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그곳에 악이 있었다
* 본 글은 단순히 범죄사건과 관련한 호기심을 충족시키고자 오락적 목적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사건의 악랄한 범행성을 알림과 동시에 범죄의 연보年譜를 통한 교육에 그 목적을 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이 세상에는 악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날 밤 악이 그 집에 있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주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지역이다.
주 자체의 경제 규모가 세계 6위권 국가 수준이며 관광업은 미국 내 서비스업 총생산량의 대다수를 차지할 정도이다.
반면..
미국 내 가장 많은 인구수와 그 밀집도로 인한 필연적인 문제도 존재한다.
사람이 모이고 몰리는 곳에선 언제나 말썽이 생기는 법 아닌가.
미국 내에서 악명 높은 연쇄살인마들이 차례로 등장하던 1980-1990년대.
그러한 연쇄살인마들의 주 활동 장소 중 하나가 바로 캘리포니아였다.
상술한 인구수 및 밀집도 외에도 엄청난 면적이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어찌 보면 연쇄살인마들에게 있어 이점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캘리포니아의 범죄사에 있어서 그 악명성으로 대표되는 사건이 있다.
캘리포니아 북동부에 위치한 케디에서 발생한 연속살인이 바로 그것이다.
케디는 여의도의 5분의 1 정도 면적으로, 산속으로 객실형 오두막들이 나열된 리조트 성격의 커뮤니티였다.
1960년대까지는 휴양지로 호황을 누렸으나, 70년대 후반부터 침체가 시작되면서 이후 주민수 100명 미만의 장기 임대 주거 오두막 커뮤니티로 변모했다.
사건은 1981년 4월 11일 한밤중 또는 12일 새벽 간 28호 오두막 객실에서 벌어졌다.
그리고 12일 아침 8시경.
전날 밤 이웃 시볼트 가족네인 27호 객실에 놀러 가 밤을 보낸 쉴라(14)는, 집으로 돌아온 자리에서 거실로 펼쳐진 참상을 마주한다.
거실 바닥에 엄마인 수(36)와 오빠인 존(15) 그리고 존의 친구 데이나(16)가 결박당한 상태로 예기와 둔기에 의해 참혹하게 살해당한 채였다.
쉴라는 자신의 인생에 영원히 공포로 새겨질 장면을 간신히 비명으로 떨쳐내고는 즉시 시볼트 가족네로 달려가 상황을 알린다.
시볼트 가족네에는 전화가 없었기에 누군가가 리조트 공동 소유주에게 직접 이같은 사실을 알렸고, 이날 오전 8시 5분경 지역 보안관실로 살인 사건 신고건이 접수된다.
그러는 동안 시볼트 부부가 쉴라의 안내에 따라 28호 오두막으로 향했고..
거기서 아래 지하 침실 창문을 통해 쉴라의 남동생 릭(10), 그렉(5), 그리고 놀러 왔던 릭의 친구 저스틴(12, 26호 오두막 객실 거주)을 구해낸다. 다행히도 이 셋은 무사한 상태였다.
한편..
신고를 받고 현장에 최초로 도착한 부보안관은 이 한적하고 평화로운 커뮤니티에선 결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광경을 하나하나 새겨넣어야만 했다.
물론, 뒤이어 도착한 이들도 역시.
현관문 가장 가까운 곳으로 첫째인 존이 얼굴이 위로 향한 상태로 쓰러져있었다. 양손은 의료용 테이프로 양발은 전선으로 결박된 채였다.
존의 친구 데이나는 소파 일부로 머리 쪽이 얹어져 엎드린 상태였으며 발목으로 결박된 전선이 존의 발목과 연결된 채였다.
엄마인 수는 소파 바로 옆에 옆으로 누운 자세로 쓰러져있었으며 손과 발이 전선으로 묶인 채 하반신이 벗겨져 있었다. 입으로 파란 반다나와 그녀의 속옷이 재갈 물려 그 위로 의료용 테이프가 둘러져 있었다. 팔에선 방어흔이 확인됐다. 살해된 후 그녀의 자세를 인위적으로 바꾼 후 그 위로 노란 담요를 덮은 정황이 포착됐다.
셋 모두 머리와 얼굴 전체로 피가 뒤덮여있었다. 여러 차례 칼과 망치로 격렬하게 공격당했음을 그들의 신체 말고도 사방으로 튄 피가 증언하고 있었다.
범행에 사용된 스테이크 나이프가 그 격렬함으로 인해 구부러진 채 바닥에 놓여 있었고, 부엌 입구 근처 탁자론 피 묻은 식칼과 발톱 망치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었다.
존은 망치로 머리 부위를 집중 공격당했고, 그러한 공격과 칼로 목을 베인 것인 직접적인 사인이었다.
데이나 역시 존과 마찬가지로 망치로 머리 부위를 집중 공격당했고, 직접적인 사인은 손으로 목을 조른 액살이었다.
수의 경우엔 칼로 가슴 부위와 목 부위로 자행된 공격이 치명상이었던 것으로 보이며, 특히 목 부위로 수평으로 찔린 채 관통되다시피 할 정도로 치명적이었다. 또 관자놀이 부분으로 유명 공기총 브랜드의 소총 개머리판으로 가격당한 듯한 흔적이 보였다.
정말 끔찍했다.
그리고 현장에서 드러난 무서운 사실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사건 직전 둘째인 언니 쉴라와 함께 27호실인 시볼트 가족네에서 머물고 있던 셋째 티나가, 집으로 돌아가겠다며 현장인 28호실로 향했었다는 것.
허나..
현장에선 티나(12)의 모습을 찾을 수가 없었다.
범인이 데려간 것임에 틀림 없었다.
잠시, 샤프 가족네에 대해 짚어보고 넘어가겠다.
1979년, 수는 군인인 남편 제임스 샤프의 가족에 대한 학대를 이유로 다섯 자녀 모두를 데리고서 별거한다.
그렇게 노스캐롤라이나를 떠나 잠시간 캘리포니아 퀸시 지역에서 작은 이동식 주택에 기거하던 수와 자녀들은, 그해 11월 약 10km 떨어진 케디 지역의 28호 오두막 객실로 이사한다.
수는 별거 중인 남편으로부터 이렇다 할 생활비나 양육비를 지원받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보조금 내지 파트타임 근무로 어렵게 생계를 꾸려나갔고, 캘리포니아 교육훈련법 프로그램에 등록하며 퀸시 지역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타자 수업을 들었다.
해당 수업에는 우연찮게도 그녀의 이웃이 되는 마릴린이 참여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릴린의 남편인 마틴 역시도.
다시 돌아와..
이 조용하고 평화로운 소규모 커뮤니티 지역 케디에서 발생한 참혹한 소식은 곧장 외부 지역으로 빠르게 퍼져나갔고, 케디 지역 오두막 주민들은 전에 없이 현관문을 잠그기 시작했다.
현장에선 사라진 셋째 티나의 경우 집 바깥으로 끌려간 것으로 짐작됐으나 이후의 행방을 파악할 수가 없었다.
결국..
이 작은 오두막 커뮤니티에서 발생한 중범죄는, 지역 보안관 더그 토머스가 캘리포니아 사법국 DOJ 에 연락해 지원을 요청하며 2명의 특수요원이 파견된다.
또, 티나가 다른 지역 및 주로 납치됐을 가능성으로 인해 연방수사국 FBI도 사건에 관여하기에 이른다. (DOJ의 수사 참여를 이유로 며칠 만에 사건에 손을 뗌)
결론적으로, 해당 사건의 주된 수사는 케디가 속한 플루머스 카운티의 보안관실 및 캘리포니아 사법국 DOJ의 파견 요원 2명이 담당하게 된다.
한편..
현장조사 및 오두막 주민들의 인터뷰에서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그나마 건진 것이라면, 사건 당일 넷째 릭과 막내 그렉과 함께 지하 침실에서 잠들며 무사할 수 있었던 이웃한 26호 오두막 객실의 저스틴으로부터였다.
이날 샤프 가족네에 놀러 와 밤에 TV를 함께 보다 저녁 10시경 지하 침실로 향했다는 저스틴은, 최면을 통해 다음과 같은 묘사를 했다.
"두 남자가 존(첫째)과 데이나(존의 친구)와 몸싸움을 벌이더니 둘을 배 바깥으로 내던졌어요. 그리고 한 남자가 오른손에 든 주머니칼로 수 아줌마의 가슴을 찔렀어요. 남자는 다른 손에 망치를 쥐고 있었어요."
이 최면 세션은 토머스 보안관의 주관하에 진행됐는데, 정작 토머스 보안관은 고작 2차례 최면 훈련을 받은 게 전부였었다.
또, 내용을 보면 배 바깥으로 존과 데이나를 내던졌다는 묘사가 나온다.
사실, 저스틴이 묘사한 것은 자신이 꿨다는 꿈에 대한 것이었다.
사건 당일 저스틴은 잠들기 직전 꿈 내용과 비슷한 결의 TV 프로그램을 시청했었으며, 그러한 것과 더불어 자신이 주워듣거나 암시받은 사건 내용들이 뒤범벅되며 하나의 혼합 스토리를 만들어낸 것으로 보였다.
사건 1달여 후인 5월 19일엔 LA 어린이병원 심리학자 주관하에 제대로 된 최면 세션이 진행됐는데, 여기서 저스틴은 다음과 같이 티나에 대한 증언(?)을 했다.
"티나가 잠에서 깨어 담요를 든 채 거실로 나왔다가 사건을 목격했어요. 한 남자가 티나를 붙잡아 부엌을 지나 뒤쪽 계단으로 데려가고는, 이후 다시 돌아와선 벽에 꽂혀 있던 사냥칼을 뽑아 들고는 담요를 집어 떠났어요."
허나..
이는 저스틴이 사건 순간 지하 침실에서 계단을 타고 올라와 현장인 거실에서 있었어야만 가능한 이야기이므로, 역시나 그때까지 자신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기억에 담고 있던(그리고 사건 직후 주워 들은) 정보와 암시 그리고 꿈 내용이 강력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저스틴은 이 2번째 세션에서 처음과 달리 꿈이 아니라 자신이 문틈으로 거실에서 벌어지는 사건 과정을 목격했다고 말했으며, 2인조 남자가 소파에 안자있던 수 앞에 서있었고, 이후 침실에서 나온 데이나와 존을 공격 후 결박했다고 한다. 이어 티나가 담요를 들고서 거실로 나오자 금발의 남자가 저스틴이 엿보고 있던 문과 다른 문으로 그녀를 데리고 나갔고, 흑발의 남자는 칼로 수의 가슴을 찔렀다고 한다.
한편, 현장 주변 8km 일대를 경찰견을 동원해 수색이 이뤄지나 여전히 티나의 행방이 오리무중이었기에, 플루머스 카운티 보안관실 측은 저스틴이 최면 상태에서 목격했다는 2인조 범인의 몽타주를 사용하기로 한다.
하지만 이 몽타주는 어디까지나 저스틴의 부정확한 최면 세션에서 나온 결과물이며, 설상가상으로 스케치 역시 전문 법의학 스케치 훈련은 물론이고 관련 전공을 배운 적 없는 이에 의해 그려졌다.
범행 당시는 1981년이었다.
범행 현장에서의 DNA의 수집과 그에 따른 전문적인 분석은 1985년에서야 시작됐다.
따라서..
수사팀이 밝혀낸 것이라곤 범행 도구, 범행 방식, 그리고 신뢰할 수 없는 몽타주였다.
피해자들에게서 보이는 각기 다른 형태의 상흔들로 인해 최소 2명의 범인이 각자의 도구로 범행을 자행했음이 추정될 뿐이었다. (현장에서 발견된 범행 도구 외의 것들은 행방을 밝혀내지 못함)
또, 아이에게까지 무차별적으로 가해진 범죄 방식이 너무도 잔악하다며 사건이 어떠한 사탄 의식이었거나 혹은 마약 밀매에 관여됐던 수에게 일종의 보복이 가해진 것 아니냐는 의심들이 퍼져나갔다.
이에 토마스 보안관은 현장에서 그러한 것을 방증할 어떠한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일축한다.
무엇보다 우선시되던 티나의 행방은..
수색견을 동원해 주변 일대 반경 8km 구역을 수색하나 성과는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수사의 큰 축을 맡고 있던 플루머스 카운티의 토마스 보안관은 사건 발생 2달여 후, 이미 사전에 예정돼 있던 대로 캘리포니아 사법국 DOJ 법집행 컨설턴트로 임용되며 직을 사임한다.
물론, 후임 보안관이 수사 지휘선을 인수인계받으나, 사건 당시 DOJ로부터 파견 나왔던 특수요원 2명과 다시 무언가 진전을 보이기엔 동력이 크게 부족했다.
그렇게 3명이 무참히 살해당하고 1명의 아이가 납치돼 사라진 가운데 시간만이 정해진 대로 흘러간다.
1984년 4월 11일.
수, 존, 데이나가 살해되고 티나가 납치된 '케디 살인 사건'은 누구도 입 밖으로 내뱉진 않았으나 이미 미제 사건으로 분류되고 있었다.
되는듯 했다.
사건 발생으로부터 꼭 3년째인 이날..
현장인 케디에서 직선거리로 약 100km 떨어진(도로 거리로는 약 130km) 국유림 내 페더 폭포 인근 캠프 18에서 아이의 두개골이 발견된다.
유해 발견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고, 곧이어 어떤 남자가 익명으로 발견지에 해당하는 뷰트 카운티 보안관 사무실로 다음과 같은 신고를 한다.
"페더 폭포 인근에서 두개골이 발견됐다는 뉴스를 봤어요. 케디에서 70번 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면 있는 곳이죠. 몇 년 전 그곳에서 12살 소녀가 발견되지 않았던 살인 사건을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군요."
한편..
2개월 후인 6월, 법의학 병리학자에 의해 두개골의 주인이 티나임이 확인된다.
2004년 철거된 오두막 사진
4명이 무참히 살해당한 '케디 살인 사건'.
마침내 마지막 피해자의 유해가 발견됐으나..
여전히 사건 수사는 이렇다 할 동력을 얻지 못한 채 장기 미제화로 빠지고 만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10년..
20년..
30년도 더 지나..
그때까지도 처음부터 이 사건을 결코 잊은 적이 없던 한 사람이 수사에 뛰어들기에 이른다.
이 사람은 새로이 플루머스 카운티에 보안관으로 취임한 그렉 해그우드(사건 당시 생존자였던 샤프네 가족 막내와 같은 이름)였다.
그리고, 그렉은 어린 시절 사건 피해자인 존과 데이나의 친구였다.
당시 그렉(16)은 사건 현장인 케디와 인접한 퀸시 지역에서 자라며 그곳의 학교들을 다녔다.
사건의 피해자인 존(15)과 데이나(16)도 같은 학교를 다녔으며 셋이 친분도 있었다.
사건이 있던 전해 여름엔 함께 페인트칠 아르바이트도 했을 정도였다.
또, 그렉의 어머니는 퀸식 지역 학교의 교사로 티나를 가르친 적도 있었다.
(샤프네 가족이 28호 오두막으로 이사 오기 전, 그렉은 그곳에 살던 친구네를 여러 차례 놀러가 묵은 적도 있었음)
같이 어울리던 친구들에게서 벌어진 참극..
은 역시 민감한 나이대의 소년에게 깊은 충격을, 그리고 세월이 지나도록 해결되지 않는 사건에 대한 좌절과 그 좌절보다 더한 무언가가 가슴속에 새겨져 왔다.
그렉은 커서 법 집행관이 되고 싶었다.
특히, 고교시절 아버지를 따라 아버지의 친구였던 보안관과 시간을 보낼 때마다 그러한 각오를 더욱 굳혀나갔다.
그렇게 퀸시 고교를 졸업하곤 형사 사법 커리큘럼으로 유명한 캘리포니아 주립대 새크라멘토에 입학해 형사사법학 학사 과정을 한 학기 남겨뒀던 그때..
플루머스 카운티 보안관실 신입 부보안관에 임용되며, 대학 시절부터 명확하게 바라왔던 '플루머스 카운티 보안관'에 대한 꿈을 시작한다.
그리하여..
순찰 부보안관 -> 현장 훈련관 -> 순찰 경사 -> SWAT 팀원 -> 수사 경사 -> 수석 검시관 -> 부국장(차석 보안관)직을 역임한 끝에..
2010년, 마침내 자신의 목표였던 플루머스 카운티 보안관직(민선)에 선출된다.
그리고..
2013년 3월.
그렉은 '케디 살인 사건'의 전면적인 재수사를 위해 전단팀을 구성했으며, 자신의 파트너로 은퇴한 전 부보안관 마이크 갬버그를 특별 수사관으로 영입한다.
마이크는 플루머스 카운티 보안관실의 인재였다.
1974년 순찰 부보안관으로 경력을 시작한 그는, 직후 강력 사건 및 마약 사건 담당팀에서 근무하며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헌데..
1981년 3월경, 토머스 보안관과 심각하게 충돌하면서 해고당하는 처지가 된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나, 서로 간의 의견 충돌이 심화했던 것으로 알려짐)
그리고 그로부터 1개월 후인 1981년 4월 11일 '케디 살인 사건'이 벌어졌다.
마이크는 지역에서 무술 및 레슬링 코치를 하기도 했는데, 사건의 피해자인 존과 데이나도 마이크에게 평소 무술을 배우고 있었으며, 사건 전날엔 데이나가 마이크의 집을 방문해 함께 게임을 했다고.
한편..
일방적인 해고에 대해 노동위에 부당함을 제기했던 마이크는 승소하며 7월경 복직할 수 있었다.
허나, 토머스 보안관은 마이크에게 해당 사건에 대한 참여를 금지시킨다.
마이크가 피해 소년들과 개인적 친분이 있어서였는지, 또는 초동 수사 과정에서 빠져있었던 이유에서인지, 아니면 그전의 앙금이 결코 풀리지 않아서인지는 불명확하지만.
이후 마이크는 꾸준한 근속을 거쳐 수사팀의 리더 직을 역임하며 플루머스 카운티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들을 해결해 나갔고, 1994년엔 20년 경력을 마지막으로 은퇴하며 민간 조사관이자 무술 관장의 생활을 시작한다.
그리고 2013년 3월.
플루머스 카운티의 신임 보안관 그렉으로부터 '케디 살인 사건' 재조사 전단팀의 특별수사관으로 고용되기에 이른다.
사건으로부터 32년 만에 지역의 가장 유능한 수사관 둘의 진두지휘 아래 재조사가 진행된 '케디 살인 사건'.
그렇게 엄청난 의욕을 지니고서 증거물 전면 재정비 및 수사 자료 디지털 DB 구축부터 손을 댄 그렉과 마이크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둘의 말에 따르면..
너무도 허술한 초동수사에다 증거물들도 방치되다시피 했으며 사건 로그 또한 손상된 상태였다.
그리하여..
둘은 2년 넘도록 증거실 전면 재정비, 수사 자료와 기록물들 복구 및 체계화, 주민 제보 입수에 전념했다.
특히, 그동안 장기간 증거실에 방치 상태로 쌓여있던 증거물 중 범행에 직접적으로 사용된 것들 일체를 캘리포니아주 사법국 DOJ 산하 법의학실로 이관해 그곳에서 영하 보존과 더불어 최신의 DNA 분석 의뢰를 맡긴다.
과거 DNA 분석 기술의 부재로 인해 이러한 장기 미제화 범죄 현장 증거물들이 플루머스 카운티 보안관실 창고에 봉투 밀봉 상태로 꺼진 냉동고에 방치되다시피 하곤 했는데, 세월이 흘러 미세량의 DNA로도 분석(분류)가 가능해지기에 가장 먼저 취해야 할 순서였다.
바꿔 말하면, 해당 사건이 오래도록 수사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다는 방증인 셈.
그리고..
그러한 재수사 과정을 거쳐..
2016년 겨울, 둘은 유명 언론사들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증거물들과 새로운 증거물을 통해 범인으로 확신하는 용의자 둘을 선별했다고 선포한다.
바로, 다음과 같이.
"범인은 당시 샤프네 가족의 28호 오두막과 인접하던 곳에 거주하던 마틴 스마트(32)와 그의 가까운 사이였던 세버린 부베데(50)임이 확실합니다. 그들은 26호 오두막에 거주했으며, 샤프네 가족에 놀러 갔다 지하 침실에서 자며 변을 피했던, 이후 최면 세션을 받기도 했었던 저스틴(12)의 계부가 바로 스마트였습니다."
그렉과 마이크가 언론에 주장한 바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스마트는 마릴린이라는 여성과 1979년경부터 동거 생활을 시작했다. 마릴린에게는 저스틴이라는 아들이 있었고, 스마트는 계부가 된 셈이다.
마릴린과 그녀의 측근들의 증언에 의하면, 스마트는 다분히 다혈질이고 호전적이며 충동적이었다고 한다. 부친과의 다툼을 이유로 사제 폭탄을 만들어 터뜨리려 했었다거나, 손도끼를 던지는 연습을 자주 했다거나, 차량으로 마릴린과 저스틴을 치려고 했는가 하면, 칼을 들이대며 위협을 가한 적도 있었다고.
또, 평소 소유욕과 질투심이 아주 강했으며 타인의 도덕성에 엄격했다고.
일용직을 전전하던 스마트는 1980년경 마릴린들과 함께 케디 오두막 26호로 이주한다. 당시 리조트 커뮤니티 지역이었던 케디엔 당연히 숙박형 오두막 외에도 바와 레스토랑이 딸린 호텔이 존재했으며, 바로 이 호텔의 레스토랑에 요리사로 취직했기 때문이다.
그는 여기서 요리 실력 부족 이유로 1년도 안 되어 해고당한다.
허나, 스마트 가족은 계속해서 케디 지역에 머문다. 요리사로 있으면서 투잡으로 마약을 판매하고 해시시를 제조하던 스마트였기에, 그리고 당시 케디 지역은 외부 방문객들의 휴양 리조트 지역인지라 제법 규모가 있는 마약 집결지가 존재해 생계 유지엔 문제가 없었던 것이다.
한편..
스마트 가족은 샤프 가족과도 친분이 있었다.
이웃한 오두막이기도 했으며, 우연히도 수와 스마트 부부 모두 퀸시 지역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타자 수업을 듣던 사이였기 때문이다.
헌데..
그렉과 마이크에 의하면, 스마트 부부와 수 사이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크게 두 가지 추측으로 갈리는데..
하나는, 스마트가 수와 볼륜 관계를 맺으며(혹은 마릴린이 외도를 의심하며) 그러한 삼각관계 형성으로 인해 마릴린과의 관계가 파탄 나려 하자 그 원흉을 수에게로 돌린 스마트가 살인을 저질렀다는 추측.
다른 하나는, 수가 마릴린과의 상담 과정에서 폭력적이고 다른 여성들과 관계를 맺는 스마트와 헤어지라고 조언한 것을 알게 된 스마트가 격분과 복수의 심정으로 살인을 저질렀다는 추측이 그것이다.
결론적으로, 평소 격렬한 성격에다 소유욕과 집착이 심하며 타인에 대한 기준이 엄격했던 스마트가 마릴린과의 관계 악화 원인을 수로 보고서 살인을 결심했다는 것이다.
스마트는 당시 마릴린과 저스틴과 함께 지내던 26호 오두막에 자신의 가까운 친구 부베데를 살게 했다고 한다.
둘은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경계의 도시 리노에 있는 재향군인 관리 병원에서 처음 만났다고 한다. (스마트는 베트남전 당시 육군 조리병이었으며 부베데는 50년대 초반 공군 정비대였다고 함)
부베데 역시 범죄자 성향이었던지라 둘은 쿵짝이 잘 맞았던 것 같다. 그는 무장 강도 전과로 복역한 기록도 있으며 시카고 지역의 범죄 집단과도 연루됐고 마약과 관련된 돈을 운반했으리란 의심도 존재한다.
한편..
그렇게 빠르게 친해진 스마트와 부베데는 같은 지붕 아래 지내는 관계로까지 발전하고..
사건이 발생하기 직전인 1981년 4월 11일 밤 10시경.
스마트, 마릴린, 부베데 셋이 케디 지역의 바에 출입한다.
당시 스마트와 부베데는 쓰리피스 정장과 선글라스 차림을 하고 있었는데, 이곳은 캐쥬얼한 분위기의 바였기에 그러한 선택은 분명 의아해 보였다.
셋은 한동안 시간을 보내다 바 안의 음악이 컨트리에서 록으로 바뀌었다는 이유로 새벽 1시경 가게를 떠났다고 한다. 그렇게 26호로 돌아가서는 전화를 걸어 항의를 하기도 했다고.
이후 마릴린은 잠에 들었고, 스마트와 부베데는 옷을 갈아입고서 새벽 1시 15분경 재차 해당 바에 방문해 폐점 시간인 새벽 2시 조금 전에 가게를 나갔다고 한다. 그리곤 집에 돌아와 둘 모두 그대로 곯아떨어졌다고 주장한다.
바로 여기서..
그렉과 마이크는 스마트와 부베데가 마릴린과 떨어져 있던 공백의 시간에 범행을 저지르고서 바<->집이라는 거짓 알리바이를 주장한다고 보고 있다.
그렉과 마이크가 스마트와 부베데가 범인이라고 주장하는 데에는 다음의 증거물들이 있다.
둘의 주장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하고서 플루머스 카운티 보안관실 수사팀+DOJ 파견 요원에 의한 주민 인터뷰가 진행됐다고 한다.
여기서 스마트와 부베데는 상술한 바와 같이 알리바이를 주장했고, 스마트는 폴리그래프(거짓말 탐지기) 검사에서도 이상이 없었기에 용의선상에서 배제된다.
한편..
수들의 시신이 발견된 1981년 4월 12일.
마릴린은 아들인 제임스를 데리고서 짐을 챙겨 26호 오두막을 떠났다고 한다.
스마트와 부베데 역시 수사관들과의 2번에 걸친 면담을 마치고서 곧장 케디 오두막에서 떠난다. 사건 발생 일주일도 되지 않아서였다.
이후 별거에 들어간 마릴린은 플루머스 카운티 보안관실 측에 한 통의 편지를 제출했다고 한다. (훗날 마릴린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제출 사실이 기억나지 않으나, 언론이 입수한 편지를 봐보니 스마트의 필체가 맞노라 확인해 줌)
사건이 있은지 몇 주 후에 스마트가 보내온 편지로, 마릴린에게 자신은 최선을 다하고 희생했음에도 왜 헤어지려 하냐며 다시 돌아오라는 내용이었다.
헌데..
이러한 내용 중엔 다음과 같은 의미심장한 구절이 있었다.
"나는 당신 사랑의 대가를 치렀고, 이제 네 사람의 목숨으로 그 사랑을 샀는데 당신은 우리 관계가 끝났다고 말하네. 좋아! 그래서 또 뭘 더 바라는데?"
더불어..
그렉과 마이크는 스마트가 사건 수 주 후 과거 다녔던 리노 지역 재향군인 관리 병원에서 상담사와의 세션 중 다름과 같은 고백을 했다고 주장한다.
"그 여자랑 그녀의 딸을 죽였어요. 근데 소년들은 건드리지 않았어요."
그렇게 무표정으로 자신의 살인 자백을 늘어놓던 스마트는, 티나를 무력화시켰다는 대목에선 표정이 바뀌었다고 한다. 티나가 모든 것을 목격했기에 목격자를 남길 수 없어 죽였다고.
이에 상담사가 살해 동기를 묻자, 스마트는 그녀에게 마릴린이 자신과 이혼하려는 책임이 있다고 대답했단다.
또, 폴리그래프(거짓말 탐지기) 검사에서는 속임수를 썼다며 거짓말했는데도 풀려났다고 말했단다.
상담사는 스마트에게 자수를 권유했으나, 스마트는 그저 미소로 응답했다고.
한편..
스마트는 상담 내용이 법적으로 비밀 유지 특권이 적용되는지 알았겠으나, 사실 캘리포니아 법에선 타인에 대한 심각한 폭력 예고 내지 살인 자백과 같은 것은 상담사가 법집행기관에 알릴 수 있으며 법정 증언으로 효력도 발휘한다.
그리하여..
상담사는 이를 사법국에 알렸으나, 플루머스 카운티 수사팀 측은 그저 '실제 증거를 포함한 게 아닌 그저 전해 들은 것에 불과'하다며 증거로 채용하지 않는다.
그렉과 마이크는 재조사 과정 중 연이어 '실제 증거'라 주장하는 것을 발견한다.
먼저, 마이크가 오래전 폐업한 케디 지역 잡화점 뒤편 방치된 폐자재 더미를 뒤지던 중 반짝이는 것을 발견한다. 사냥용 칼이었다.
2016년 3월경엔 케디 지역 연못 바닥에서 파란색 손잡이의 집게발 망치가 발견된다. 당시 이곳에서 열린 한 결혼식에서 참석자인 어느 여성이 반지를 잃어버렸고, 이에 다른 참석자인 남성이 금속 탐지기로 주변을 수색하던 와중 리조트 입구 근처의 연못 바닥에서 망치를 발견한 것이다.
당시는 이 연못이 말라버려 바닥이 훤히 보이던 때였고, 연락을 받은 마이크가 직접 출동해 문제의 망치를 건져낸다.
사건 당시 수사팀과의 인터뷰에서 스마트는 집 바깥에 보관하던 자신의 파란 손잡이 집게발 망치가 사라졌다고 언급한 적이 있는데, 바로 그 망치와 외형적 특징이 일치했다.
사건 현장에선 범행에 사용된 망치와 칼들(샤프네 가족이 소유 중이던)이 발견된 바가 있는데, 그렉과 마이크는 자신들이 새로이 발견한 망치와 칼이 바로 스마트와 부베데가 유기한 범행 도구(처음부터 챙겨간)라고 판단했다.
그리하여, 이 새로운 두 증거물은 DOJ로 이송된다.
그렇게..
2016-2018년에 걸쳐 미국 내 언론 및 미디어를 통해 그렉과 마이크의 주장이 전파되면서 잊혀졌던 '케디 살인 사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져 간다.
30년을 훌쩍 넘기도록 장기 미제화되던 캘리포니아의 악명 높던 살인 사건.
그렉과 마이크의 주장이 미국 전역에 전파됨은 물론이고 그들이 재조명하고 새로이 발굴한 증거물들도 DOJ 및 FBI 내에 공유되며, 8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발전한 DNA 분석법에 기대를 품을 만한 상황이었다.
허나..
해당 사건은 다시금 대중 사이에서 환기됐음을 제외하고는 끝내 별다른 소득을 건지지 못하고 만다.
스마트는 2000년경 51세에 암으로 병사했고, 부베데의 경우에도 사건으로부터 7년 후인 1988년경 57세의 나이에 급성 병환으로 사망했기에 둘에 대한 직접적인 재조사도 불가능했다.
다만..
재조사 기간 당시 그렉과 마이크는 피해자들의 결박과 구속에 사용된 의료용 테이프에서 스마트와 부베데 외의 제 3자 공범을 시사하는 DNA를 포착했으며, 그러한 DNA와 일치하는 '생존 용의자'를 파악하고 있다고 언론에 '주장'한 바가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당시 범행에 대한 직간접적 정보를 알고 있거나 혹은 티나의 유해를 처리하는 데에 도움을 줬을 것으로 파악되는 생존 인물이 6명 있다는 '과격한 주장'도 내세웠다.
만약 범죄사 및 범죄 사건 DB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 해당 챕터에서 익숙한 기시감을 겪었을 것이다.
범죄사에 있어서, '장기 미제화 사건을 재조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확증편향적 추정'에 의한 소위 헛다리 짚기가 심심찮게 발생하는 게 사실이니까.
분명..
그렉과 마이크가 언론에 제시한 수사 자료들에 의하면 스마트와 부베데의 범행 사실은 확실해 보인다.
헌데..
그렇다면 어째서 당시 플루머스 카운티 보안관 수사팀과 DOJ 파견 요원들은 최종적으로 용의선상에서 그들을 배제했던 것일까?
또, 이미 상급 수사 기관 및 전문 분석 기관으로 이관된 DNA 증거물들을 통해서도 5년 넘도록 재조명 내지는 '생존 용의자'에 대한 기소 조치가 어째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일까?
결국..
결론적으로 그렉과 마이크가 제시한 용의자들에 대한, 법적으로 그러한 용의자들에 대한 명확한 증거물 채택이 되기엔 부족하다는 현실 때문일 수가 있겠다.
허나..
분명 그렉과 마이크가 실시한 증거물 분류 및 보존은, 어찌 보면 30년도 훨씬 이전의 살인 사건을 이제야 처음으로 제대로 된 수사 매뉴얼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한 것이라는 공로임은 확실하겠다.
이들이 언론을 향해 다음과 같이 뼈 있는 말을 내뱉었듯이 말이다.
"사건 당시 갓 경찰학교를 졸업한 사람을 투입했어도 상황은 더 나았을 겁니다."
열정적으로 재조사를 진행했던 그렉과 마이크.
허나..
언론과의 대대적인 인터뷰 이후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에는 성공하나 실질적으로 수사의 진전을 가져오진 못한 가운데, 2018년경 재정적 이유로 '케디 살인 사건'에 대한 업무도 미진하게 되며, 2019년엔 그렉이 보안관 부서에서 은퇴하며 사실상 맥이 끊기게 된 상황이다.
사실..
이 둘의 재조사 결과물이 어떠한 기소나 사건 수사의 재점화를 야기하지 못한 데에는 법리적으로 충분히 사용이 가능할 만큼의 과학적 증거물을 발굴하지 못한 점과..
'지나치게 작위적인 음모론'에 매몰됐던 점으로 인한 것이기도 하다.
보통 장기화된 미제 범죄 사건의 경우 확증편향성으로 말미암은 음모론이 형성돼 다소 무리하게 특정 인물을 용의자로 짚는 경우가 왕왕 있어왔다. (국내의 경우에도 대표적으로 화성연쇄살인 사건과 개구리 소년 사건의 경우가 그러했음)
분명, 해당 사건에서 그렉과 마이크 역시 다소 그런 경향에 빠졌다고 할 수 있겠다.
2009년, 데이비드 맥나리라는 남성이 keddie28이라는 이름의 포럼을 구축하며 사건에 대한 방대한 자료 수집 및 자신의 추리를 게재하기 시작한다.
2013년, 재조사를 시작한 그렉과 마이크는 데이비드가 수집하고 분석한 작업물을 접하고는 크게 감탄한다.
이어 2015년경부터는 셋이 본격적인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기에 이른다.
바로 이 과정에서 그렉과 마이크는 데이비드에게 적잖게 감화된듯 하다.
2016-2018년에 걸쳐 언론에 주장한 둘의 추리가, 바로 데이비드의 추리와 대동소이하니까 말이다.
2020년경에 이르러 데이비드는 플루머스 카운티 보안관실이 보유한 해당 사건 파일의 모든 액세스 권한을 부여받기까지 한다.
그리고..
그렇다.
그렉과 마이크가 언론을 통해 주장한 추리인 '스마트와 부베데가 범인', '당시 보안관이었던 토머스 보안관은 스마트와 절친이었으며 스마트가 범인이라는 증거물들을 무시했음', '현재 생존 인물 중 제3의 공모자가 있음', '공모 또는 연루된 생존 중인 6인의 인물들이 있음' 모두 데이비드가 강력하게 주장하는 추리이기도 하다.
데이비드의 추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샤프네 가족의 둘째였던 쉴라는 십 대 미혼모였다. 상대는 수의 베스트 프렌트였던 니나 믹스의 아들이었다. 하지만 수는 쉴라가 출산한 아이를 입양 보냈다. 쉴라는 분노했으며 손녀를 잃은 니나 역시 분노했다.
스마트와 수가 불륜 관계라는 것을 다른 이로부터 전해 듣게 된 마릴린은 분노했다. 그녀는 스마트를 내쫓으며 헤어지려고 했다.
서로 이해 상충한 쉴라와 마릴린은 수를 살해하기로 공모한다. 쉴라는 집 부근 조명을 제거하고, 마릴린의 주도하에 스마트와 부베데가 살인에 나선다. 스마트는 자신이 내쳐진 게 수 때문이라고 여겼으며 마릴린을 잃고 싶지 않았기에, 그리고 부베데는 오래전부터 스마트와 절친했으며 얹혀살던 입장이었기에 말이다.
셋은 알리바이를 위장하고자 사람들 눈에 띄려는 속셈으로 파티룩을 하고서 바에 들리고는 도중에 빠져나와 준비한 흉기와 도구들을 챙기고서 샤프네 가족 28호 오두막으로 침입한다. 헌데, 본래대로라면 위층 침실에서 쉴라가 수의 살인을 방조하며 공모를 했어야했다. 하지만 쉴라는 겁을 먹고서 마음을 바꿔 이웃인 쉬볼트 집에서 머무르기로 하고, 본래 그곳에서 머무르기로 했던 티나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하여, 잠에서 깬 티나와 마주하자 먼저 그녀를 제압하고 무력화한다. 티나의 비명으로 잠에서 깬 수가 뒤이어 공격당하기 시작했다. 한편, 소란이 발생하자 존과 데이나가 현장으로 뛰어 들어왔고 이에 두 소년에게도 공격이 가해진다.
그렇게 10-15분 만에 셋을 살해했고, 알리바이를 재구성하기 위해 스마트와 부베데는 집인 26호 오두막으로 가 몸에 묻은 피를 닦고 옷을 갈아입은 뒤 바로 향했다. 그리고 마릴린은 현장을 지키고 있었다.
마릴린과 스마트가 현장에 자식인 저스틴이 있음에도 하필 그날 사건을 저지른 것은, 평소 자식에게 무심했기에 저스틴이 샤프네 집에서 머무르던 사실을 까맣게 몰랐기 때문이다.
결국, 수의 살인은 마릴린과 쉴라가 메인 공모자이며, 조력과 은폐 공작에 믹스 부부와 아들 그리고 부부의 절친, 마릴린의 내연남, 스마트의 딜러 친구가 가담했다.
결론적으로, 총 10명이 케디 살인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이렇듯, 그렉과 마이크의 언론 인터뷰 속 주장은 데이비드의 추리와 결을 함께 하고 있다.
다만 너무도 극단적인지라 보다 순화되고 세부 내용이 생략된 채이지만.
한편..
데이비드는 자신의 추리를 지나치게 확신한 나머지 쉴라와 마릴린이 살인 공모자이며 쉴라의 경우 엄마와 여동생을 사지로 내몬 자라는 등 원색적인 욕설을 공공연히 게시하는가 하면, 다른 8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의 공격을 이어오고 있다.
사실, 앞서 언급했듯 장기화된 범죄 사건에 대한 편향된 몰입으로 인해 이와 같은 과격한 주장들이 종종 발생하곤 한다. (국내의 경우에도 대표적으로 화성연쇄살인 사건과 개구리 소년 사건의 경우가 그러했음)
데이비드의 추리에 대해 몇몇 미진한 부분을 짚어보자면..
먼저, 하나의 '장기 미제' 살인 사건에 10명의 공범&조력자&은폐자가 가담했던 경우는 전무하다. 당사자 10명과 그 10명 주변인으로 인해 진즉에 아주 빠르게 누설&발각이 이뤄졌을 것이다.
또한, 스마트의 경우 살인 동기(수가 마릴린에게 헤어지라고 상담 종용)가 있다손 치더라도 나머지 인물들의 동기는 너무 추상적이고 작위적이다. 특히나 10명의 인물들이 각자의 상황과 처지에서 살인 및 유폐라는 극단적인 공동 작업을 상호 간에 연계하기엔 그 구조도의 밀도가 너무도 취약하다.
물론, 스마트가 마릴린에게 보냈다던 편지나 리노 지역의 상담사에게 자백했다는 내용을 보면 그의 용의점이 분명해 보이기도 하다.
허나, 그 반대로도 사고가 가능하다.
스마트는 어째서 자신의 범행 사실을 편지에 적어 보냈을까?
("나는 당신 사랑의 대가를 치렀고, 이제 네 사람의 목숨으로 그 사랑을 샀는데 당신은 우리 관계가 끝났다고 말하네. 좋아! 그래서 또 뭘 더 바라는데?")
만약 스마트와 부베데의 2인 범행이었다면, 그래서 마릴린이 그들의 범행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가정하면 이는 납득하기가 어렵다. 더구나 관계 회복을 꾀했던 그의 입장에서는 말이다.
만약 스마트가 마릴린에게 가담해 범행을 저질렀는데도 마릴린이 자신을 떠나자 하소연을 한 것이라면, 그렇다면 마릴린이 자신마저 용의자로 몰릴 리스크를 구태여 감수하고서 보안관실에 편지를 제공할 이유가 없다.
어쩌면, 이 '네 사람의 목숨'이란 것은 다른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다음의 편지 전문을 보자.
"우선, 내가 편지로 당신을 맘 아프게 했던 적 없다는 걸 당신도 알잖아. 나는 월요일(4-27) 우리 통화를 마친 뒤에 이 편지를 쓰고 있어. 마릴린, 당신이 꼭 알아줬으면 하는 두 가지가 있어; 첫 번째는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 & 무슨 일이 있었든 신경 쓰지 않는다는 거야. 지금이 다시 시작할 때야. 지금 전화해!
당신은 내가 당신을 만나기 전에 얼마나 고통받았는지 몰라. 나는 나를 돌봐 줄 누군가를 보내 달라고 신에게 간청했어. 그리고 그분이 당신을 보내 주셨다고 생각했지. 그 순간과 그때 나눴던 말을 기억해; 그날 밤 나는 당신의 전화번호를 천 번은 중얼거렸어.
나는 내 마음을 당신에게 줬어. 전부 다! 제발 돌아보고 & 생각해 봐. 당신은 내가 당신을 위해 어떤 대가를 치렀다고 생각해?
3년 동안 나는 당신 아이들 이야기를 들어 왔어; 오해하지 마, 나도 그 아이들을 사랑해! 이제 내가 묻겠어! 내 아이들은 어때? 내가 그들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여보,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네 가지를 포기했어; 무엇을 위해서? 당신을 위해서! 답은 간단해!
이제 당신에게 묻겠어. 왜 내가 내 아이들보다 당신 아이들을 더 사랑해야 하지? 나는 노력했어! 당신이 말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나는 당신이 나, 더군다나 내 아이들을 사랑한 적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런데도 당신은 나에게 그걸 기대했고, 나는 그렇게 했어. 나는 당신 사랑의 대가를 치렀고, 이제 네 사람의 목숨으로 그 사랑을 샀는데 당신은 우리 관계가 끝났다고 말하네. 좋아! 그래서 또 뭘 더 바라는데?
나는 값을 치렀어! 내 살과 피를 당신에게 바쳤어. 기꺼이 당신의 청구서도 내줄 거야. 그냥 보내! 내가 내 아이들보다 당신을 더 사랑한다는 걸 당신도 알잖아. 당신도 그렇게 말할 수 있어? 당신이 나와 함께하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했다는 건 알아. 하지만 당신은 내가 치른 대가를 모를 거야. 그래, 나 질투해! 내가 치른 값을 생각하면 당연하지. 당신은 내가 얼마나 상처받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 나는 무릎 꿇고서 돌아왔어! 받아 줘! 나는 당신의 사랑을 위해 값을 치렀어. 제발 한 번만이라도 그에 응답해 줘.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내 마음을 훔쳐 길바닥에 내던진 셈인 거야.
나는 당신을 사랑해. 내가 당신을 위해 무엇을 포기했는지 생각해 봐, 마르데. 전화해 줘! 너무 늦기 전에 제발! 나는 모든 걸 내줬어! 또 무엇을 원하는데!"
이처럼 편지 전문을 보면 조금 감상이 달라진다.
전체적으로 자신은 사랑을 위해 자신의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희생했다는 항변이다.
또 스마트는 I gave up four of the most precious things in my life(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네 가지를 포기했어), I have bought it with four people lives(네 사람의 목숨으로 그 사랑을 샀어)라고 언급했다.
즉, 네 사람의 목숨이란 스마트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소중한 네 가지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편지 전문 문맥을 미루어 이 four는 스마트의 이전 아이들 또는 스마트 본인과 자신의 아이들을 포함한 숫자일 수가 있다.
어쨌든, 이 four는 스마트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의미한다고 앞서 언급됐기에 살인 사건의 피해자 넷을 지칭하기엔 분명 무리가 따른다.
추가로..
상담사가 스마트의 고백을 신고했으나 보안관실에선 묵살했다는 것도 그렉&마이크&데이비드의 주장이며 명확하게 물적 증거로 제시된 바는 없다.
추가로..
사건 당시인 4월 11일 마릴린, 스마트, 부베데가 차려 입은 이유도 어찌보면 그날이 토요일 주말이기에 오랜만에 기분을 낸 것일 수도 있다. (당시 케디 지역 거주민들은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았기에 바에 자주 들리지 못했다고. 스마트 역시 수사관과의 인터뷰에서 일주일에 한 번 갈까 했다고 진술)
당시 새벽 1시 15분 28호 오두막 쪽에서 무언가 비명이 들렸다는 주민(부부)의 증언이 존재하는데(부부가 디지털 시계로 확인), 그렇다면 이들에게 알리바이 공백의 시간은 고작 10분 내외에 불가하다. 10분 내외 동안 10대 소년 둘과 성인 여성 하나를 제압&결박&살해하기엔 분명 시간이 부족하다.
또한, 사건 직후 셋이 케디 지역을 떠났던 것도 나름 이유가 있다.
바로 이웃한 오두막에서 참극이 벌어졌으며 설상가상 친자식이 그곳 현장에서 천만다행으로 생존했다면, 그건 즉각적인 이사의 이유로 충분할 것이다.
마릴린이 관계 청산을 요구하고 케디 지역을 떠났다면, 스마트의 경우에도 굳이 머물 이유가 없다.
스마트가 떠난다면, 그와의 친분을 빌미로 얹혀살던 부베데 역시 더는 머물 수가 없게 된다.
무엇보다도, 당시 임대료 문제로 인해 셋은 어차피 5월까지는 집을 비워야만 했다.
특히, '케디 살인 사건'의 경우 전형적인 반사회적이고 사이코패스 성향+과도한 폭력성과 그에 따른 흥분으로 인한 오커빌 특성을 보인다. 범인은 필연적으로 더 심화된 유사한 중범죄를 저질렀어야 한다. 허나, 스마트와 부베데는 사건 이후의 행적에서 그러한 폭력성을 보인 바가 없다.
또한, 이러한 성향의 범죄자는 집착과 나르시시즘적인 소유 욕구가 대단한 법이다. 스마트가 그러한 성향의 범죄자였거나 발현된 상태였다면, 구구절절 연애편지 성 서신을 보내는 게 아니라 해코지를 하는 게 더 표본에 부합한 모습이었을 것이다.
추가로..
그렉과 마이크가 찾아다던 사냥용 칼과 망치의 경우에도, 그것이 스마트와 부베데의 범행을 증빙하지는 못한다. 해당 도구가 범행 자체에 사용된 것인지조차도 말이다.
특히 2016년 연못에서 발견했다던 망치의 경우, 물이 말라붙고 채워지길 반복하며 바닥이 비교적 잘 보이는 맑은 연못임에도 지난 35년 동안 발견되지 않았던 점은 의아하다. 칼의 경우에도 오래된 잡화점 폐더미에서 발견된 점이 말이다.
또, 애초에 어째서 그처럼 발각되기 쉬운 장소에 유기했을 것이며 스마트가 범인이라면 굳이 인터뷰 중 자신의 망치에 대해 먼저 말을 꺼낸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범인은 현장에 존재하던 흉기(망치 1, 칼 2)를 사용했다. 만약 처음부터 범행 도구를 준비하고 이후 유기할 계획이었다면, 굳이 현장에서 흉기를 조달해 사용하고 또 그대로 방치한 연유는 어째서였을까?
사진 녹음 테이프 역시 데이비드, 그렉, 마이크는 유해의 정체를 이미 알고 있던 범인 스마트나 부베데가 익명으로 신고 전화를 한 것이라 주장하는데 아무래도 그 동기가 비합리적이다. 게다가, 이 익명의 신고는 유해 발견 당시인 4월로부터 2개월 후에 걸려온 것이다
마지막으로..
스마트와 부베데(또는 +마릴린)이 당시 현장에서 범행을 저지른 이들이라 가정을 할 경우에 가장 큰 '설명의 공백'이 존재한다.
그들은 어찌하여 다른 피해자들처럼 티나를 현장에서 살해 후 그대로 유기하지 않았을까? 왜 납치를 하고서 이후에 살해했던 것일까?
이들은 케디 오두막 커뮤니티라는 아주 좁은 공간의 구성원이다. 바로 다음 날부터 수사의 손길이 뻗치는 가운데 셋 모두 언제나처럼 오두막 26호에 있었다. 그렇다면 새벽부터 아침 사이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은 채 차량을 이용해 타지역으로 티나를 싣고 가고서 다시 돌아왔어야 하는데, 그러한 차량의 목격은 보고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들에게서 그러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할 만큼 '티나의 납치'에 필요한 동기가 설명되지 않는다.
하여, 결과에 맞추고자 데이비드는 그 새벽에 마약 딜러 친구가 현장에서 티나를 차량에 싣고서 옮겼다는 인위적 공범설을 주장하는 것이다.
물론..
이렇듯 스마트와 부베데의 용의점이 100% 확실한 것은 아니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들에게 용의점이 100% 없다는 것 역시 함부로 판단할 수 없는 부분이겠다.
'케디 살인 사건'은 장기 미제 사건이며, 그러한 사건의 경우 제한적이고 정해져 있는 정보로만 접근이 가능하다.
게다가, 현존하는 기사들 전부라고 할 만큼 대부분이 데이비드의 주장에 영향을 받은 그렉과 마이크의 인터뷰를 토대로 한다.
그래도 현재 일반에 공개된(비공식적으로 공개된) 공식적인 수사 당국의 보고서를 토대로 사건을 정리하고 프로파일링을 꾀해보자면..
"아래층 지하 침실엔 위층 양 침실에 릭(10), 그렉(5), 그리고 놀러 왔던 릭의 친구 저스틴(12)이 자고 있었음.
위층 두 침실엔 각각 수(36)와 티나(12), 존(15) 그리고 존의 친구 데이나(16)가 위치하고 있었음.
범인(혹은 범인들)은 열려있는 현관문을 통해 위층에 침입, 둔기 및 예기로 공격했으며 의료용 테이프 및 전선으로 결박.
현장에선 발사된 납&합금 공기소총용 탄알 및 조준기 부품의 파손 조각이 발견됐으며 수의 관자놀이에서 유명 공기총 브랜드의 소총인 데이지 파워라인 880의 개머리판 추정 흔적이 발견.
집안 부엌에서 꺼낸 것으로 추정되는 스테이크 나이프와 식칼이 현장에 방치. 발톱 망치 또한. 스테이크 나이프의 경우 강력한 공격으로 인해 칼날 부분이 휘어진 상태였음.
의료용 테이프와 전선으로 결박이 있었으며, 그러한 결박은 비교적 허술하게 크게 신경 쓰지 않고서 감긴 채였음. 존은 손과 발이 결박, 데이나는 발만 결박된 채 존의 발과 이어진 상태. 수는 손과 발이 결박되고 입에 재갈이 물림. 존과 데이나의 결박에 사용된 매듭 방식은 비교적 쉽고 흔한 더블 하프 히치였으며, 수의 재갈엔 역시 비교적 쉬운 형태인 그라니 매듭 방식이 사용됐음.
전선의 경우 집 안의 가전제품 전선을 자른 것이며, 의료용 테이프의 경우 범인이 사전에 준비한 것인지 집안의 것인지 불분명.
거실을 중심으로 집안 곳곳에 혈흔이 튀어 있었고 두 침실 문가로도 혈흔이 발견됐으며 특히 수와 티나가 있던 침실에는 침대 주변으로도 혈흔 포착. 침실 및 현관문 손잡이 역시 피로 뒤덮인 상태.
쓰레기통에선 피 묻은 화장지, 티슈, 골판지가 방치."
"범인은 최소한 케디 지역에 대해 과거 지리적 및 지형적 정보를 어느 정도 인지한 상태였을 것. 또한 주말이면 보통 28호에 성인 여성과 아이들이 머무르며, 십 대 후반의 청소년들은 외박을 한다는 사실 역시 어느 정도 파악했을 것.
해당 지역은 비록 고정 주민수가 적으나, 과거 유명 리조트 지역이었으며 노동자들의 숙소로도 애용되던 곳. (참고로 수의 전남편, 수의 실제로 썸 단계였던 남성은 사건 당일 타지역에서의 알리바이가 확인됨)
구성원에 대한 파악이 어느 정도 이뤄진 상태에서 저질러진 범행으로, 공기소총 및 가벼운 둔기 또는 예기와 함께 결박 도구로 의료용 테이프를 준비해 왔을 가능성 있음.
수와 티나의 침실 곳곳에서 핏자국이 있었으므로 그곳에서 1차로 본격적인 공격이 가해졌을 것으로 추정.
거실 소파를 중심으로 수와 존 그리고 데이나가 결박당한 채 시신으로 발견됐으므로, 그곳에서 이미 제압당하고 복종 상태인 피해자에게 고문에 가까운 최후의 공격이 가해졌을 것으로 추정.
발사된 공기소총용 탄환이 발견됐으며 피해자들에게서는 탄환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범인은 1차로 위협 과정에서 공기소총을 이용했고 또한 개머리판을 둔기로 사용하면서 부품 일부가 파손된 채 조각으로 발견된 것으로 추정. 해당 소총의 납 탄환 살상력은 작은 조류&설치류를 죽일 정도. 발포음 또한 작음.
별다른 다툼의 흔적이 없이 순식간에 제압된 것으로 보이며, 공격-제압 완료한 상태 과정에서 집안의 둔기와 예기 그리고 결박 도구인 전선을 추가로 공수했고, 각기 다른 두 매듭 방식이 보였음. 범인이 1명보다는 1명 이상일 가능성을 시사.
또, 피해자들에게 가해진 공격과 더불어 거실 벽면들에 남겨진 칼자국 그리고 칼날이 휘어질 정도의 공격으로 미루어 전형적인 오버킬 특징을 보임. 이미 완력 차를 보이며 손쉽게 단박에 제압했음에도 결박(허술한 매듭 및 느슨한 결박으로 보아 진짜 목적은 결박에 있기 보다는 지배 욕구에 기인했을 수 있음)과 고문에 가까운 행위를 이어갔음.
또한, 발각의 위험성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은 것 같으며 각기 다른 범행 도구도 현장에서 공수한 것으로 보아 전형적인 완력에 크게 자신 있고 범행 과정에서 스스로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분노와 흥분을 키워가는 형태의 과잉 형태를 보임. 전형적인 반사회적이고 사이코패스적인 특징임.
이러한 공격성의 주된 대상은 수였음. 하반신을 나체 상태로 만들었으며 속옷을 입에 재갈 물리고서 안면 부위에 집중적인 공격을 가함. 1. 불특정 여성에 대한 적대감 및 통제 욕구를 엿볼 수 있음 or 2. 수 개인에 대한 적개심이 발현된 것을 엿볼 수 있음. 반사회적이고 사이코패스적인 범죄자가 저지르는 이러한 적개심 참 공격의 경우, 2. 그 대상이 평소 알던 사이일 수도 있으나 3. 막 알게 됐거나 혹은 처음 마주친 관계에서도 분노 형성을 유발될 수가 있음. 1번, 2번, 3번 모두 가능성이 있음.
반면, 살해 후 수와 티나의 침실에 있던 담요를 챙겨와 그녀의 시신 위로 덮어주고 현장을 떠남. 이는 앞선 특정 성향의 범죄자의 행동 양식과 정반대되는 특징으로, 무의식적인 연민&가책을 나타냄. 반나체 상태를 가려준 것으로 보아 이러한 행위는 실제 공격 당사자의 성향과 어긋나는 심리. 범인이 1명 이상일 수 있음을 시사.
범행 과정에서 공격과 제압은 매끄럽게 진행된 반면 전체 현장에서의 난잡함과 증거물 방치로 미루어, 평소 폭력적인 성향의 발현과 과거 폭력 관련 문제나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음. 반면, 후자의 이유로 실제 중범죄 경험은 미비했을 것으로 추정.
완력에 자신+이러한 성향의 보유자이면서 아직 많이 쌓이지 않은 범죄 경험으로 미루어, 범인(주모자)은 20대 중반-40대 이하로 추정됨."
"해당 사건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티나의 납치'라고 봄.
티나(12)는 현장에서 범인에게 납치된 후, 3년 후 100km 넘게 떨어진 인적 드문 황무지에서 발견됨. 케디 지역에서의 살인과 마찬가지로, 범인은 사전에 해당 지역에 대한 지리적&지형적 정보가 있었음.
시신이 백골화되고 야생동물에 의한 손상이 있어 뼈들이 서로 거리가 있는 곳에서 발견됐는데, 특별한 외상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음.
전체적인 유해의 표백&풍화&손상 상태로 미루어 3년 내내 그곳에서 방치됐던 것으로 확신할 순 없음.
범인이 현장을 목격한 티나를 납치해 살해하고서 시신을 유기했다고들 하는데, 범인은 어째서 현장의 다른 피해자들처럼 티나를 살해하고서 그대로 방치하지 않았느냐는 모순이 존재함.
어찌하여 굳이 납치한 뒤 다른 먼 곳에다 유기했던 것일까?
범인은 수에게 따로 성적인 공격을 가하지 않았으며, 금전을 목적으로 한 범행도 아니었다.
어쩌면, 티나의 존재 자체가 범인의 범행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였던 것은 아닐까?
그러한 중요한 요소가 된 데에는 사전에 계획했든, 아니면 범행 과정에서 마주친 가운데 발현된 것이든 둘 중 하나일 것.
티나의 유해에서 특별한 외상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은, 만약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살인이 가해졌을 경우 손을 이용한 액살이었을 가능성이 높겠음.
이와 같은 저연령대의 소녀를 대상으로 가해진 특수 목적의 살인의 경우, 그러한 성향의 범죄자에게 있어 욕구를 가장 농밀하게 충족하는 방식은 직접 손을 이용한 액살 방식임.
이런 특정 성향의 범죄자의 경우 성인 여성에 대한 박탈감&적개심&분노를 보유하고 있기도 함.
이럴 경우 수에 대한 가학적 공격성이 설명됨.
말인즉슨, '케디 살인 사건'의 부산물이 티나였다는 세간의 시선과 달리 오히려 다른 세 피해자가 그러했을 수 있다는 것."
1981년 4월 11일-12일 새벽 간 케디 오두막 28호에서 벌어진 참극.
40년이 넘은 지금도 여전히 미제 상태로 피해자의 진혼이 이뤄지지 않은 '케디 살인 사건'.
허나, 미국 최악의 연쇄살인마 골든 스테이트 킬러가 DNA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노년에 죗값을 치르게 됐듯이 이 사건의 범인 또한 끝내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비록, 어둠의 길목에서 그 흔적만을 흘리고선 돌아오지 않는 물음만이 남겨졌으나..
그래도 확실한 것이 있다.
그날 그곳에 악이 있었다는 것.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진실이 늦게 오는 세상에서 가장 끈질긴 범인은 망각이라는 것.
참조
<FBI Field Report/1981.4.16>
<FBI Victimology Report>
<Forensic Notes/Tina Sharp>
<People/5 Things to Know about the Keddie Cabin Murders — and the Hunt for the Killers> Jeff Truesdell
<People/Inside the Search for the Keddie Cabin Killers 35 Years After a Family Was Slaughtered> Jeff Truesdell
<Plumas News/Keddie murders revisited part 1: New evidence discovered links living suspect to grisly scene> Victoria Metcalf
<Plumas News/Keddie murders revisited part 2: Following the clues> Victoria Metcalf
<Plumas News/Keddie murders revisited part 3: Hypnosis, counselor’s revelations, mob connections> Victoria Metcalf
<Plumas News/Boyhood dream became a reality for Sheriff Hagwood> Debra Mo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