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문인이자 철학자였던 사람이 겪은 미스터리
프랑스와 독일의 국경지대에 위치한 스트라스부르. 이곳엔 프랑스 최대 규모의 대학교인 스트라스부르 대학이 존재한다.
스트라스부르 대학은 여러 역사적 인물이 거쳐 간 곳으로도 유명하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도 그중 하나이다.
1770년대 초, 20대 초반의 괴테는 바로 이 스트라스부르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있었다.
다음의 이야기는, 괴테가 자신의 자서전에서 밝힌 이 무렵 겪었다는 미스터리한 이야기이다.
청년 괴테는 근처 마을 목사의 딸과 사랑에 빠져버렸다.
마치 필연처럼 시작된 사랑은, 그러나 한여름 밤의 꿈처럼 짧고 강렬한 여운만을 남긴 채 젊은 괴테의 슬픔으로 끝이 나고 말았다.
그날은, 고향으로 귀향하던 괴테가 그녀에게 작별 인사를 건네던 날이었다.
채 시들지 않은 상사와 아직 여물지 않은 애수에 빠져있던 괴테. 그는 마을을 떠나고자 초입으로 힘없이 걸음을 이어가던 와중이었다.
그렇게 마을 입구 언저리를 지나치던 순간, 그의 시야에 한 사내가 들어온다.
사내는 회색 계열의 정장 차림을 하고 있었으며, 금빛을 빛내는 장식 문양이 옷을 수놓고 있었다.
이어 시선이 사내의 얼굴에 다다르자, 괴테는 일순 혼이 나간 듯 얼이 빠지고 만다.
사내의 생김새는 괴테와 놀랍도록 흡사했다. 차이가 있다면 사내가 좀 더 나이 들어 보인다는 것뿐이었다.
괴테는 넋이 나간 채로 사내를 뚫어져라 응시했으나, 사내는 그런 괴테가 보이지 않는 양 골똘히 생각에 잠긴 얼굴로 괴테를 지나쳐갔다.
그렇게 사내의 뒷모습을 재차 쫓고자 괴테가 고개를 돌린 순간, 어느새 사내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그로부터 8년 후.
작센바이마르아이제나흐 대공국의 촉망받는 정치가가 된 괴테는 스트라스부르 대학가 근처를 방문하게 된다.
그리고 감상에 젖은 채 그 옛날 사랑이 꽃피워졌었던 곳을 막 들어서던 순간, 불현듯 괴테의 뇌리를 스치는 게 있었다.
'그래, 8년 전 바로 이곳이었지! 여기서 나와 똑같은 얼굴의 남자를 봤어! 맞아, 그랬었어!'
넋이 나간 얼굴로 무언갈 깨달은 괴테.
그런 그를 감싸고 있던 회색 계열의 정장 차림새로 금빛의 문양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참조
<Aus meinem Leben. Dichtung und Wahrheit> Johann Wolfgang von Goeth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