 좀 더 최근 거니까. 이건 뇌도 거의 없어요. 봐봐요. 이게 뇌의 일부에요. 저기 있는 것도 뇌의 일부고. 만약 물이 좀 있으면 적셔서 뇌가 얼마나 보기 힘들게 생겼는지 보여줄 수 있을 텐데. 더 새로운 걸 찾으면 덩어리로 남아 있을지도 몰라요. 흐..흔들어 봐도 이렇게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나지 않을 거예요. 알겠죠? 이건 아주 바삭한 소리가 나잖아요. 어떤 건 더 살 같은 느낌이 있을 수도 있어요. 알겠죠? 실제로 살이 남아 있다는 게 아니라 좀 더 부드럽다는 뜻이죠. 알겠죠? 게다가 물에 적시면 그게 뇌 조직처럼 흐물흐물해지니까요. 싱크대 배수구 같은 데 마..막힐 수도 있어요. 그 점을 조심해야 해요. 알겠죠? 그러니까 화장실 변기에서 털어내거나 양동이에 터..터..털어내는 게 좋아요. 그래야 막히지 않거든요. 양동이에 씻는 게 제일 좋아요. 나중에 남은 고형물 같은 걸 확인할 수도 있고요. 그걸 변기에 흘려보내면 아무것도 막힐 일이 없거든요."

"그리고 빠져나올 때 목격자가 없도록 조심하세요. 항상 다시 챙기세요. 목격자를 남기면 안 돼요. 언젠가 이런 걸 즐긴다든가 반복해서 하다 보면 누군가가 저 사람이다! 저 사람이다! 저 사람이 했어!라고 말할 수도 있다고요. 절대 지목당하면 안 돼요. 알겠죠? 한 번 지목당하면 아주 쉬워지거든요. 무슨 마..말이냐면, 당신이 묘 5개를 털었다고 쳐요. 첫 번째 건으로 약간 걸릴 수도 있어요. 알겠죠? 그런데 목격자가 있다면 나머지도 다 당신 탓이 되는 거예요. 왜? 이걸로 잡혔으니까. 분명 나머지도 당신이 했을 거라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판사는 그건 전부 당신이 했다고 판결을 내릴 거라고요. 절대 목격자를 남기지 마세요. 필요하다면 기절시키는 것도 방법이에요. 그러면 그들은 그걸 꿈으로 착각할 수도 있거든요. 굳이 죽이지는 않는 게 좋지만 정말 필요하다면 어쩔 수 없죠. 그렇지만 안 죽이는 게 제일 좋아요."

"항상 어두운 가방을 쓰세요. 이런 하얀 비닐봉지 같은 거 말고요. 안이 비쳐 보이지 않는 거요. 알겠죠? 흔들어 보면 다 비치잖아요. 종이봉투나 가죽 재질의 배낭 같은 걸 쓰세요. 그래야 안의 혀..형태가 드러나지 않으니까요. 자..장소를 찾았으면 반드시 깔끔하고 아무도 없는지도 확인하세요. 그리고 갈 땐 항상 여..여러 명이 함께 가고요. 한 사람은 밖에서 대기시키고 소리가 얼마나 밖으로 새..새어나가는지 시험하세요. 알겠죠? 그래요, 사방에서 한 명씩 세워서 소..소리가 어느 정도까지 새어나가는지 보게 해요. 알겠죠? 근처에 도로가 있을 수도 있으니 소리가 얼마나 멀리까지 가는지 따져봐야 해요. 바람이 많이 불면 소리가 더 멀리 퍼져요. 알겠죠? 비가 온다면 비가 많이 도와줄 거예요. 눈이 오면 눈 위에 발자국이 남아요. 여름철에 비 안 오고 딱히 눈도 없는 상태가 제일 하기 편하다고 생각하겠죠. 그런데 경비가 더 활발히 순찰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7월쯤 좀 추울 때를 노리세요. 따뜻한 장갑을 끼면 되니까요. 경비도 춥기는 마찬가지니까요. 추우니까 덜 움직일 수도 있어요. 그..그렇다고 귀찮아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잘 살펴봐야겠죠. 여름에 해도 되긴 하는데 경비가 좀 더 활발해서 위험하긴 해요. 알겠죠?"

"그리고서 어떻게 하냐면.. 그러니까, 이런 해골이랑 온갖 걸 좋아하는 마술 관련 용품 가게 같은 데로 가서 팔 수도 있어요. 알겠죠? 하나당 250달러 정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다리뼈를 잘 깎아서 목걸이 같은 걸 만들면 654달러도 받을 수 있어요. 진짜 가치 있는 거니까요. 왜냐하면 이런 걸 할 사람이 별로 없잖아요. 게다가 이..이건 진짜니까요. 이..이건 진짜 해골이에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꽤 큰 돈을 낼 거예요. 그렇게 팔면 되는데 절대 진짜 이름을 말하지 마세요. 그 가..가게나 그 동네에서 절대 진짜 이..이름 같은 거 말하면 안 돼요. 알겠죠? 친구가 같이 있으면 친구들보고 이름을 바꿔 부르게 하고요. 비디오테이프 같은걸, 지금 우리가 찍고 있는 이런 거 너무 많이 만들지도 말아요. 녹음이나 기록 같은 거 하지 말고요. 왜냐하면 만약 잡혔는데 이런 게 집에서 발견되면 제대로 걸려버리거든요. 알겠죠?"

"이 영상은 초보자를 위한 거예요. 이거, 재..재밌죠. 뭐, 재..재미로만 할 수도 있어요. 단순히 아, 이렇게 생겼고 이렇게 하면 이렇게 되네 같은 걸 보면서요. 왜냐하면 해골은 하나하나 다 다르게 생겼거든요. 원한다면 5년 정도 된 걸 찾아봐 봐요. 그럼 괜찮은 걸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아..아마 내..냄새가 엄청날 거예요. 정말로요. 살점이 좀 붙어 있을 테니까요. 근데 그게 좋은 점이에요. 왜냐하면 내 생각에, 1번째는 엄청 짜릿하지만 두 번째는 좀 심드렁해지거든요. 이게 내 2번째인데, 좀 따분해요. (주: 영상 속 해골을 들어 보이며 말하는데, 지금껏 총 2번째라는 것인지 영상 속 해골을 2번째 행위에서 얻었다는 것인진 불분명) 이제 겁도 안 나고 막 들고서 흔들고 휘둘러 보고 곤봉처럼 휘두르기도 하죠. 이제 별 상관없어요. 근데 살이 붙어 있는 걸 찾으면 그게 정말 강타하더라고요. 냄새도 장난 아니고요. 힘들어요. 근데 또 어떻게 보면 되게 이상해요. 그 사람이 죽었을 때 모..모습이 조금 남아 있으니까요. 알겠죠? 어느 정도 형태가 보이거든요. 그걸 보고 포..포즈도 잡아볼 수 있고요. 알겠죠?"

"그래서 1년 된 거 정도를 찾는 것도 좋아요. 최대 1년. 아니면 막 새로 묻은 무덤을 찾는 거죠. 막 묻은 무덤을 찾아봐 봐요. 근데 그게 좀 어렵긴 해요. 왜냐하면 예를 들어 나..납골당 같은 곳에서는 5년 된 것과 1년 혹은 3개월 된 것이 똑같아 보일 수 있거든요. 알겠죠? 근데 야외 무덤이라면 조금 확인이 가능하죠. (카메라맨: 내 생각엔 도끼 같은 걸 가져가야 할 거예요. 머리를 떼어내야 하니까요. 이건 너무 오래돼서 그냥 잡아당기면 빠지지만 살이 붙어 있는 경우에는 그 살을 찢어야 하거든요. 도끼든 뭐든 필요해요) 네. 칼만 있어도 가능하긴 할 거예요, 아마."

"그리고 가능하면 말했던 것처럼 눈 부분을 잡는 거예요. 알겠죠? 근데 그때는 아직 눈알이 있을 거예요. 그래서 장갑을 꼭 껴야 해요. 소품 같은 가짜를 생각하지 마세요. 알겠죠? 근데 아주 오래된 거라면 안구 부분 쑥 들어가서 손가락을 넣고 걸쇠를 만들어서 그대로 당길 수가 있어요. 이렇게 잡고서 고개를 뒤로 꺾어요. 알겠죠? 이렇게 뒤로 젖혀요. 그러면 척추랑 부..분리될 거예요. 그러면 이 부분을 망가뜨리지 않고 떼어낼 수가 있죠. 알겠죠? 이렇게 뒤로 젖히고서 그다음에 칼을 가져다가 목 부분을 갈라서 나머지를 다 뜯어내요. 턱뼈를 잡고 훅 뜯어내면 그대로 분리될 거예요. 냄새가 날 거예요. 약간 고..곰팡내 느낌일 수도 있어요. 신경 쓰지 마요. 그냥 소품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만약 지상의 묘든 지..지하의 묘든 찾으려면 최소 6명 정도는 데려가세요. 3명이서 하..한 명이 파고, 또 다른 한 명이 파고, 또 다른 한 명이 파고 이런 식으로 같이 돌아가면서 파야 해요. 그러려면 지..지..지..진짜 사람 하나 없는 외딴곳이어야 해요. 바..방해받지 않는 곳이요. 알겠죠? 그러면 1번째가 파고, 2번째가 파고, 3번째가 파고 하는 식으로 돌아가면서 하는 거죠. 알겠죠? 나머지 3명은 망봐야 해요. 야외에서 하는 거니까요. 완전히 노출돼 있잖아요. 위험하죠. 그러니까 잡히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요. 잡히면 중범죄에요. 나도 알죠. 근데 나도 왜 이걸 하는지 모르겠어요. (미소)재밌어서 해요. 좋아하거든요."

"그러니까 반드시 망을 세워야 해요. 경계병은 필수에요. 워키토키가 있으면 더 좋아요. 근데 주파수를 10분마다 계속 바..바꾸세요. 계속 휙휙 바꿔요. 무작위로. 알겠죠? 시작하기 전에 예를 들어 12번 채널 쓴다고 하면 다..다음은 22번, 그다음에 들어보고 15번으로 갔다가, 그..그다음에 14번으로 가고, 이런 식으로 무작위로 옮겨 다니는 거예요. 그..그..그러면 상대방이 도청 모..못 해요. 알겠죠?"

"원한다면, 현장에서 절대 아..안 나올 만한 단서들이나 전혀 엉뚱한 것들을 일부러 떨어뜨리고 가서 헷갈리게 만들 수도 있어요. 허..헌 신발 같은 걸 가져간다든지 옷 같은 거요. 신발을 거꾸로 신거나 뒤로 걸으면서 발자국을 내거나 이런 식으로요. 묘가 여기 있다고 치면 거기까지 가는 발자국을 헷갈리게 만드는 거죠. 그럼 사람들이 완전히 헷갈릴 거예요. 이런 식으로 새..새로운 단서를 만들어서 모든 사람을 엉뚱한 방향으로 보내세요. 예를 들어 정말 중요한 사람의 무덤을 털었다면 큰 일이잖아요. 알겠죠? 사람들이 전부 당신을 찾으려고 할 테니까 무조건 길을 잃게 만들어야 해요. 절대 뒤를 밟히지 않게요. (미소) 저처럼 술 마시고 하지 마세요. 묘를 털면 달릴 때 기동력이 떨어질 테고 직감도 둔해지고 술은 별로 좋지 않아요."

"그 외에는 사실상 어렵지 않아요. 괜찮은 장사죠. 제대로 살 사람만 찾는다면요. 알겠죠? 처음 4..4-5번 정도 무덤을 털면 그냥 쑥쑥 처리하게 될 거예요 거야. 왜? 아, 이거 팔면 돈 되네 하게 되니까요. 그러다 누가 오, 누구누구가 필요한데? 이런 식으로 나오면 알았어, 그 사람 원해? 그래, 내가 해 줄게 뭐, 이렇게 되는 거죠. 만약 엘비스라도 원한다면 최소 100만달러는 받을 걸요. 알겠죠? 말릴린 먼로라도 원하면 최소 100만달러는 받을 거고요. 진짜 유명할수록 엄청나지는 거죠. 그 사람이 정말 원한다면 돈을 구해오겠죠. 아니면 못 사는 거고. 그리고 항상 선금을 받으세요. 최소 절반이라도. 아니면 25%라도 받아두세요. 알겠죠? 왜냐하면 목숨 걸고 묘를 파헤치러 가는 건데 혹시 잡히기라도 하면 어째요. 그래도 돈은 바..받아둬야지 잡히더라도 그 전엔 좀 즐길 수 있어야 할 거 아니에요. 하나도 못 쓰고 감옥 가긴 싫잖아요. 전날 밤에라도 놀러 가고 즐길 거 즐기고 해야죠. 성관계를 하든가. (카메라맨 웃음) 그게 힘이 되거든요. 그건 특정 근육을 움직여서 그런지 몰라도 그 뒤로 에너지가 생기더라고요. 그..그리고 이렇게 묘를 파거나 시신을 꺼낼 때 힘들 수도 있고 많이 뛰어야 할 수도 있고요. 어쨌든 체력이 필요하잖아요. 그러니까 나도 왜 그런진 모르지만 그게 도움이 돼요. 대충 이게 전부예요."

"다음번에는 실제 관을 보여줄 거예요. 직접 열 때 어떻게 하는지 보여줄 거예요. 좋아요. 이거는, 이거 누가 마..만들었다 하는 걸 말하자면, 앤서니..캐스..아..아..암..성씨는 됐고, 산토니, 그리고 지노가 만들었어요. (카메라맨 카메라를 잠시 자신의 얼굴 실루엣이 나오도록 돌림) 알겠죠? 이 친구들이 열심히 일했어요. 부치, 그리고 다코도 처음에 도와줬고요. 나..나랑 지노가 처음에 했죠. 그래요. 관을 열고 부쉈거든요. 근데 다른 친구들도 마..많이 도와줬어요. 원래 그 친구들을 이 자리에 함께 소개하고 싶었는데.. 그 친구들은 정말 정말 많은 걸 도와줬어요. 왜냐하면 우리가 최초였거든요 나, 다코, 부치 이런 친구들 말이에요. 우리가 처음에 모든 걸 열어봤던 거죠. 이제부터 이런 걸 계속 유행으로 만들 거예요. 우리는 계속 이걸 재미 삼아 할 거고, 곧 다음 큰 건으로 후디니(주: 탈출왕이라 불리었던 마술사 해리 후디니) 무덤을 털 거예요. 바이 바이(당시 미국 젋은 세대에 유행하던, 엄지와 새끼손가락을 펴보이는 손인사를 하며)."

분명..

영상 속 소년의 설명에는 청소년 특유의 철들지 않고 엇나간 공명심 내지는 과시욕이 군데군데 엿보이기도 한다. 내용 중엔 과장이나 주변에서 습득한 정보를 토대로 살을 붙여나간 것들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허나..

태연자약하고 거리낌 없이 백골을 기계적으로 취급하는 소년의 모습에서 분명 실무적 경험(생물의 뼈에 대한 익숙함)이 있음을 확인할 수가 있다.

무엇보다도..

영상 속 백골은 결코 소품 따위가 아니다. 지금의 헐리우드 소품으로도 저런 세세한 디테일을 모두 살리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특히, 백골의 하악 접합부 사이드로 돌기가 보이는데 이는 '독수리 증후군'으로 인한 것이다.

독수리 증후군은 1937년 미국에서 처음 기술된 이비인후과적 증상으로, 돌기의 신장 또는 인대의 석회화로 인해 통증 및 이물감과 같은 증세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30세 이후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보다 많이 보이는 희귀성 질환으로, 1950년대를 기점으로 경부 절개를 통한 외과적 수술이 도입됐고 현대에 와선 최소침습수술이 가능해졌다.

따라서, 이처럼 일반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외과적 특이성을 굳이 살려서 생산하는 소품 업체는 당시에도 지금도 존재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영상 내내 노출되는 백골 전체에서 소품용으로 제작됐다는 증거를 찾을 수가 없다.

이렇듯..

비일상적인 배경에서 비일상적인 이야기를 마치 일상의 한 폭인 양 늘어놓는 청소년..

바로 이러한 기괴성으로 지금도 해당 영상은 그 정체성에 대해 속삭여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 영상은 어찌하여 로스트 미디어일까?

그건 바로, 영상을 통해 민낯이 노출됨은 물론이고 뉴욕 지역의 특정 인종 및 연령대라는 특징이 공공연히 나와 있음에도 영상 속 소년의 정체가 끝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당 영상과 영상 속 소년에 대한 추적을 해보자.

iOffer에 bloodyraredvds라는 판매자명으로 문제의 합본팩 DVD를 판매했던 이는 제임스 길크스라는 사람이었다.

그는 2011년부터 10년 가까이 연쇄살인마들에 대한 종합 정보 및 콜렉팅을 간행물로 내던, 범죄 관련 커뮤니티계의 제법 유명 인사였다.

길크스는 과거 자신이 판매했던 합본팩 속 문제의 영상에 대해, 시카고에서 있었던 공포 주제 컨벤션에서 한 개인 수집가와 상호교환을 한 과정에서 입수한 것으로 자세한 것은 기억해 내질 못하고 있었다.

이처럼 그는 당시 전형적이고 상투적인 방식으로 관련 업계에서 해당 영상을 손에 넣은 것이고, 이는 시류 상(?) 특별히 인상 깊게 여길 만큼 드문 것도 아니었던 것 같다. 아마, 그에게 영상을 넘긴 수집가 역시 다양한 업자들의 손을 거친 끝에 문제의 영상을 입수했었던 것일 가능성이 있다.

영상 속 배경으론 80년대풍의 아날로그 TV가 눈에 띈다.

또 테이블 위로 VHS가 보이는데, 제목을 보면 <Evil Dead 2: Dead by Dawn>임을 알 수 있다. 해당 VHS의 릴리즈가 1987년에 이뤄졌으므로, 해당 영상은 최소한 그 이후에 촬영된 것임을 알 수 있다.

1987년은 의미심장하게도, 데이비드 클레어의 서적 <Say You Love Satan>의 출간 시기이기도 하다.

클레어는 오컬트 전문 작가로, 해당 서적은 1980년대 중반 뉴욕 지역에서 무덤을 파헤치고 약물을 복용하며 끝내 살인을 저지른 오컬트&사탄주의자였던 10대 소년 리처드 카소를 주인공으로 한다. 문제는 해당 서적이 카소를 마치 전설 속 인물처럼 과장해 이야기 전반을 드라마틱(?)하게 재구성했다는 것이겠다.

재판으로 향하는 리처드 카소의 모습. 카소는 자신의 죄를 자백하고서 이틀 후에 옥중에서 스스로 목을 매단다 (Tony Jerome)

한편..

해당 서적은 당시 오컬트&사탄 주의를 유행처럼 떠받들던 일부 10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이는 영상 속 소년이 서적의 일부 구절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내용들을 내뱉는 것을 통해 소년 또한 그러한 이들 중 하나라고 미루어 짐작이 가능하겠다.

여담으로, 80-90년대만 하더라도 미국에선 상업적 목적을 위해 무덤을 도굴하는 이들이 사라지지 않은 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오컬트&사탄주의자들 역시 모종의 이유로 그러한 행위를 저지르곤 하던 시대였다. 그네들만의 하나의 놀이이자 유희로서 말이다.

다시 돌아와..

소년은 영상 말미에 역사상 가장 유명했던 마술사 탈출왕 해리 후디니의 무덤을 털겠노라 공언한다.

후디니는 뉴욕 퀸즈 지역의 막벨라 묘지에 묻혀있다. 뉴욕시 지하철 J 노선 및 버스 B13 노선에서 직행으로 운행되던 지점이었기에 대중교통으로 이동이 용이한 곳이기도 하다.

10대 후반을 넘기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소년은 당시 차량을 소유했을 가능성이 높지 않으므로, 대중 교통으로 이동이 용이한 유명 인사의 무덤을 타겟으로 잡았을 가능성이 있다. (또, 후디니의 묘는 오컬트 주의자들의 주된 먹잇감이기도 했음)

그렇다면, 이 뉴욕 지역 특유의 말투를 지닌 소년은 퀸즈 지역 또는 인근 롱아일랜드 지역에 거주하며 그곳의 아지트에서 영상을 촬영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여담으로, 당시 퀸즈 지역 및 그 일대로 존재하던 묘지들에선 유지비와 같은 금전적 문제로 인해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도굴꾼들이 묘장품을 전당포에 팔아넘기곤 했다는 풍문이 여럿 존재한다.

즉, 80년대 후반-90년대 초반 퀸즈 지역을 중심으로 인근 일대에선 그닥 어렵지 않게 도굴이 가능했다는 것.

이로 인해 유골이 아무렇게나 노출된 상태인 경우도 있었다고 전해지며, 소년이 바로 그러한 유골 중 하나를 집어와 호기롭게 무용담을 만들어냈던 것일 가능성도 있겠다. (세부적인 디테일들은 서적이나 풍문을 통해 주워들은)

이와 같이..

자잘한 곁가지들을 유추해 봤으나, 아쉽게도 소년의 정체에 대한 명백한 정보는 존재하지가 않는다.

소년이 영상 말미에 자신의 이름을 소개하던 중 그만 실수로 가명이 아닌 본명으로 말하는듯한 대목("앤서니..캐스..아..아..암..성씨는 됐고")을 두고서, 성씨가 Casamasima카사마시마이고 이름이 앤서니 아니겠냐는 추측이 나돈 적이 있다.

이 앤서니 카사마시마라는 남자가 1999년 뉴욕 브루클린과 퀸즈 지역 묘지에서 도굴한 혐의로 체포된 전직 묘지 관리인이어서 말이다.

허나, 카사마시마는 묘장품만을 훔쳤으며 1959년생이었다. 문제의 영상 속 소년이 그라면, 소년은 최소 20대 후반이었어야 한다.

1995년경 뉴욕 지역 납골당에서 시신을 훔치다 체포된 전력이 있는 크레이그 브래들리도 물망에 오른 바가 있다. 허나, 영상 촬영 예상 시기 무렵엔 연령대도 20대 중반이며 이목구비에서도 차이점이 존재한다.

아래가 46세 무렵의 크레이그 브래들리 (​Ensuring Your Place in Hell/CNY Central)

1991년 당시 뉴욕 브루클린 지역의 공동묘지에서 다수의 두개골을 훔쳐 판매한 혐의로 체포된 바가 있는 마티아스 프리아스도 용의자로 입에 오르내렸다. 1991년 당시엔 21세의 노숙자이기도 해 연령대가 맞기도 하다.

그러나, 앞서 크레이그 브래들리 경우에서처럼 인상착의는 얼핏 비슷한가 싶어도 역시나 이목구비에서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마티아스 프리아스 (WCAX)

영상에서 함께 일한 친구들의 이름을 읊는 과정에서 '부치'라는 이름이 나왔다는 것을 이유로, 한 유명 팟캐스트에선 크리스토퍼 Bouchie라는 인디 영화 제작자가 과거 소년의 공범이었다고 주장한 바가 있다.

특히, 그는 과거 자신의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문제의 영상이 담긴 VHS를 판매한 전력이 있다는 것도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그는 1987년생이며 Bouchie는 부치가 아닌 부쉐에 발음에 가깝다.

결론적으로..

영상 속 소년의 정체를 두고서 4명이 구체적으로 용의선상에 지목된 바가 있으나..

모두 확실하게 부합하는 일치점이 없는 게 현실이다.

어째서일까?

결국은 마이너한 장르 속에서의 화젯거리이기에..

또는 이미 20년도 더 지난 일이었기에..

어쩌면 소년이 이후 예상과 달리 지극히 평범한 인생을 살았기에..

어쩌면 소년이 주위로부터 이미 오래전 잊혀지게 되는 상황이었기에..

그랬기에 끝내 해당 영상은 로스트 미디어가 된 것이 아닐까?

영상 속 소년이 읊어대는 내용들을 토대로 마지막 추리를 해보자면..

두피를 잡아들어 올리는 식으로 간단하게 벗긴다는 식의 묘사
->
과장 또는 상상이 곁들여진 것으로 보임. 수십 년 단위의 오래된 유해라면 아예 두피가 남아 있을 가능성 자체가 낮거나, 남아있더라도 부스러지듯 떨어지는 게 일반적. 영상 속 묘사는 마치 상상력에 기반하거나 그로테스크해 보이고자 과장하는 것으로 보임.

두개골의 눈구멍이나 턱 또는 코 부분을 잡아당겨 쉽게 분리한다는 식의 묘사
->
유해는 부패 과정에서 인체 조직의 팽창, 액화, 골격 노출 등의 복잡한 단계를 거치며 극도로 오래된 유골이 아닐 경우 인대나 남은 연조직이 조금이라도 붙어 있을 수가 있음. 소년의 묘사는 단순히 두개골의 구조에 부합하도록 상상력을 토대로 도출해 낸 것으로도 보임.

영상 속 오래된 두개골이 뇌 조직이 아직 남아 있고 물로 적시면 그 형태를 볼 수 있으며 싱크대 배수구를 막히게 할 수 있다는 묘사
->
매장지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겠으나 일반적으로 뇌는 부패가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기관 중 하나이므로 액화 및 소멸됨. 물에 적셔 덩어리진 모습을 보거나 배수구를 막히게 할 정도의 변형 현상은 불가능에 가까움. 마치 상상력에 기반하거나 그로테스크해 보이고자 과장하는 것으로 보임.

5년 정도 된 유해를 찾으면 살점이 아직 붙어 있어 냄새가 엄청 심하다는 묘사
->
매장지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겠으나 보통 1년을 지나가면 상당수 연조직이 소실되며 부분적으로 미라 상태가 됨.

위와 같이 오류들을 발견할 수가 있다.

또한, '뼈를 희석한 표백제에 담글 때는 몇 초 정도만. 작업은 최소 6명으로 3명은 망을 보고 3명은 번갈아 땅을 팜. 각 방향에서 소리가 퍼져나가는 범위를 확인하며 워키토키 채널을 지속적으로 바꿔감. 현장의 혼란을 주기 위해 신발을 거꾸로 신거나 뒤로 걷기. 목격자는 기절시키면 목격자가 이후 꿈이라고 착각할 수 있음. 기후와 날씨에 따른 작업 적합도.'의 경우 기존 외부 표현물에서 착안했거나 주워들은 정보를 토대로 살을 붙여나간 것으로 보인다.

실지 무덤 도굴의 경우 1명 내지 2명이서 짝을 이뤄 작업하는 게 일반적이며, 나머지 내용들도 그 시대에 흔히 접할 수 있었던 '민간전승' 속 전형적인 내용들과 부합한다.

특히, '두개골이나 다리뼈를 깎아 만든 장식품을 마술 관련 용품 가게 같은 곳에 팔면 250달러 또는 654달러'라는 대목은 앞선 챕터에서 서술했던 데이비드 클레어의 1987년작 서적 에서 언급됐던 대목이다.

해당 서적에선 두개골 1개당 500달러를 지불하는 마술 가게 상점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이 구절은 서적의 주제이기도 한 오컬트주의자&사탄주의자 10대 뉴욕 소년 리키 카소가 살인죄로 심문받을 당시 '뉴욕시의 마술가게에서 두개골 1개당 500-600달러를 받을 수 있다고 친구에게 전해 들었다'라는 대목을 모티브로 한다.

하여, 이러한 것이 마치 사실인 양 오컬트주의자&사탄주의자 사이에서 널리 퍼졌으나 실지론 그러한 가게는 존재하질 않았다.

아마 영상 속 소년 역시 해당 대목에 깊은 인상을 받고서 차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종합하자면..

영상 속 소년과 친구인 카메라맨은 당시 뉴욕 지역에서 관리 부재로 인해 실지로 벌어지고 있던 무덤 도굴건들에 1-2차례 직간접적으로 관여했을 수 있다.

허나 어디까지나 전문적인 도굴꾼이라기보다는, 이미 도굴되고 아무렇게나 버려진 뼈들을 주웠거나 혹은 도굴로 인해 열려진 관 속에서 집어 왔거나 하는 식으로 했을 가능성이 높겠다.

앞서 언급했듯..

당시 도굴꾼들이 묘장품을 훔치며 이후 유해가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경우가 있었고, 영상 속 소년들과 같이 오컬트주의자&사탄주의자들(+고어에 흥미를 느끼는 호승심 넘치는 10대 청소년 남아)에게 있어서 그러한 묘지를 찾아다니며 '부산물'을 얻는 것은 일종의 모험이자 오락거리였을 것이다.

한편..

생전 유명세가 어마어마했던 해리 후디니의 무덤은 1990년대 내내 오컬트주의자 또는 반달리즘에 의해 그 외부가 훼손돼 왔으나, 다행히도 그러한 숱한 도굴 시도들은 모두 무위로 돌아가며 후디니의 영면을 방해할 수가 없었다.

참조

<ForenSeek/The Mystery of the “Grave Robbing for Morons” Video.>
<Unresolved/Grave Robbing for Morons>

-끝-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