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 제임스 랜디를 꺾은 초능력 소녀?!

안녕하세요 :)

이상한 옴니버스입니다 :D

지난 글 <초능력 사냥꾼 제임스 랜디는 사기꾼이었다?!>에 이은 후속 글입니다.

이번 글에선..

지난글에 분량 문제로 소개하지 못했던 '초능력 소녀 마이 다카하시 사이드 스토리', '마이를 발굴하고 처음 홍보한 리 교수', '제임스 랜디가 사기꾼 의혹설을 최초 주장한 서적의 정체'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겠습니다.

그리고, '제임스 랜디가 종이를 바꿔치기 했다' 파트를 이전 글보다 좀 더 간결하고 파악이 쉽도록 재정리 및 내용 추가한 것을 소개하겠습니다. (해당 파트 이전 글에다가도 수정 및 추가하겠음)

이전 글보다 훨씬 더 충격적인 내용들이 있다고 보장합니다.

(이미지 출처 표기가 따로 없는 경우, 모두 유튜버 감스트님의 4월 11일 영상인 <감스트x김원x최현우 '초능력자는 없다?' 이거 보면 생각이 바뀝니다 ㄷㄷ> 입니다)

먼저..

1시간 분량인 지난 글에 대해 정리&요약본을 소개합니다.

이미 지난 글을 읽으신 분은 해당 챕터를 패스하시고, 복습을 원하거나 이 주제를 처음 접하는 분은 정독을 권장해 드립니다.

(지난 글 첨부)

초능력 사냥꾼 제임스 랜디는 사기꾼이었다?!
제임스 랜디의 초능력 검증은 속임수였다?

++++++++++지난 글 정리&요약본++++++++++

2026년 4월 11일 한 유명 유튜버분의 영상에서 다음과 같은 의혹이 다뤄집니다.

(Larry Busacca)

"1996년 4월 12일 있었던 일본 방송에서 초능력 소녀가 투시 능력을 보이자 제임스 랜디가 증거 바꿔치기로 무마시킨 정황이 있다."

"제임스 랜디 재단의 주 수입원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초능력은 없다고 방송 쇼를 찍으며 돈을 버는 것이다."

(아래 영상이 원본 영상이며 10분에서 54분까지의 내용)

영상 속 의혹 주장과 그에 대한 반대 의견을 나란히 최대한 요약해서 기재합니다.

주장
제임스 랜디 교육 재단의 주 수입원은, 랜디가 초능력자가 없다고 돌아다니며 방송 쇼를 찍는 것

사실
제임스 랜디 교육 재단은 1996년 미국에서 설립된 501(c)(3)등급의 비영리 교육 법인. 당연히 이 교육 재단과 랜디의 수입은 법적으로 '미국에서' '엄격히' 분리되는 별개의 자산. (미국에서 설립된 보조금 지원 기관)

재단의 공식 세무 보고서상 기부금과 TAM이 가장 큰(실질적인) 수입원. 기부금의 경우 전 세계에서 십시일반으로 모금되는 기부금 및 사회 저명인사의 거액 쾌척, 그리고 매년 라스베이거스에서 성대하게 열렸던 대규모 컨퍼런스 TAM에서의 티켓&굿즈 수익금.

주장
제임스 랜디가 100만 달러를 상금으로 걸고서 재단을 만들었는데, 그 이유는 미국에서 사이비 교주가 대선 후보로 출마하려고 한 것을 막고자 한 것

사실
랜디가 사이비 교주 팻 로버트슨의 속임수를 폭로하며 그의 정치적 야욕에 직격탄을 날린 것은 1988년. 애초에 랜디가 자신 앞에서 초능력을 검증해 보이면 상금을 지불하겠다는 챌린지 캠페인은, 최초 1964년 시작.

이후 80년대에 들어 유리 겔라나 피터 포포프 같은 악명 높던 사기꾼들을 사냥하며 유명세를 타자 후원자들이 붙으며 상금이 10만 달러까지 증액.

주장
제임스 랜디의 100만 달러 챌린지 캠페인을 둘러싼 의혹이 있는데, 본인 재단과 명성을 위해 캠페인을 지속하고자 초능력자가 있음에도 없다고 주장하며 상금인 100만 달러도 없다는 것

사실
1996년, 인터넷 개척자 릭 아담스가 친구인 랜디를 위해 상금에 쓰라며 100만 달러를 기부하면서 이를 상금을 위한 자산 관리 계좌로 묶는 한편 제임스 랜디 교육재단을 설립.

랜디의 챌린지에선 수십 년간 1,000명 이상의 도전자가 있었으나 '간단하고 합리적인' 검증 과정을 통과한 이는 아무도 없었음.

간혹 검증에서 떨어진 도전자들이 랜디와 재단 앞으로 소송을 건 적이 심심찮게 있었으나, 당연하게도 언제나 랜디 측이 승소. 대표적으로 유리 겔라가 1,500만 달러 소송을 걸었었으며, 마이 다카하시 소녀 측의 부모로부터도 500만 달러의 소송이 걸린 바 있었음. 랜디와 재단 측은 비록 패소한 적이 한 번도 없었으나, 변호사 비용으로 거액이 지출됨.

주장
투시력이 있다는 초능력 소녀 마이 다카하시가 1995년 12월 제임스 랜디와의 검증 대결에서 무승부를 기록

반대 의견
1995년 11월, 전 세계를 누비며 초능력 검증을 하던 랜디가 일본 방문 당시 과학자팀과 함께 마이를 검증. 글자를 적은 종잇조각을 접고서 테이프로 감은 뒤 마이가 오른손에 쥐고는 그곳에 천 주머니를 씌워 투시력 검증. 여기서 랜디가 마이의 머리 위편으로 설치한 카메라에, 마이가 장시간에 걸쳐 뜸을 들이며 테이프를 벗겨낸 종이 안쪽을 엿보는 장면이 포착.

속임수를 원천 차단한 뒤 재시도하자 마이는 모든 질문에 대해 모르겠다는 대답만을 내놓으며 검증이 끝남.

제공된 TBS 방송 자료화면 상에서는 1995년 12월 랜디와 한 차례 대결한 바가 있다고만 언급

주장
1996년 TBS 방송에서 총 3번의 검증 라운드 중 2번을 랜디의 제시 조건에 따라 진행

반대 의견
해당 방송은 TBS의 <금요일 TV 스타!>라는 프로그램으로 3월 말 녹화 후 4월 12일에 방영. 랜디는 일본으로 향하기 전인 3월 5일 다음과 같은 요지의 입장문을 공개적으로 발표.

이번 검증은 제대로 된 검증이 아니라 그저 서커스에 가까운 미국 TV 쇼에 불과. 계약서에 따라 프로그램 제작자가 모든 데이터를 변경, 편집, 생략, 변형할 권리를 지님. 마이 다카하시 측은 어한 경우에라도 시연에 방해가 된다고 컴플레인을 제기할 수 있음. 검증 결과는 200명의 관객이 투표로 정해짐. 따라서 이건 과학적 검증이 아니며 상금도 제공되지 않고, 본래 참여 예정이었던 MIT 팀도 관여하지 않기로 했음.

이렇듯 당시 랜디는 방송사의 요청에 따라 의무감에 스페셜 게스트로 녹화 참가한 것이며, 당연히 애초에 랜디 챌린지 검증 과정도 없었고 상금 지급도 없었음. 게다가 그 유명한 제임스 랜디 교육 재단의 100만 달러 챌린지는 이 시기에 아직 없었음.

또, 랜디는 녹화 직후인 3월 28일에 다음과 같은 요지의 입장문을 공개적으로 발표.

지난 11월 마이 다카하시가 검증에서 실패하자 그녀의 부친이 재발 방지에 나섬. 녹화 당일에만 10개의 규칙 변경을 통보받음. 그래서 녹화 당시 어떠한 직접적인 간섭이나 참여도 금지 당함. 시연 과정을 가까이서 관찰하는 것도, 어떠한 질문이나 발언권도 금지 당함. 검증에 참여하는 200명의 관객 선별에는 초능력에 회의적인 사람이나 과학자는 단 1명도 포함될 수 없었음.

주장
마이가 처음 2번의 라운드에서 모두 초능력 검증을 통과함

반대 의견
랜디는 녹화 직후인 3월 28일에 다음과 같은 요지의 입장문을 공개적으로 발표.

3번의 검증 모두 '종이에 글자나 도형을 적고서->네 번 접은 뒤->테이프로 감고서->마이의 오른손에->투시' 형태로 진행 예정. 방송 제작진이 정한 것이었고 이에 나도 동의. 그런데 막판에 마이 다카하시 측은 오른손 위로 내부가 보이지 않는 짙은 색 천을 씌우겠다고 규칙을 변경. 계속된 규칙 변경이었지만 그냥 따랐음.

마이 다카하시가 여러 번 실패하자 제작진은 본래 규칙과 달리 계속해서 기회를 부여했고, 그녀는 시연 동안 음악을 틀어달라고 요청. 음악이 흐르는 동안 관객과 진행자들은 긴장이 풀려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등 그녀를 제대로 지켜보지 않음. 하지만 나는 계속해서 보고 있었음.

마이 다카하시의 뒤쪽 카메라에서 그녀가 양손을 사용해 테이프를 떼어내는 게 포착됐고, 이를 알아챈 그녀의 모친이 딸에게 경고를 하는 동시에 연출자에게 뒤쪽 카메라에 대한 항의를 가함. 나는 이 쇼의 메인 진행자와 다른 진행자에게 TV 모니터를 주목할 것을 알렸고, 이들은 마이 다카하시가 종이 내부를 훔쳐보는 것을 목격하고는 고개를 끄덕임.

결론적으로, 제작진은 그녀에게 기어코 1번의 성공을 안겨주기 위해 5번의 시도를 이어갔음.

한편, 마이의 뒤편에서 속임수를 포착했다던 문제의 장면은 편집됐다고 함.

주장
마이가 랜디가 참여한 마지막 3라운드에서 '안 보여요'라고 했는데, 랜디가 종이에 실제론 아무것도 적지 않는 것을 다른 출연자인 마술사 마릭이 목격했다

반대 의견
마이는 '모르겠어요. 안 보여요'라며 포기. 이것을 '종이에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다'를 의미한 것이라 해석하기엔 충분치가 않음. 마릭이 랜디가 종이에 무엇을 쓰는지 보고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랜디는 당시 가림막을 설치하고서 근처엔 오로지 자신의 스텝과 통역사 2명만을 두었던 게 자료 화면상으로 확인.

애초에 '출연자'인 마릭이 랜디의 곁에서 함께 작업을 함께할 이유도 없었으며, 자료 화면상으론 그런 장면도 보이지 않음. 나란히 서 있는 컷은 가림막에서와는 다른 장면에서의 컷. 아마 당연히 마릭은 다른 패널과 마찬가지로 맨 앞 패널석에 앉아 있었을 것.

주장
마이가 3라운드에서도 랜디의 종이 속 내용(아무것도 적지 않은)을 맞추자, 랜디는 사전에 준비한 다른 종이조각으로 바꿔치기해야 했고, 그래서 종이를 펼치려는 진행자에게 먼저 자신이 확인하겠다며 건네받음

반대 의견
랜디는 녹화 직후인 3월 28일에 다음과 같은 요지의 입장문을 공개적으로 발표.

마지막 라운드에서 내가 종이에 내용을 적고서 테이프로 봉할 기회를 얻음. 나는 종이를 접고서 테이프를 5번 감은 뒤 구멍도 뚫음. 만약 마이 다카하시가 이 종이를 몰래 열었을 경우, 구멍이 일치하도록 테이프를 정확히 같은 위치에 다시 접착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테이프도 엄지손톱으로 꾹꾹 눌러 종이가 찢어지지 않고선 제거될 수 없도록 함.

종이가 건네지자 그녀는 테이프를 1번만 감아야 한다고 컴플레인을 제기. 이에 그녀의 모친이 계약서엔 1번만 감기로 합의했다고 주장. 하지만 계약서를 확인하니 그런 내용은 없었고 따라서 나는 수용하지 않겠다고 했음. 그러자 녹화가 중단되면서 2시간 반이 흐름. 결국 테이프를 딱 2번만 감기로 합의.

마이 다카하시가 밀봉된 종이에 무엇이 적혔는지 투시할 수 있다면서 왜 테이프의 양에 집착하는지 이유를 알지만 그냥 진행함. 결국 그녀는 15분 정도 만지작거리더니 중도 포기 선언. 나는 그녀가 남긴 흔적을 확인하고자(진행자가 열어보면 마이가 남긴 흔적이 덮어지며 물증도 사라지니까) 종이를 건네받았고, 그곳엔 테이프를 떼어내려 노력했으나 성공하지 못한 흔적을 명확히 볼 수 있었음.

이후 그녀는 당초 예정된 3라운드의 두 번째 시연을 시도조차 거부.

(바꿔치기 주장에 관한 장면 분석 및 논리적 모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해당 글 말미에서 소개하겠습니다)

주장
총 3라운드 중 2번의 라운드를 성공하고 마지막에 실패했다면, 승률로 따져도 2:1이니 당연히 초능력자로 판단해야 하는데 관객들이 랜디의 권위에 눌려 표를 줬다

반대 의견
제작진에게 모든 편집 권한이 있기에, 여러 번의 실패가 있었음에도 마이가 1, 2라운드를 가져가는 것으로 방영. 3라운드는 마이가 아예 예정된 2번의 기회 모두 포기를 선언하며 편집의 여지가 없었음.

일본은 미국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미스터리&초능력 컨텐츠에 대중적으로 많은 소비가 이뤄진 국가. 특히 당시 녹화가 있던 1996년 3월 말은, 초능력과 같은 컨텐츠가 마지막 전성기를 거세게 발하던 시기이며 당연히 마이에 대한 기본적인 우호도부터가 랜디와 현격히 차이가 있었음.

랜디는 당시 캐나다, 미국, 호주에선 이미 대중적으로도 유명 인사였으나 아시아에선 대중적 인지도가 전무하다시피 했음. 그래서 TBS 방송사가 일본에서 유명세가 있던 유리 겔라의 이름을 이용해 '유리 겔라를 간파한 초능력 파괴자가 경이로운 투시 파워 소녀에게 도전'이라는 식으로 홍보.

당시 녹화 과정을 전부 지켜보며 투표에 참가한 200명은 마이 다카하시 부친의 요구에 따라, 초능력에 회의적이거나 과학자인 사람은 포함되지 않았음.

그럼에도 랜디에게 141표가 나왔다는 것은 분명 시사하는 바가 있는 것.

또한, 당시 제작진의 편집에 어떠한 의도와 취지가 개입됐는지도 추정할 수 있겠음.

++++++++++끝++++++++++

자, 이제 지 난글에서 분량상 미처 다루지 못한 이야기 및 사이드 스토리에 대한 것들을 소개하겠습니다.

지난 글이 어디까지나 다른 의견'도' 존재한다는 것을 소개해 드리기 위한 글이었다면..

이번 챕터부터는 이상한 옴니버스의 의견이 가미됐음을 미리 알립니다.

초능력 소녀 마이 다카하시

(PTS INNEWS)

중국(혹은 대만)계 일본인으로 가족과 함께 어려서부터 LA에 거주하던 소녀이며, 9세 무렵부터 손을 통한 투시력이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1993년, 11세인 마이는 대만의 저명 전기공학 박사 리쓰천 교수를 만난 이래 학술지 보고를 시작으로 대만과 일본의 미디어 등지에 소개되기 시작합니다.

마이가 투시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고정적인 절대 조건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종이를 쥔 우측 손 위로 내부가 보이지 않는 짙은 색 천을 씌워야 하며 긴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PTS INNEWS)

이는 얼핏, 마이가 손 안의 종이를 몰래 엿보지 못하도록 하는 '속임수 방지 장치'로 인식되지만..

실은, 오히려 마이가 손안의 종이를 몰래 열어보는 장면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한 '속임수 노출 방지 장치'였던 것입니다.

말인즉슨..

마이는 아주 천천히 뜸을 들여가며 자유롭게 손을 이용해 테이프 접착을 제거한 뒤, 다른 손으론 씌워진 천을 내려 느슨하게 하고는, 그대로 종이에 적힌 글자나 도형을 엿보는 것이죠.

엿봤을 때 도형이나 문자가 확연히 드러나거나 이미 형태를 알고 있는 경우 깨끗하게 투시하지만, 여러 번 접혀진 상태에서 면적을 넓게 생소한 문자가 적힌 경우 부분적으로만 투시가 가능. 직접 집에서 실험해 보면 단박에 이해 (PTS INNEWS)

한편..

이에 감쪽같이 속아 넘어간 리 교수는 소녀를 90년대 중반 무렵(TBS 방송 이전) 대만의 물리학 교수 양신남에게 주선합니다.

허나, 양 교수는 리 교수와 달리 시연에 사용될 종이와 봉투를 직접 준비했으며 마이는 투시 능력을 선보이지 못합니다.

이후 지속적으로 리 교수와 친분을 쌓아가는 한편, 리 교수가 학술지 등에 마이의 투시력을 선전하면서 점차 유명세를 얻기 시작합니다.

마이는 1996년 TBS 방송 이후에도 언제나처럼 꾸준히 투시력 시연에 열을 올렸습니다.

리 교수와의 변함없는 검증 이외에도, 2000년 초 미국의 심리학자 게리 슈워츠를 위시한 과학자팀과의 검증이 있었습니다. 당시 슈워츠는 영매나 에너지 치유나 ESP 같은 것을 맹신하던 대표적인 인물이었습니다.

검증은 언제나처럼 마이의 고정적인 루틴과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성공적으로 투시력이 발현됐습니다..

만, 이 과정에서 박사과정의 학생 하나가 종이를 봉했던 테이프 접착 면에서 파란 천의 솜 일부가 묻은 것을 발견합니다.

네, 마이가 몰래 테이프를 뜯어 엿본 뒤 다시 접착하는 과정에서 덮고 있던 천의 솜털이 묻고 만 것이죠.

이에 검증팀은 마이의 모친에게, 마이의 손이 모두 노출된 채로 시야를 가리도록 가림막을 하겠다고 제안했고 모친이 이를 거부하며 검증은 끝이 납니다.

추가로 카메라를 통한 정밀 검사에서 마이 다카하시가 그러한 속임수를 쓰고 있다 정황이 고스란히 찍혔고, 슈워츠는 앙숙이었던 랜디에게 소송에서 사용하라며 서면 서류를 제공하기에 이릅니다.

네, 당시 마이의 부모는 랜디에게 500만 달러라는 거액의 소송을 걸었었습니다. 랜디가 자신의 딸이 속임수와 부정행위를 사용했다고 비난하면서, 이로 인해 아시아 지역에서 능력을 시연하며 쌓았을 매우 강력한 커리어와 상업적 기회가 망쳐지며 잠재적인 금전적 이익을 앗아갔다는 소장 내용으로요.

물론, 2번이나 진행된 이 소송은 모두 기각되거나 패소했답니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마이는 리 교수와 친분을 이어가며 투시력 검증에도 참여해 왔답니다.

결론적으로, 리 교수는 총 20년 넘게 그녀의 투시력을 검증하며 매번 통과시키고 자신의 일지도 업데이트해 나갑니다.

말인즉슨, 마이의 투시력이 검증을 통과한 사례는 TBS 방송에서 5-6차례의 시도 끝에 있었던 성공 및 리 교수와의 100회에 가까운 세션에서랍니다.

당연히 종이를 쥔 손은 언제나 외부에 가려져 있어야 하며 마이의 시야와 이 손 사이에 가림막이 없는 조건에서만 말이죠.

참으로, 발동 조건이 까탈스러운 투시법인 셈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리 교수가 남긴 의미심장하고도 재미있는 후일담이 있습니다.

(靈界的科學)

"마이가 글자를 읽어내는 순간, 뇌의 시각 피질 부위에서 유의미한 전기적 신호가 검출됐습니다. 뇌의 시각 부위가 활성화됐다는 의미죠. 이건, 제3의 눈이 개안한다는 물리적 증거입니다!"

한편..

2019년 기준으로..

마이는 미국에서 수의사로 활동 중이라고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동물과 의식 소통을 하는 능력이 있다는 첨언과 함께..

마이를 발굴하고 키운 리쓰천 교수

(PTS INNEWS)

본디 대만의 저명한 전기공학 박사이자 반도체 연구로 승승장구하던 리 교수는, 1987년 당시 중국 일대에서 유행하던 초능력과 기공 열풍에 깊게도 빠져버립니다.

이후 자신만의 기공 수련법을 터득하며 마스터의 경지에 올랐다고 스스로 밝힌 리 교수는, 이후로 고질병인 기관지염도 기를 단전에 모으는 식으로 자가 치유했다고 주장합니다. 조상들이 수천 년간 전해온 기공이 거짓이 아니었으며, 수련의 극치를 통한 신선의 세계도 진짜일 것이라고도요.

그렇게..

기공과 더불어 초능력에 푹 빠진 리 교수는 마이를 비롯해 여러 자칭 초능력자들을 학술지 등을 통해 외부에 선전합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아픔도 있었습니다.

리 교수가 가장 신뢰하며 밀어줬던 두 초능력자 때문이었죠. 염력으로 30여 분 만에 땅콩에서 싹을 틔우던 초능력자와 허공에서 약초를 나타나게 하던 초능력자가 실은 아마추어 마술 트릭을 사용하던 게 폭로되면서 말이죠. (더불어 다른 학자로부터 초능력을 다룬 학술 문헌에서의 검증 오류 등을 지적받음)

그래서 리쓰천 교수는 마이를 애제자라 칭하며 각별한 애정을 쏟게 됩니다.

한편..

리 교수의 한결같은 기공 사랑으로 인해, 대만에선 지금까지도 마치 기공 건강 박사처럼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설파를 하고 있답니다.

리 교수의 대표적인 어록들 몇 개만 소개하면서 다음 파트로 넘어가겠습니다.

"마이에게 종이에 쓴 '부처'와 '예수'라는 단어를 투시시켰을 때, 마이는 부처와 같은 형상과 거대한 십자가를 봤다. 이는 영계의 정보와 소통하는 열쇠인 셈이다. 인터넷 URL처럼 정확한 단어를 좌표 삼아 우주에 존재하는 영계의 정보 필드에 접속 가능한 것이다."

"눈을 감고 마음속으로 1부터 10까지 단 1초 만에 아주 빠르게 세는 것을 20초간 반복하라. 그럼 빠른 생각이 뇌파와 공진을 일으켜 단전에 기가 모이면서 몸의 에너지가 활성화된다."

"팔을 앞뒤로 흔들면서 박자에 맞춰 엄지손가락으로 나머지 손가락 끝들을 차례로 누르거나 튕겨라. 손끝의 경혈 자극과 팔의 움직임이 결합하며 경락을 소통시키고 혈액순환을 도우며 기혈이 막힌 곳을 뚫어준다."

"우리가 사는 4차원 물질세계와 암흑 물질 및 에너지가 존재하는 4차원 의식/정보의 세계는 미세한 통로로 연결돼 있다. 이 통로의 문양이 바로 중국 고대 철학의 태극 문양이다. 양자 상태로 진입하면 통로를 통해 두 세계를 오갈 수 있다."

"현대 의학으로 고칠 수 없는 기이한 병들 중 일부는 전생의 업보로 인한 윤회병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공덕을 쌓아야 한다."

"인간의 잠재 능력 개발과 관련해 미약하게나마 그런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있었다. 조조의 머릿속 종양을 투시한 화타는 초능력자였다. 예수 그리스도는 초능력자 중의 정점이었다. 의 식적으로 영적 지각을 길러 나가면 50만 년 후에는 초인류가 출현할 것이다. 따라서 아이들은 10세가 되기 이전부터 마이와 같이 손가락 투시력 훈련을 시작해 잠재 능력을 개발해야 한다."

'제임스 랜디의 사기 의혹' 출처가 된 서적과 저자

(Amazon)

최현우님이 '제임스 랜디의 사기 의혹' 주장의 베이스로 삼은 서적입니다.

허나..

마이 검증에 참여한 박사가 쓴 것은 아니고요..

저자는 콘노 켄이치라는, 90년대 미스터리&음모론 '업계'에서 컬트적인 인기를 구사하던 작가입니다.

켄이치는 스스로를 우주물리학 연구자라고 자칭하지만, 국립대를 나와 관련 고등 학위는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

참고로, '제임스 랜디가 사기극을 저질러왔다'라며 공개적으로 의혹과 음모론을 제기한 사람은 이 켄이치가 유일합니다. (랜디의 회의적인 태도가 내 능력 발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불평하는 도전자들은 종종 있었음, 최현우님이 밝힌 마술사 마릭의 전언은 둘 사이의 사담이므로 제외)

이 켄이치라는 사람은 아주 흥미로운 사람입니다.

그야말로..

90년대 전 세계에 불었던 초자연현상&오컬트&음모론 붐을 온몸으로 증명하는, 그런 사람입니다.

일본의 한 유명 SF 작가는 그를 일컬어, '현대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유사과학자'라고 평했습니다.

일본의 한 유명 물리학자는 그를 일컬어, '간밧떼 콘노! 현대 과학에 굴복하지 마라 콘노! 세상의 진실을 콘노가 쓰지 않으면 누가 쓰랴!'라는 평을 남겼습니다.

그의 대표적인 어록을 소개하겠습니다.

(Mercari/長葱まみれ)

"나는 우주의 신비를 풀었다. 내 우주론에 따르면, 중력은 질량이 끌어당기는 것이 아니라 질량에 의해 밀려난 공간이 탄력으로 되돌아가려 하기에 그 탄력으로 위에서 눌리는 것."

"블랙홀을 기초로 하는 호킹의 우주론은 틀렸다.", "우주는 팽창하지 않는다. 진공 상태에서 어떻게 폭발하거나 팽창하는가.", "빅뱅 이론도 상대성 이론도 틀렸다.", '빛보다 빠른 초광속이 가능하며 에테르는 존재한다."

"다윈 진화론은 가짜 과학. 무중력인 우주 공간에선 모두가 두뇌가 좋아지고 초능력 같은 것도 발휘가 가능해진다."

"미국의 B-2 스텔스 폭격기는 반중력으로 비행한다. 연료 탱크가 어디 있는지 불분명하다. 레이더에 안 잡히게 하는 건 전파 흡수제로 충분한데 불필요한 외형을 하고 있다. 착륙 시의 충격을 견디기에도 바퀴가 너무 작다."

"소련의 서기장 유리 안드로포프는 요한계시록 속 666의 낙인이 찍힌 짐승이다. 그는 1914년 6월 15일에 태어났는데, 1+9+1+4=15이고 1+5는 6이다. 그래서 생년부터 차례로 666이 된다."

"덴노 진무(주: 일본의 신화 속 기원전 초대 덴노)는 파충류 외계인이었다."

"달은 외계인이 우주 기지로 사용 중이다."

바로..

이러한 어록과 그 어록을 담고 있는 십수 권의 서적을 출간하던 작가입니다.

당시 일본에 무분별하게 불던 미스터리 붐으로 인해 그의 서적들은 만 단위에서 십만 단위의 흥행 부수를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1996년 4월 TBS 방송이 있은 지 4개월 후 출간된 <마녀사냥 TV 프로그램의 진상: 마술사들의 투시 소녀 매장 수법>이 바로 최현우님이 소개한 서적입니다.

본디 UFO와 지구 종말에 대한 서적을 주로 내던 켄이치가 뜬금없는 주제의 서적을 부랴부랴 발간한 것인데, 이렇듯 그는 항상 미스터리 이슈 트렌디를 날카롭게 읽어선 관련한 주제의 서적을 스낵 스타일로 내놓곤 했답니다.

해당 서적 속 내용을 잠시 살펴보면,,

해당 서적에서 켄이치가 밝힌, 마이 양이나 TBS 제작진과 일면식도 없지만 한 명의 시청자로서 프로그램을 규탄하겠다는 각오 (魔女狩りTV番組の真相 マジシャンによる透視少女つぶしのやり口)

"동서 대립이 격렬했던 시대부터 각국의 대학과 연구 기관에서 초능력 연구가 있었다. 대부분 군사적인 사정 등으로 인한 것이며, 핵무기 개발과 마찬가지로 그다지 공표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비밀리에 연구를 수행하고자 그 사실을 은폐하고자 마술사를 이용해 투시 능력 소녀를 매장시키는 것이 그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마술사 같은 엔터테이너가 전면에 나서 활약하고 수단을 가리지 않고 초능력을 부정하는 게 그들의 방식."

"TBS 프로를 보고 참을 수 없는 분노에 휩싸였다. 투시 능력이라는 초능력을 지닌 중학교 1학년 일본인 소녀를 가짜라고 단정 지은 채 프로그램이 끝났으니까."

"소녀가 초능력자인지 나는 모른다. 다만, 단순히 투시를 하지 못했다고 가짜라고 결론지어 버린 것은 옳지 않다."

"랜디라고 하는 미국의 남성 마술사가 소녀의 투시 능력을 가짜라고 단정 짓기 위해 비열한 트릭을 썼다고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그것을 TBS와 제작진이 묵인했다."

"한쪽은 세계적인 백전노장 일류 마술사로 트릭 사용이 손에 익어 있다. 그는 소녀의 투시 능력을 가짜라고 단정 짓기 위해 실로 교활한 이중 삼중의 트릭을 썼다. 그로 인해 시청자들 앞에서 소녀의 투시 능력이 가짜로 결론지어졌고 나는 커다란 격분을 느꼈다."

"여기엔 권위에 아부하고 집단으로 개인의 약자를 괴롭힌다는 일본인 특유의 무신경하고 음습한 체질의 원형이 존재한다. 소녀가 미국에 살고 있어서 다행이다. 일본에 살고 있었다면 가짜 소녀라고 이지메를 당해 험한 꼴을 당했을 테니까."

"그렇게까지 해서 TBS는 초능력의 존재를 부정하려는가?"

"주간 아사히 5월 3일호에 TBS 초능력 프로그램의 대형 거짓말이 발각됐다는 대대적인 특집 기사가 게재됐다. 마이 양의 초능력이 가짜고 그 증거 영상을 TBS가 방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무엇 하나 증거가 없으면서 말이다."

와 같은 내용입니다.

즉..

일본은 세계에 앞선 초능력 연구 국가, 일본에선 초능력 연구가 박해를 받아왔으며, 이번 TBS 방송에서 초능력을 매장시키기 위한 마녀사냥 캠페인이 극에 달했고, TBS와 주간 아사히 그리고 이공학 학자들은 지혜롭지 못해 세상의 참모습을 깨닫지 못한다며 힐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 것입니다.

여기서 랜디와 마이에 대한 섹션은 절반도 채 되지 않으며, 그의 다른 모든 서적에서처럼 그저 자신의 주장을 격렬하게 담은 수필문 같은 스타일을 지니고 있습니다.

상술한 것과 같이..

바로 여기서 켄이치는 랜디가 일본의 초능력을 매장시키기 위해 일대 사기극을 벌였다는 주장을 합니다.

헌데, 마이를 비판한 랜디와 학자들 그리고 TBS를 힐난하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켄이치가 TBS 제작진의 사전 방송 취지 및 방향성을 몰랐을 테니) 왜 주간 아사히를 포함시켰을까요?

당시 TBS 제작진이 완전한 편집 권한을 손에 쥐고서 마이의 속임수가 촬영된 부분을 잘라내고는 마치 1-2라운드에서 마이가 깨끗하게 성공한 것처럼 방영했다는 이유로, 분개한 랜디는 그간의 경위와 일체의 고발을 주간 아사히 측에 전달하며 특집 기사가 실렸기 때문이랍니다.

앞서 언급했듯..

'제임스 랜디가 사기극을 저질러왔다'라며 공개적으로 의혹과 음모론을 제기한 사람은 이 켄이치가 유일합니다.

그가 남긴 어록과 서적들의 성향 그리고 방향성을 분명 염두에 둘 필요가 있을 겁니다.

켄이치의 서적에선 방송 스틸컷 소개와 함께 자신이 주장하는 속임수의 묘사를 하고 있을 뿐, 숨기고 있다는 바꿔치기용 종이는 보이질 않음

이제 마지막으로, '제임스 랜디가 종이를 바꿔치기 했다' 파트입니다.

이 부분 이전 글에서 상세하게 다뤘는데, 좀 더 간결하고 파악이 쉽도록 재정리 및 내용 추가를 하겠습니다.

먼저, 마술의 기본적인 Palming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해당 기술은 기믹이나 트릭이라기 보다는 베이직 스킬에 해당하므로 이렇게 공개적으로 알려드립니다.

(Interval Magic)

이처럼 손바닥을 활용해 물건을 숨기는 다양한 형태의 기술을 Palming이라고 합니다.

본래는 훨씬 더 다양한 방식이 존재하지만, 여기서 알아야할 것은 바로 위의 중지와 약지 사이로 숨기는 방식입니다.

최현우님은..

랜디가 현장에서 구멍을 뚫은 종이를 마이에게 건넸고, 마이가 아무 것도 적혀 있지 않은 것을 맞췄으며, 진행자가 그 종이를 확인하려고 하자 자신이 먼저 확인해보겠다고 건네 받아서는, 미리 똑같이 구멍을 맞춰 뚫어 준비한 여분의 종이와 바꿔치기를 했다고 소개합니다.

그리고 그 여분의 종이는 테이프가 뜯어진 흔적이 있도록 준비했고요.

여기선 논리적 모순이 발생합니다.

-> 랜디가 아무것도 적지 않은 종이A를 마이에게 건넴
-> 랜디는 미리 여분의 종이B를 몰래 지니고 있음
-> 마이가 맞춤 (사실은 모르겠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포기한 것이지만, 의혹대로 아무것도 적지 않은 것을 맞췄다고 가정)

-> A와 차등을 둬 도형 및 알파벳을 적었을 종이B를 바꿔치기 했으니 시원하게 오픈

-> 애초에 종이B를 미리 준비해 바꿔치기 대비를 할 요량이었으면, 현장에서 종이A에 구멍을 뚫는 것은 비합리적,오히려 들통날 위험만 커지고 이점은 전혀 없음 (사전에 구멍을 뚫은 B와 현장에서 뚫은 A의 위치 차이)

-> 시연에 사용된 종이와 테이프는 현장에서 제작진에 의해 엄격하게 브랜드 관리되며 제공된 것

-> 어차피 진행자에게 자신이 확인하겠다며 건네 받아선 테이프 뜯은 흔적이 있다고 승리 선언할 것이었으며, 카메라 앞에서 바꿔치기하는 것보다 차라리 A에 미리 흔적을 남기는 게 리스크 측면에서 유리

-> 미리 테이프가 뜯어진 흔적을 준비한 B와 바꿔치기 했는데 마이 측에서 테이프를 뜯지 않았다고 반발하면? 차라리 바꿔치기 할 요량이었으면 처음부터 A와 B에 도형 및 글자에 차등을 주고서 구멍을 뚫거나 테이프 뜯은 흔적을 남기거나 할 필요가 없음. 그럼에도 미리 구멍과 흔적을 준비해서는 B와 바꿔치기 했다는 건 랜디가 예지력이나 예측력으로 정확히 마이의 행동 양식을 맞췄다는 의미, 그러니까 마이가 테이프를 뜯다가 포기할 것이라는 미래를, 그렇다면 차라리 B를 준비할 필요조차 없었음.

이와 같이 해당 의혹을 결과에 맞춰 나머지를 조립하려고 하니 필연적인 논리적 모순들이 발생합니다.

이는 맞지 않는 특정한 결괏값을 끼워 맞출 때 생기는 특유의 부산물이기도 합니다. 설명하기 어려운 행동적 오류들을 합리화시킬 수가 없으니까 말이죠.

이건 방송 녹화 직후(방영 이전) 랜디가 공식적으로 발표했던 입장과 같이..

'마이가 테이프를 뜯고서 엿본 뒤 다시 접착했을 흔적'을 공개하고자 취한 지극히 당연한 행동일 것입니다. 만약 진행자가 먼저 뜯어버리면, 마이가 테이프를 뜯으려 했다는 흔적이 덮어지며 증거 자체가 사라지게 되니까요.

따라서, 이미 마이가 포기 선언을 한 순간 랜디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사안은 테이프의 흔적을 확보하는 것이었습니다.

자..

그럼 이제 마지막으로 시각적 분석을 통해 바꿔치기 의혹을 소개해보겠습니다.

지금 물체와 맞닿아있는 최현우님의 왼손 중지와 약지로는 종이B가 Palming 상태입니다. 당연히 떨어뜨리거나 노출되지 않도록 물체 접촉면과 고정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후 건네받은 종이A 역시 우측 중지와 약지로 Palming
-> 바꿔치기인 스위치를 위한 과정에서 양 손이 필연적으로 물리적 접촉
-> 왜냐하면, 쥐고 있는 물체에 고정 중인 종이B 대신에 A로 바꿔치기 해야하니까
-> 먼저 우측 손이 열린 상태에서 A를 물체에 고정할 수 있도록 좌측 손이 공간 양보
-> 공간 양보를 위해 좌측 손을 열어 중지와 약지에 B를 Palming
-> 성공적으로 A를 물체에 고정시킨 우측 손은 그대로 함께 주머니에

바로 이것이..

물체를 두고서 양손의 서로 다른 물건을 Palming하고 바꿔치기인 스위치를 할 때의 루트 2개 중 하나입니다.

이러면 자연스레 기존에 물체와 중지 약지로 숨기고 있던 종이 대신, 다른 종이를 그대로 물체와 다른 손 중지 약지로 고정시켜 주머니로 처리할 수가 있죠.

다만..

해당 루트 1은 최현우님이 다소 예시를 잘못 들은 것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랜디에게 가능한 바꿔치기 시나리오는 루트 2가 유일하니까요.

진행자에게 건네받은 종이A는 분명 우측 손 중지 약지 쪽으로 파지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랜디가 바꿔치기할 요량으로 종이B를 지니고 있었다면, 분명 좌측 손 중지 약지와 쥐고 있는 방송용 보조 도구의 접촉면에다 고정 중이겠죠.

최현우님이 시범을 보인 루트 1의 경우, 필연적으로 양손이 물리적으로 맞닿게 됩니다. 물체를 다른 손으로 이동하는 순간 고정 중이던 종이도 손을 따라 이동해야 하니까요.

따라서, 좁은 접촉면 사이에서 당연히 '접촉면으로 종이를 고정하는 손의 변동'을 위해 양손이 순간 맞닿을 수밖에 없습니다.

말로는 설명이 제대로 되기가 좀 힘드니 직접 양손으로 따라 해보시길. 10초 안에 이해가 가실 겁니다.

허나, 프레임 단위로 확인하면 랜디의 경우 우측 검지손가락이 좌측 검지 부위에 0.1초 내외 순간적인 접촉만이 있었을 뿐입니다.

다시 돌아와..

최현우님의 루트 1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또 존재합니다.

눈썰미가 좋은 분이라면 파악하셨을 텐데, 그건 바로 종이를 건네받은 손과 종이를 보이는 손이 바뀐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런 바꿔치기에서는(즉각적으로 바꿔치기를 한 뒤 보여야 하는) 루트 2를 기본적으로 따릅니다.

루트 2에 대한 설명을 하겠습니다.

종이 A는 건네받은 우측 손 중지와 약지로 파지합니다.

좌측 손에는 종이B가 숨겨져 있어야합니다.

이어 우측 손의 종이 A를 방송용 도구와 함께 주머니에 처리한 뒤, 양손을 접촉하는 순간 B를 A로 옮겨야 합니다.

자, 만약 랜디가 바꿔치기를 했다면 루트 2 방식으로만 가능했습니다.

허나..

1-2: 진행자에게 종이를 건네받는 순간 방송용 도구를 쥐고 있던 좌측 손이 일순 쫙 펴집니다.

당연히 물체에 종이B를 숨기고(고정시키고)있는 손가락들은 펼치지 말아야 합니다. 아래로 떨어지니까요.

결코 해서는 안 될 초보적인 실수를 베테랑 프로 마술사 랜디는 왜 저질렀을까요?

처음부터 방송용 도구에 좌측 손가락들로 숨기고 있던 물건이 없었으며, 우측 손이 기능적 움직임을 가지며 어떠한 사물과 접촉하자, '의식하고 있지 않던' 반대 손의 신경이 반사적으로 일순 움직였던 것으로 설명될 수 있지 않을까요?

3: 방송용 도구를 들고 있던 좌측 손으로 가장 가까운 정장 셔츠 안주머니에 넣으려다 순간 멈칫합니다. 각도상 넣을 수가 없어어죠.

4-5: 하여, 도구를 우측 손 엄지와 검지로 집어두는 동시에 좌측 손이 다시 또 일순 쫙 펴집니다. 종이가 있었다면 아래로 바로 떨어졌을 겁니다.

6-: 랜디의 엄지와 검지는 방송용 도구를 집어 올린 상태입니다. 나머지 손가락은 구부려서 종이A를 파지 중입니다. 그렇게 전형적인 좁고 신축성 없는 재질의 정장 셔츠 안주머니로 구겨 넣듯 방송용 도구를 옮깁니다. 종이를 파지 중인 구부린 손은 내내 안주머니에서 거리를 유지하며 프레임 단위에서도 변화가 보이지 않습니다.

여기까지..

프레임 단위로 한 컷 한 컷 살펴보면 랜디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흐름의 손놀림으로 방송용 도구를 셔츠 안주머니로 옮깁니다.

또 바꿔치기를 했어야할 종이B는 애초에 좌측 손에서 고정될 수가 없었던 상황입니다. 종이A를 파지 중이던 우측 중지 아래론 내내 다른 곳에 접촉 없이 고정적입니다.

애초에 바꿔치기를 하려고 했다면 방송용 도구가 적재되기에도 협소해 실수가 유발될 수 있는 셔츠 안주머니가 아니라, 정장 블레이저 안주머니로 넣는 게 정석적이었을 겁니다.

허나, 그저 의식의 흐름대로 노출되기 쉬움에도 가장 가까운 셔츠 안주머니로 향했던 게 아닐까요.

여하튼지건..

루트 1과 루트 2 모두 랜디에겐 불가능이었습니다.

그래도 어찌저찌 랜디가 좌측 손으로 종이B를 숨기고 있고, 우측 손에 있던 종이A는 처리했으며, 이제 두 손이 맞닿는 순간 좌측 손의 B를 우측 손으로 옮기려 시도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화살표를 주시해 봅시다.

랜디의 우측 엄지와 검지가 좌측 손과 닿기 이전부터 자연스럽게 구부리며, 중지 아래로 파지하고 있었을 터인 종이A 쪽으로 이동합니다. 그러고는 중지와 약지로 파지 중이던 종이를 구부린 엄지와 검지로 뽑아 올려내는 자연스러운 모션이 이어집니다.

자세히 보면, 종이를 뽑아내는 순간의 우측 엄지와 검지는 아래 방향으로 닫혀있는 좌측 주먹과 분명 거리가 존재합니다.

전체적으로..

엄지와 검지를 구부려 아래쪽의 종이를 뽑아내는 자연스러운 모션으로 보입니다.

아마, 영상을 프레임 단위 또는 재생속도를 늦춰서 반복하다 보면 이해가 갈 겁니다.

아니, 아예 이 모든 바꿔치기 파트의 설명대로 직접 따라 해보세요.

마치며..

길고 긴 2부작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최현우님은 해당 유튜브 영상에서 이 마이 다카하시 자매의 놀라운 능력에 대해 감탄하셨습니다.

허나..

만약 마술사 마릭과의 관계가 배제되고..

그리고 어느 한쪽의 이야기 외에도 보다 넓은 범위의 정보들을 함께 파악하고 계셨다면 또 어떻게 생각하셨을지 모르겠네요.

무엇보다도..

최현우 마술사님은 대한민국에서 스테이지 마술부터 클로즈업 마술까지 언제나 기믹과 렉쳐 업데이트에 내내 열심이신 대표 격 마술사이십니다.

따라서, 마이 다카하시가 시연한 마술(정해진 루틴과 규정에 따라 시연되는 종이 마술, 그리고 밀봉된 곳에서 물체에 변형이 가해지는)들이 지극히 고전적이고 그 옛날 클래식 마술 스킬 중 하나라는 것을 모를 리 없으시지 않나 하고 아쉬움이 드는 대목입니다.

물론, 최현우님도 대본 없이 장시간 몇 시간에 걸쳐 이야기를 하시다보니 다소 부정확한 정보 전달이 있었으며..

처음부터 한쪽 측면을 기준으로 삼아 흥미롭게 이야기를 구성하고 청자가 즐거이 감상할 수 있도록 극적으로 진행해 나가다 보니 불가피한 부분도 있었다고 충분히 생각됩니다.

정말 마지막으로..

제임스 랜디의 이야기 때마다 항상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 랜디도 레코드판을 읽는 사람에게 넘어가고 말았지. 하지만 레코드판을 읽는 사람이 비법을 공개했고, 상금을 거부하면서 랜디는 100만 달러를 보존할 수 있었다고."

이 레코드판을 읽는 아서 린트겐에 대한 이야기는 이상한 옴니버스가 2012년 7월경 국내 최초로 그 자세한 내용을 인터넷상에 게재했었습니다.

그리고 실지로 랜디가 주관한 테스트에서 레코드 겉면을 보는 것만으로 그 레코드가 어떠한 음악을 담고 있는지 모두 맞혔습니다.

허나, 이는 어디까지나 초능력(초자연 능력) 검증이 아닌 '여흥'에 불과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린트겐은 80년대 당시 미국 ABC 방송사의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That's Incredible의 출연자였고, 레코드판의 홈 형태를 통해 담긴 음악을 유추했던 이른바 암기왕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능력을 입증받고자 랜디가 주관한 실험에 참여했었던 것입니다.

참고로 That's Incredible은 우리나라로 치면 기인열전과 같은 컨셉의 방송으로, 어린 시절의 타이거 우즈가 출연해 퍼팅 묘기를 선보인 바가 있습니다.

말인즉슨, 해당 이야기는 인터넷 유저들이 입에서 입으로 구전하는 사이 극적인 방향으로 와전됐고..

아예 나무위키에까지 등재되면서 국내에서만 정설로 자리 잡고 만 것입니다.

"나는 죽으면 화장을 원한다. 그래서 재가 되어 유리 겔러의 눈으로 날리고 싶다."

- 제임스 랜디

-끝-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