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프들에게 오버킬을 당한 여고생
본 글은, 미국 십 대 여고생 셋 사이에서 어느 날 벌어진 오버킬 살인에 관한 글입니다. 셋은 베프였습니다. 둘이 다른 하나를 등 뒤에서 칼로 난자하며 살해했습니다. 둘은 살인 동기를 "걔를 안 좋아해서요'라고 밝혔습니다. 과연, 이 살인 사건 안에는 어떤 범죄학적 및 심리학적 과정이 있었던 것일까요?
* 본 글은 단순히 범죄사건과 관련한 호기심을 충족시키고자 오락적 목적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사건의 악랄한 범행성을 알림과 동시에 범죄의 연보年譜를 통한 교육에 그 목적을 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2012년 7월 6일, 자정을 조금 넘어..
서로가 베프 관계였던 여고생 셋이 세단 차량을 몰며 주 경계를 넘어갔다.
그녀들이 향한 곳은, 평소 마리화나를 피우곤 하던 어느 숲이었다.
숲 인근에 차량을 대고서 셋은 숲길을 따라 걷기..
그 순간, 한 소녀가 라이터를 찾으러 가고자 차량 쪽으로 몸을 돌렸고..
두 소녀가 난데없이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이어 두 소녀가 등을 보이고 있던 한 소녀를 향해 칼을 휘둘렀다.
칼을 계속해서 계속해서 찔러댔다.
왜?
어째서?
훗날, 이 끔찍한 살인의 가해자였던 두 소녀는 살인 동기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다.
"걜 좋아하지 않아서요. 더 이상 친구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허나..
진짜 동기는 단순히 그게 아니었다.
허면, 도대체 어떤 동기로 인해 여고생이 베프 관계인 친구에게 그토록 끔찍한 오버킬을 자행했던 것일까?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스타시티 마을. 대학 타운과 인접했으며 자연이 훌륭하게 아우러진 작은 강변 마을. 치안과 주변 환경이 좋은, 전형적인 작고 조용한 소도시의 매력을 지닌 곳.
이건, 바로 그런 곳에서 벌어졌던 사건이다.
2012년 7월 5일 밤.
16세의 스카일러 니스는 웨스트버지니아주 스타시티의 집으로 돌아왔다. 언제나와 같은 날이었고 밤이었다.
그녀는 모건타운 인근 유니버시티 고등학교에 다니던 성적 준수한 우등생이었다. 또 집안의 외동딸이자 장차 변호사를 꿈꾸던 소녀였다.
스카일러는 집 근처 웬디스에서 파트타임으로 아르바이트하고 있었다. 이날 그녀는 근무를 마치고서 귀가한 뒤, 밤 10시경 부모에게 피곤하니 자야겠다고 말하고는 방으로 들어갔다.
이후 당연히 부모는 딸이 자기 방에 잘 있겠거니 생각했다. 아마 평소처럼 진짜 이른 잠에 들었거나, 혹은 방에서 휴대전화나 컴퓨터를 하며 잠시 혼자 시간을 보내고 있으리라 여겼다.
스카일러에게는 오래된 친구가 있었다. 셸리아 에디였다. 두 사람은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이른바 소꿉친구 사이였고, 주변 어른들 눈에는 거의 자매처럼 가까운 관계로 보였다.
고등학교에 들어간 이래 여기에 레이첼 쇼프가 합류하면서 세 사람은 함께 다니는 일이 잦아졌다. 학교, 동네, 집, 늦은 밤의 드라이브까지 세 사람은 서로가 베프인 하나의 친구 무리였다.
헌데..
어느 순간부터였을까?
이런 관계가 외부에서 보인 것처럼 단순히 평온하지만은 않게 변모했다.
스카일러의 트위터에는 친구 관계의 갈등을 암시하는 글들이 남겨졌다. 2012년 7월 4일에는 집에만 있게 된 상황과 친구들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는 글이 올라왔고, 사건 전날에는 누군가의 행동 때문에 완전히 신뢰할 수가 없게 됐다는 취지의 문장이 남겨졌다.
세 사람 사이에 배제감, 불신, 다툼의 균열이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보조 정황이었다.
2012년 7월 6일 정오 무렵.
스카일러의 부친이 최초로 이변을 감지한다.
이상하게도 스카일러의 방문이 잠겨 있었다. 그녀가 방문을 잠그는 일은 결코 흔하지가 않았다. 응답도 없었다.
문을 열고서 들어갔을 때 침대는 전날 잠자리에 든 적이 없는 듯 깨끗했고 창문 쪽 방충망이 빠진 채였다. 스카일러가 밤사이 방을 빠져나간 정황으로 보기에 충분했다.
십 대 고등학생이 창문을 통해 집을 빠져나갔고, 휴대전화 충전기를 방에 두고 갔으면, 가까운 친구들과 어울리고자 몰래 외출했을 가능성이 일반적이겠다.
스카일러의 모친 역시 남편으로부터 전화받았을 때 그저 딸이 친구 집에서 잤거나 쇼핑을 나갔을 수 있다고만 여겼다.
허나..
오후 4시가 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스카일러가 웬디스 근무에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다.
부모가 기억하는 스카일러는 결코 무단결근하는 아이가 아니었다.
이날 오후, 스카일러의 부모는 경찰에 딸의 실종을 신고한다.
처음 스타시티 경찰은 스카일러의 마지막 행적을 확인하기 시작했으며 그녀의 부모는 딸의 친구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그 과정에서 스카일러의 소꿉친구이자 베프였던 셸리아가 단서를 제공했다.
셸리아는 자신과 레이첼이 전날 밤 스카일러를 태우고 나가 함께 드라이브를 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집 근처에 내려줬다고 말했다. 이후 스카일러의 베프였던 두 친구는 수사기관에도 그녀를 7월 5일 밤 11시경 태웠고 자정 전에는 돌려보냈다는 취지로 진술한다.
문제는..
영상 기록이었다.
아파트 주변 감시카메라에는 스카일러가 7월 6일 새벽 0시 30분경 셸리아의 차에 타는 장면이 남아 있었다. 즉, 두 친구가 말한 밤 11시 픽업과 자정 전 귀가라는 설명은 객관적인 자료와 부합하지가 않았다. 인근 편의점 영상과 휴대전화 기록 역시 두 사람의 진술에 생긴 구멍을 확인하는 방향으로 이어졌다.
사건의 첫 번째 균열은 바로 여기서 발생했다.
셸리아와 레이첼은 스카일러의 마지막 밤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친구이자 베프였다.
허나, 그녀들이 제시한 시간표는 실제 영상 기록과 들어맞지가 않았다.
정리하자면..
스카일러 니스는 2012년 7월 6일 새벽, 자신의 방 창문을 통해 집을 나갔다. 그러고는 친구들의 차에 탔다. 그날 오후 4시, 출근해야 할 일터에 나타나지 않았다.
사건은 아직 실종으로 접수된 상태였지만, 이미 가장 중요한 두 개의 기록이 서로 다른 말을 하면서 경찰은 이제 '왜 거짓말을 하고 있지'로 방향을 틀려 하고 있었다.
스카일러의 실종 신고를 접수한 스타시티 경찰은 먼저 부모에게서 딸의 마지막 행적을 확인했다.
방 안 침대는 별다른 사용 흔적이 없었고, 창문 방충망은 빠져 있었으며, 스카일러는 오후 4시에 예정된 웬디스 근무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현장만 놓고 보면 자발적으로 집을 나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가 어려웠지만, 부모가 강조한 것은 스카일러의 평소 생활 태도였다. 그녀는 결코 학교나 일을 무단으로 빠지는 아이가 아니었다.
실종 직후 스카일러의 주변 친구들 및 학교 이대로 수색이 시작됐다. 사진이 붙은 실종 전단이 지역 상점과 거리 곳곳에 배포됐고, 사건은 모건타운과 스타시티 일대의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초기에는 스카일러가 가출했거나 친구들과 다툰 뒤 어딘가로 잠시 자취를 감춘 것이라는 식의 추측도 나왔다. 제보도 이어졌다. 노스캐롤라이나 해변에서 스카일러와 비슷한 소녀가 빨간 머리의 다른 소녀와 함께 있었다는 목격담이 들어왔지만, 이 단서는 확인 결과 사건과 관련 없는 것으로 정리됐다.
수사 초기에 가장 중요한 인물은 단연코 셸리아와 레이첼이었다. 두 사람은 스카일러와 마지막으로 함께 있었다고 스스로 밝힌 친구들이었다.
처음 스카일러의 모친이 전화를 돌렸을 때 셸리아는 그녀의 행방을 모른다고 했다.
허나 그날 저녁, 셸리아는 스카일러의 부모를 찾아가 자신과 레이첼이 전날 밤 스카일러를 태우고 나가 함께 드라이브를 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집 근처에 내려줬노라 설명했다.
레이첼 역시 나중에 수사관들에 거의 같은 흐름의 진술을 했다. 세 사람이 차를 타고 돌아다녔고,외딴 숲으로 향해 마리화나를 피웠으며, 결국 스카일러를 집 근처에 내려줬다는 이야기였다.
여기까지는, 처음 실종된 친구의 부모에게 겁이 나서 전날 밤의 일을 비밀로 했던 것이라 볼 수도 있겠다.
헌데 문제는..
두 진술이 너무도 닮아 있었다는 점이다.
당연히 함께 있던 두 사람의 진술이니 같을 수밖에 없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겠으나..
그러니까, 너무도 닮아 있었다.
두 사람이 작성한 진술서의 구조와 표현이 지나치게 비슷했다.
여기서 잠시..
참고인들의 진술이 서로 일치하면 보통 신빙성이 높아 보이기 마련이다. 다만, 수사에서는 그러한 일치가 독립적으로 형성된 기억인지, 사전에 조율된 이야기인지도 함께 본다. 특히 문장 구조와 사건 순서가 지나치게 닮아 있고, 반대로 실제 이동 경로나 객관 기록과 맞지 않는 부분이 생기면 그 일치는 오히려 공모의 흔적이 될 수 있는 법이다.
다시 돌아와..
따라서 수사관들은 해당 진술이 실제 기억의 독립적 재구성이라기보다 사전에 맞춘 이야기처럼 보인다고 판단했다.
더구나, 두 사람이 설명한 이동 경로에서는 또 불일치가 존재했다. 한쪽은 주요 교차로에서 좌회전했다고 했고 다른 쪽은 우회전했노라 진술했다. 작은 골목길도 아니고 큰 도로에서의 방향 차이였기에 분명 이상했다.
수사관들은 이후 스카일러의 아파트 주변 감시카메라를 반복해서 확인했다.
카메라에는 스카일러가 집을 빠져나와 차량에 탑승하는 장면이 남아 있었다.
셸리아와 레이첼의 초기 진술은 밤 11시경 스카일러를 태웠다가 자정 전후에 집 근처로 돌려보냈다는 흐름이었지만, 영상은 스카일러가 새벽 0시 30분경 차에 타는 장면을 보여줬다. 이러한 시간 차이는 단순한 오차로 치부하기엔 불가능해 보였다.
또 하나의 문제는, 영상에 스카일러가 집으로 돌아오는 장면이 없었다는 점이다.
두 친구는 스카일러를 집 근처에 내려줬다고 했으나 감시카메라에는 그 귀가 장면이 확인되지 않았다. 만약 스카일러가 최소한 실제로 집 근처까지 돌아왔다면, 적어도 어느 시점에는 다시 아파트 주변 영상에 잡히거나 이후의 행적을 설명할 다른 자료가 나와야만 했다.
허나, 스카일러가 집을 나간 기록은 있었지만 돌아온 기록은 없었다.
수사기관은 스카일러, 셸리아, 레이첼 세 사람의 온라인 기록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셋은 당시 많은 또래들처럼 SNS인 트위터를 활발히 사용했고 친구 관계의 감정과 일상도 그곳에 고스란히 남겼다.
이 과정에서 스카일러가 실종 전 남긴 글들이 세 사람 사이의 갈등을 암시하는 정황으로 다시금 읽혔다. 사건 직전 스카일러는 친구들에 대한 불만, 신뢰 문제, 배제감을 드러내는 글을 올렸다.
물론 이것만으로 범행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베프 관계의 셋'이라는 외부의 전형적인 인상과는 다른 내부 균열이 보였다.
셸리아의 온라인 활동은 다른 의미에서 주목됐다.
스카일러가 실종된 뒤에도 셸리아는 평범한 십 대의 일상을 올렸다. 사라진 소꿉친구이자 베프인 친구를 걱정하거나 그리워하는 듯한 글도 남겼다.
결정적인 수사의 변곡점은 휴대전화 기록에서 나왔다.
그간 스카일러의 실종과 관련해 수개월 동안 큰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중, 수사기관은 셸리아와 레이첼의 휴대전화가 사건 당일 새벽 4시 무렵 웨스트버지니아주 블랙스빌 일대에 있었다는 자료를 확보한다.
두 사람은 자신들이 스카일러를 내려준 뒤 각자 집에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해 왔지만, 통신 기록은 두 휴대전화가 그 시각 집이 아닌 다른 지역에 있었음을 가리켰다.
이후 수사관들은 교통카메라와 지역 상점의 감시영상을 추가로 확인했다.
고해상도 카메라가 설치된 쉬츠 주유소 영상에는 셸리아의 차량과 일치하는 차가 자정 이후 0시 39분경 스카일러의 집 인근을 지나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차량은 스카일러를 태웠고, 이후 셸리아와 레이첼의 전화기는 새벽 4시 무렵 블랙스빌 인근에 있었다.
여기서 사건의 방향이 바뀐다.
경찰은 더는 '스카일러가 어디로 갔는가'만 묻고 있지 않았다.
셸리아와 레이첼이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가 수사의 중심으로 들어왔다.
두 사람의 진술은 서로 닮아 있었으나 영상 기록과 통신 기록은 그 이야기를 지지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들이 같은 거짓말을 공유하고 있다는 쪽에 근접하고 있었다.
수사는 두 사람의 디지털 기록, 이동 기록, 진술의 모순을 계속해서 압박해 나갔다.
특히, 레이첼의 집에 대한 압수수색도 그러했다. 그녀의 전자기기와 개인 일기까지 확보됐다.
허나, 이 단계에서도 두 사람은 기본적으로 같은 스토리라인을 유지했다. 함께 돌아다녔고, 스카일러를 내려줬으며, 그 뒤로는 모른다는 설명이었다.
수사기관은 결국 거짓말 탐지 검사를 활용하기로 한다.
이제는 많은 이들이 이 거짓말 탐지 검사에 대해 회의적이겠으나..
이 검사의 과학적 및 법적 한계와 별개로..
대중엔 일반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실제 수사 현장에서 피조사자의 심리적 압박을 높이고 기존 진술의 균열을 확인하는 도구로 쏠쏠하게 쓰이기도 한다.
2012년 11월.
수사기관은 셸리아를 불러 거짓말 탐지 검사를 진행했고, 검사에서 거짓 반응이 나온 뒤 셸리아는 기존 진술을 일부 변경한다.
그녀는 자신과 레이첼이 스카일러를 새벽 0시 30분경 태운 사실을 인정했다. 허나 그 뒤의 설명은 여전히 들어맞지가 않았다. 셸리아는 스카일러가 곧 차에서 내려 파티에 가겠다고 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즉, 스카일러를 태운 시간은 객관 기록에 맞춰 수정했지만, 스카일러가 어디서 어떻게 사라졌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는 설명을 유지한 것이다.
이어 수사기관은 레이첼에게도 거짓말 탐지 검사를 요구했다.
그리고..
여기서 수사는 빠르게 정상궤도로 올라선다.
레이첼은 검사장으로 향하는 길에서 무너졌다.
자신의 부친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경찰 사무실로 가던 중, 그녀는 움직이는 차에서 뛰어내려 내달리기 시작했다. 일부 기록에 따르면, 그녀는 셸리아의 집으로 향했다고도 한다.
이 행동은 단순한 돌발 행동으로만 보기 어렵다.
당시까지 셸리아와 레이첼은 같은 이야기를 유지해 왔고, 그 이야기는 감시카메라와 휴대전화 기록 앞에서 계속 흔들리고 있었다.
만약 일부 기록의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레이첼이 검사 직전 내뺀 곳이 자신의 집도, 경찰서도, 변호사 사무실도 아니라 셸리아의 집이었다는 점은, 두 사람이 공유하고 있던 비밀이 심리적 압박으로 인해 어딘가가 터뜨려진 장면으로 읽힐 수 있는 것이다.
레이첼은 이후 정신적 붕괴를 겪는다.
그녀는 정신과 병원에 입원해 5일 관찰을 받는다.
이 단계에서도 사건은 여전히 공식적으론 해결되지 않은 상태였다.
스카일러는 여전히 실종자로 남아 있었고, 두 친구는 마지막 밤에 대해 말을 바꿔가며 버티고 있었다.
허나, 이제 레이첼의 상태는 더 이상 이전과 같지 않았다. 병원에서 나온 뒤 그녀는 변호사와의 면담을 요청했고, 2013년 1월 3일 경찰관과 FBI 요원이 있는 자리에서 약 4시간에 걸친 인터뷰를 통해 기존 진술을 뒤집는다.
그녀는 자신과 셸리아가 스카일러를 살해했노라 마침내 자백한다.
수개월 동안 유지되던 '태워줬지만 내려줬다'는 이야기가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레이첼의 자백은 그러나 곧바로 사건의 종결이 아니라, 수사기관이 실제 현장과 물증으로 검증해야 할 새로운 출발점이 됐다.
그래도..
적어도, 스카일러 니스 사건은 더는 단순 실종이나 가출 의심 사건으로 남지 않게 됐다.
수사기관 내부에서 사건은 더 이상 단순 실종이 아니라, 두 친구가 계획하고 실행한 살인사건으로 전환됐다.
2013년 1월 3일.
레이첼이 변호사와 수사관 앞에서 한 자백..
그것은, 자신과 셸리아가 스카일러를 죽였으며 스카일러의 유해가 어디에 있는지도 알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레이첼의 진술에 따르면, 범행은 우발적으로 벌어진 다툼 끝에 발생한 것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스카일러를 집 밖으로 불러내기 이전부터 흉기와 비닐봉지 등 범행에 필요한 물건을 미리부터 준비했고, 펜실베이니아주 경계 인근의 외딴 지역으로 향했다.
스카일러에게는 마리화나를 피우러 간다는 식의 명목이 제시된 것으로 정리됐다. 즉, 사건의 외형은 십 대 친구들의 새벽 외출이었지만, 자백이 사실이라면 그 외출은 처음부터 목적지를 가진 피해자 유인이었다.
여담으로..
범죄학적으로 '동기가 충동적이거나 빈약해 보인다'는 것과 '범행이 계획적이지 않았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즉, 강하고 분명한 살인 동기가 아닐지라도 충분히 계획살인의 범주에 해당할 수가 있다는 의미다. 흉기, 사후 처리용 물품, 외딴 장소, 피해자를 불러내는 방식이 사전에 준비됐다면 이미 범행의 계획성은 존재하는 것이다.
다시 돌아와..
레이첼은 두 사람이 숲에서 스카일러의 후방을 공격했노라 진술했다.
보도에 따르면, 공격은 두 사람이 숫자를 세는 방식으로 시작됐고 스카일러는 여러 차례 흉기에 찔렸다.
수사기관과 보도자료들은 스카일러의 자상을 50회 이상으로 설명했다. 이 숫자는 사건의 잔혹성을 과시하기 위한 장식이 아니라, 단순한 격투나 우발적이고 한순간의 폭발로 축소하기 어려운 공격의 지속성을 보여주는 법의학적 지표로 봐야겠다.
이제는 많은 이들이 아는 용어일 텐데..
이는 분명 오버킬이었다.
범행 이후 두 사람은 시신을 묻으려 했으나 단단한 지면 때문에 실패했고, 결국 숲속에 나뭇가지와 잔해로 덮었다고 진술됐다.
그 뒤 새벽 4시 무렵 블랙스빌 일대에서 포착된 휴대전화 기록은, 사건 이전에는 해명되지 않던 시간의 공백을 설명하는 자료가 됐다. 수사기관은 이 이동이 범행 뒤 증거를 처리하기 위한 동선이었다고 판단한다.
이 지점에서 레이첼의 자백이 기존 수사의 퍼즐을 꿰맞추기 시작했다.
새벽 0시 30분경 스카일러가 차량에 탑승한 감시카메라 영상, 셸리아의 차량으로 보이는 차가 블랙스빌 방향으로 이동한 주유소 영상, 새벽 4시경 두 사람의 휴대전화가 블랙스빌 일대에 있었다는 위치 기록, 그리고 '집 근처에 내려줬다'는 둘의 최초 진술까지.
스카일러는 돌아온 것이 아니었다.
처음부터 돌아오지 못할 장소로 이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허나..
자백이 나왔다고 해서 사건이 곧바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특히나, 공범의 자백은 법정에서 조심스럽게 다뤄진다.
한 공범이 다른 공범의 책임을 키우고 자신의 책임을 줄이려 할 가능성, 수사 압박 속에서 진술을 바꿀 가능성, 실지 기억과 사후 해석이 뒤섞였을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사기관은 레이첼의 말만으로 사건을 종결지을 수가 없었다.
자백은 끝이 아니라 물증을 찾아야 하는 출발점이었다.
무엇보다도..
사건의 가장 선제적인 물증일 스카일러의 시신이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상태였다.
레이첼은 수사기관을 스카일러의 시신이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헌데..
결론적으로 스카일러는 발견되지 못했다.
당시 해당 지역은 눈으로 뒤덮여 있어 성급하게 접근했다간 남아 있을 증거가 훼손될 수 있었다. 수사기관은 기다려야 했다. 자백을 법정에서 버틸 수 있는 물증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현장 보존이 필요했다.
눈이 녹은 뒤에야 수색이 재개됐다.
수사관들은 레이첼이 지목한 펜실베이니아주 브레이브 인근 숲에서 스카일러의 유해를 발견했다.
그리고 2013년 3월 13일, 당국은 그 유해가 스카일러 니스의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해당 발표는 실종 신고 이후 약 8개월 만에 나온 것이었다.
동시에, 가족과 지역사회가 붙잡고 있던 '어딘가에 살아 있을 가능성'은 그 순간 공식적으로 닫혔다.
한편..
실종 상태였던 스카일러의 유해가 끝내 확인됐다는 발표가 언론 및 미디어 등지를 통해 나온 뒤..
셸리아는 추모 글을 올린 데 이어 그로부터 17일 뒤인 2013년 3월 30일에는 'we really did go on three'라는 문장을 남긴다.
go on three는 영어권에서 흔히 사용되는 표현으로, 여러 사람이 동시에 특정 행동을 하려고 할 때, 예컨대 우리가 이해하기 쉽게 '셋 세면 시작하는 거다' 또는 '하나, 둘, 셋 하면 이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이러한 문구는 그저 SNS상에 가벼이 남기는 문구나 표현으로 볼 수 있겠으나..
그 당사자가 셸리아였기에 분명 불길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겠다.
수사기관은 이제 셸리아를 범행에 직접 연결할 물증을 찾기 시작했다.
레이첼의 자백은 셸리아를 공범으로 가리키고 있었으나 막상 셸리아는 계속해서 부인하거나 다른 설명을 내놓았다.
자백 직후, 수사기관은 곧바로 셸리아를 체포하지 않았다.
아니, 곧바로 체포로 넘어가기엔 아직 부족했다.
레이첼의 진술은 강력했으나 공범의 자백만으로는 부족했다. 당국은 녹음 및 감시하에 레이첼과 셸리아의 대화 중 유의미한 발언을 확보하려 했다. 해당 시도는 셸리아의 태도를 확인하는 자료는 됐지만, 체포와 기소를 밀어붙일 결정적 물증으로는 부족했다.
결국 사건은 다시 물증의 문제로 돌아갔다.
그리고..
결정적인 물증은 셸리아의 차량에서 나왔다.
수사기관은 셸리아의 차량과 관련 물품을 감식 대상으로 확보했고, FBI 감식 결과 차량 트렁크에서 발견된 혈흔 DNA가 스카일러의 것으로 확인됐다. 이제 사건은 레이첼 한 사람의 자백에만 기대는 구조를 벗어났다.
이제 더는 레이첼 한 사람의 말만 남아 있는 사건이 아니게 됐다.
스카일러는 셸리아의 차량에 탔고, 주검로 발견됐으며, 그 차량 안에는 스카일러의 혈흔이 남아 있었다. 셸리아와 레이첼의 기존 진술은 사건 시간표와 들어맞지 않았고, 휴대전화 기록은 그들이 집이 아닌 다른 지역에 있었음을 보여줬으며, 차량 감식은 마침내 스카일러의 혈흔을 확인했다.
자백, 시신, 통신 기록, 영상, 혈흔.
이 다섯 가지가 맞물리면서..
스카일러는 낯선 사람에게 끌려간 것이 아닌 게 확인됐다. 그녀를 새벽에 집 밖으로 불러낸 사람들은 스카일러가 가장 믿고 차에 탈 수 있었던 베프들이었다. 그 신뢰가 범행의 접근 경로로 이용됐던 것이다.
그렇게..
2013년 5월 1일, 수사는 공개적인 형사 절차로 넘어간다.
레이첼은 사전 합의된 절차에 따라 자수했고, 셸리아는 식당 주차장에서 체포됐다.
두 사람은 모두 성인으로 살인 혐의를 받게 됐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실종 전단 속에서 함께 걱정하는 것으로 비쳐지던 베프들이..
이제는 스카일러 니스 살인 사건의 피고인이 되고 있었다.
2013년 5월 1일 이후, 스카일러 니스 사건은 이제 공개적인 형사 사건으로 변모했다.
레이첼은 수사기관에 협조한 공범이었고, 셸리아는 레이첼의 자백과 물증이 가리킨 또 다른 실행자였다. 두 사람 모두 스카일러를 집 밖으로 불러내 살인까지 자행했지만, 법정에서의 위치는 서로 이미 달라져 있었다.
레이첼은 2013년 1월 자백을 통해 사건의 구조를 수사기관에 제공했다. 그녀의 진술은 스카일러의 시신 위치, 범행 장소, 사후 이동, 증거 처리 동선, 셸리아의 역할을 설명했다.
이러한 자백이 없었다면 수사는 훨씬 더 오래 지연됐을 가능성이 크다. 레이첼이 끝내 입을 열지 않고 스카일러의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두 사람이 빠져나갔을 수도 있었다는 말까지 나왔다.
여기서 잠시..
레이첼과 그녀의 변호사 측은 이른바 '플리 딜' 절차에 들어갔다.
미국 형사 절차에서 공범 중 한 사람이 수사에 협조하면 검찰은 더 낮은 죄명이나 권고형을 제시할 수가 있다. 이것은 '덜 나쁜 사람'이라는 자체적인 윤리적 판정이 아니라, 사건 입증을 위해 필요한 증언과 증거 확보에 대한 절차적 교환에 가깝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특히 공범 범죄에서는 내부자의 자백이 시신 위치, 범행 계획, 사후 은폐를 설명하는 핵심 자료가 될 수 있기에 같은 범행에 관여했더라도 협조 여부에 따라 법적 결과가 갈라질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돌아와..
레이첼의 자백과 협조 이후에도 셸리아는 자신의 혐의를 시종 부인했다. (수사기관은 물론 레이첼의 자백 사실을 비공개로 했음)
수사기관은 레이첼에게 셸리아를 만나게 해 녹음 및 감시하에 증언을 확보하려 했지만, 그 과정에서 끝내 충분한 자백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후 수사기관은 셸리아의 차량과 관련 자료를 감식 대상으로 확보했고, FBI 감식 결과 차량 트렁크에서 발견된 혈흔 DNA가 스카일러의 것으로 확인됐다.
셸리아는 처음 소년 사건 절차 안에 있었으나 이후 성인 법원으로 이관됐다.
2013년 9월, 검찰은 셸리아를 스카일러 니스 살인 사건의 두 번째 혐의자로 공개 식별했다. 그리고 그녀가 성인 법원에서 재판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배심은 납치, 1급 살인, 살인 공모 혐의로 셸리아를 기소했다.
해당 조치 이후 향후 절차는 공개 법정에서 진행될 수 있게 됐다. 당시 셸리아는 레이첼과 함께 스카일러를 집 밖으로 유인해 펜실베이니아 숲으로 데려가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여기서 '성인으로 재판받는다'는 표현은 단순한 문구가 아니다.
미국의 경우 소년 사건은 일반적으로 보호와 교정의 요소를 강하게 고려하지만, 살인처럼 중대한 범죄에서는 피고인의 연령이 낮더라도 성인 형사 절차로 넘어갈 수 있다. 이 경우 사건은 개인의 비행이나 학교폭력의 연장선이 아니었던지라 성인 법원이 다루는 살인사건으로 재분류된 것이다.
여기서 잠시..
미국의 소년사법은 주마다 세부 기준이 다르나 강력범죄에서는 미성년자일지라도 성인 법원으로 이송될 수 있다.
이러한 결정에는 범행의 중대성, 계획성, 피해 결과, 피고인의 나이와 성숙도, 교정 가능성 등을 함께 본다.
다시 돌아와..
말인즉슨, 스카일러 니스 사건에서 두 피고인이 모두 10대였다는 점은 '청소년 사이의 친밀한 관계 안에서 성인 법원이 다룰 수준의 계획살인이 발생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레이첼은 2013년 5월에 이미 2급 살인 혐의를 인정했다.
이는 그녀가 수사에 협조하고 스카일러의 시신 위치와 범행 구조를 진술한 대가로 도출된 법적 결과였다.
이후 2014년 2월, 그녀는 징역 30년을 선고받는다.
보도에 따르면, 레이첼은 선고 과정에서 스카일러의 가족에게 사과했다. 물론, 법정에서의 사과는 사건의 사실 관계를 바꾸지 못한다. 비록 형량과 절차의 일부가 될 수 있을지언정 피해자의 부재는 메우지 못하는 것이다.
셸리아의 절차는 더 늦게 정리됐다.
그녀는 처음에는 납치, 1급 살인, 살인 공모 혐의로 기소된 뒤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은 2014년 1월 20일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재판 직전 열린 절차에서 플리 딜을 받아들이며 1급 살인 혐의를 인정한다. 이 합의에 따라 웨스트버지니아주는 공모와 납치 혐의를 철회했고, 펜실베이니아주 역시 시신 은폐와 관련한 별도 기소를 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보도됐다.
2014년 1월 24일.
셸리아는 종신형을 선고받는다.
다만, 그 형은 웨스트버지니아 법에서 말하는 'mercy'가 붙은 종신형이었다.
즉, 완전한 무기징역과는 달리 일정 기간 복역 후 가석방 심사 자격이 생기는 구조였다.
이런 경우 미성년 범죄자에겐 15년 뒤 가석방 가능성이 생긴다. 따라서, 셸리아의 첫 가석방 심사 가능 시점은 2028년으로 정리된다.
한편, 레이첼은 30년형을 선고받아 10년 복역 후 가석방 심사 자격이 생기는 구조였다. 이후 그녀는 여러 차례 가석방 심사를 받았으나 거부됐고, 2026년 보도 기준으로 다시 현재인 2026년 6월 가석방 심사 자격이 생겼다. (아직 심사 여부 및 결과 자체는 확인되지 않음)
두 사람의 형량 차이는 사건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지점이겠다.
스카일러를 함께 유인했고, 함께 현장에 있었고, 함께 공격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도덕적 책임은 분리할 수 없다.
허나 형사절차는 도덕적 분노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레이첼은 자백과 협조를 통해 낮은 죄명과 유한형으로 정리됐고, 셸리아는 1급 살인을 인정한 뒤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같은 밤, 같은 차, 같은 숲으로 이어진 사건이었지만 법정에서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절차적 위치에 놓였다.
당연히..
스카일러의 부모에게 그 차이는 위로가 되기 어려웠다.
스카일러의 부친은 과거 인터뷰에서 셸리아가 사과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재판 과정에서 사과의 뜻을 전한 레이첼 역시 부부에게 딸을 돌려놓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해당 사건의 법정은 살인을 설명하고 처벌할 수는 있겠으나..
어째서 어린 시절부터 집에 드나들던 친구가 그런 계획을 세웠는지에 대해 부모가 받아들일 수 있는 답을 주지는 못했다.
한편..
형이 선고되면서 사건의 형사절차는 일단락됐다.
허나, 스카일러 니스 사건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 사건은 웨스트버지니아주의 실종아동 경보 체계, 청소년 실종을 가출로 분류하는 문제, 그리고 '친구'라는 관계가 범죄 사건의 위험 평가도에서 얼마나 쉽게 사각지대가 되는지를 남겼다.
그렇게 법정 이후 남은 것은, 스카일러의 이름으로 바뀐 행정적 제도였다.
스카일러 니스 사건은 법정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스카일러의 부모에게 있어, 딸이 왜 그토록 뒤늦게야 '위험한 실종자'로 인식됐는가라는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스카일러는 2012년 7월 6일 새벽 집을 빠져나갔고 같은 날 오후 4시 웬디스 근무에 나타나지 않았다. 허나 초기 단계에서 사건은 납치나 범죄 피해보다 가출 가능성이 큰 사건으로 다뤄졌다.
사실..
이러한 판단은 당시 정황만 놓고 보면 완전히 근거 없는 건 아니었다.
스카일러는 스스로 자신의 방 창문을 통해 나갔고 가까운 친구들과 몰래 외출한 것으로 보였다.
물론, 결과적으로 성급하게 내려진 분류는 중요한 경보 체계의 작동을 막았다. 당시 웨스트버지니아에서 Amber Alert 시스템(이상한 옴니버스에서 과거 '납치된 소녀 그리고 유산'라는 제목으로 자세하게 다룬 바가 있음)이 발령되기 위해서는 납치 정황 등 일정한 요건이 필요했고, 스카일러처럼 최초 가출 가능성이 제기된 청소년 실종은 즉각적인 경보 대상이 되지 않았다.
스카일러의 부모는 바로 이 지점을 문제 삼았다.
딸이 살해된 뒤 이들 부부가 요구한 것은 단순한 처벌 강화가 아니라 실종아동 경보 체계의 개선이었다. 스카일러가 가출로 여겨졌기 때문에 경보가 늦어졌다면, 다음 아이에게는 같은 공백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는 논리였다.
그 결과..
2013년 봄, 웨스트버지니아 주의회에서는 이른바 ‘Skylar’s Law’가 처리되기 시작했다. 법안은 3월 하원을 통과했고, 4월 상원을 거쳐 이후 주지사의 서명을 통해 법으로 확정됐다.
스카일러 법이라 명명된 해당 법은, 실종 아동에 대해 납치 증거가 확인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서 Amber Alert를 발령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방향으로 설명된다.
정확히 말하면, 스카일러의 죽음이 법을 만든 것이 아니라 스카일러 사건에서 드러난 제도적 공백이 법 개정의 명분이 됐다고 볼 수 있겠다.
여기서 잠시..
(대게 강력 범죄 사건만을 매체 및 미디어를 통해 접한 우리에게 있어 부당하게 느껴질 지 모르겠으나) 청소년 실종 사건에서 가출 가능성은 실지로 고려해야 할 수사 가설이다.
문제는 이 가설이 너무 빨리 중심 프레임이 되면 수색 강도, 경보 발령, 지역사회 제보 요청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피해자가 평소 생활 패턴에서 크게 벗어났고, 예정된 근무나 약속에 나타나지 않았으며, 마지막 동행자의 진술에 모순이 있을 경우에는 '자발적 외출'과 '범죄 피해 가능성'을 동시에 열어둬야 효과적이겠다. 스카일러 니스 사건은 바로 그 균형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스카일러의 부모는 이후 ‘Skylar’s Promise’라는 캠페인도 시작했다.
캠페인의 취지는 단순했다. 누군가가 다른 사람을 해칠 수 있는 말을 하거나 실제로 위험한 행동을 준비하는 것처럼 보이면, 그것을 친구들끼리의 농담이나 사소한 말다툼으로 넘기지 말고 책임 있는 어른에게 알리자는 것이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고자질'과 '위험 신고'의 구분이었다. 친구가 한 말을 어른에게 일러바치는 것이 아니라(청소년에게 있어서 민감한 사안이다), 누군가의 생명이나 안전이 걸린 신호를 무시하지 말자는 뜻이었다.
스카일러 사건에서 해당 캠페인이 무겁게 다가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보도와 법정 절차에서 정리된 내용을 종합하면, 셸리아와 레이첼의 계획은 범행 당일 갑자기 생긴 우발적 생각으로만 정리되지 않는다. 일부 자료는 두 사람이 스카일러를 해치겠다는 취지의 말이나 계획 관련 대화를 범행 전부터 했고, 주변 학생들 중 일부가 그런 대화를 들었지만 실제 살인 계획이라고 받아들이지는 못했다고 전한다.
물론, 이것을 '주변 사람들이 범행을 알고도 방치했다'는 뜻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십 대들 사이에서 과격한 말, 농담, 분노 섞인 표현, 친구 관계의 갈등 발언은 실제 위험 신호와 구분되기 어렵게 들릴 수가 있으니까. 누가 어느 시점에 어떤 말을 들었고, 그것을 얼마나 구체적인 계획으로 이해했는지가 별도의 문제겠다.
스카일러의 부모는 스카일러의 이름으로 장학기금도 만들었다.
스카일러가 생전 법을 공부하고 싶어 했다는 점으로 인해, 해당 기금은 웨스트버지니아대 법학 관련 학생의 학비를 돕는 방식으로 수행된다. 부모는 딸이 실제로 도달하지 못한 미래의 일부를 다른 학생에게 연결하는 방식으로 기억을 남기려 했다.
스카일러의 시신이 발견된 펜실베이니아의 외딴 장소 역시 추모 공간으로 바뀌었다.
스카일러의 부모는 그곳이 끔찍한 일이 벌어진 장소라는 사실을 지우려 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스카일러를 기억하는 장소로 바꾸고 싶어 했다. 사람들이 범행 장소를 그저 공포의 명소처럼 소비하는 것을 원치 않은 것이다.
한편..
셸리아와 레이첼은 이후 웨스트버지니아주 라킨 교정시설에 수감된 것으로 보도됐다.
자..
해당 사건의 마지막 질문은 결국 살인 동기로 돌아온다.
스카일러 니스 사건의 동기는 한 문장으로 귀결되지 않는다.
셸리아와 레이첼은 수사기관에 '스카일러를 좋아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동기를 설명했다고 한다. 그것은 살인의 잔혹성과 계획성에 비해 거의 아무것도 설명하지 못하는 문장이었다.
사건 전, 세 사람의 관계가 평온했던 것은 아니다.
스카일러, 셸리아, 레이첼은 말했듯 서로가 베프라 할 수 있는 가까운 친구 무리였다. 스카일러와 셸리아는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고, 고등학교에 들어간 뒤 레이첼이 합류하면서 세 사람은 함께 다니는 일이 잦아졌다. 외부에서 보기에는 그저 친밀한 관계의 세 친구였다.
허나, 사건 직전으로 갈수록 그 관계는 흔들리고 있었다.
그러한 균열은 SNS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스카일러의 트위터에는 친구 관계 안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불만, 누군가를 완전히 신뢰할 수 없다는 불신이 드러났다.
사건 이틀 전에는 둘과 어울리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짜증과 분노가 올라왔고, 사건 전날에는 누군가의 행동 때문에 더는 완전히 믿을 수 없다는 취지의 문장이 남았다. 마지막으로 남긴 글 역시 희망에 매달리는 듯한 짧은 문장이었다.
물론 SNS에 남은 몇 개의 트윗만으로 살인의 동기를 곧장 설명할 수는 없다.
십 대들의 SNS에는 과장된 말, 순간적인 감정, 관계 안에서의 서운함이 쉽게 남는다. 허나 이 사건에서 스카일러의 트윗은 적어도 한 가지는 보여준다.
세 사람은 사건 전까지 단순히 평온한 베프 관계로만 남아 있지 않았다. 그 안에는 배제감, 불신, 불만, 그리고 누군가에게 밀려나고 있다는..
청소년기에 있어 치명적이고도 위협적으로 다가오는 감각이 도사리고 있었다.
다들 경험했다시피, 청소년기에는 또래집단이 단순한 친구 관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 시기의 친구는 여가를 함께 보내는 상대일 뿐 아니라 자신이 누구인지 확인하는 거울이고, 학교와 지역사회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는 기준이다. 성인의 눈에는 사소한 다툼처럼 보이는 일이 당사자인 10대에게는 소속의 상실, 정체성의 위협, 배신, 모욕으로 점철될 수 있다.
특히 세 명으로 이루어진 가까운 친구 관계는 불안정해지기가 쉽다.
둘이 급격히 밀착하면 나머지 한 명은 쉽게 주변부로 밀려난다. 그 배제는 단순한 외로움이 아니라, '내 자리를 빼앗겼다'는 감각으로 바뀔 수 있다.
청소년기의 관계 갈등이 위험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아직 감정을 거리 두고 해석하는 능력이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는데, 또래집단 안에서의 인정과 소속감은 너무도 크고 중하게 느껴진다.
해당 사건에서 스카일러의 SNS는 바로 그런 균열의 흔적이다.
살인의 직접적인 증거는 아니다. 하지만 세 사람의 관계가 이미 흔들리고 있었고, 스카일러가 그 관계 안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느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이다.
후속 보도와 2023년 레이첼의 가석방 심리에서는 여기에 더 구체적인 설명이 덧붙는다.
레이첼은 자신과 셸리아 사이에 비밀스러운 관계가 있었고 그 관계가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또한 그 관계를 둘러싼 긴장과 적대감과 더불어 당시 자신들이 그런 갈등을 감당하지 못했다는 식으로 설명했다.
이 설명은 분명 동기 부분에 있어서 중요한 대목이다.
다만, 이를 그대로 최종 동기로 확정해서는 안 된다.
첫째, 이것은 사건 직후 수사기관이 처음 확보한 동기 설명이 아니라 수년 뒤 가석방 심리에서 나온 레이첼의 후행 진술이다.
둘째, 셸리아 역시 같은 동기를 공개적으로 동일하게 인정했다는 공식적인 자료가 확인되지 않는다.
셋째, 이 설명을 잘못 다루면 사건이 그저 '동성애적 관계 때문에 벌어진 살인'처럼 단순하게만 해석될 위험과 여지가 있다.
이 사건에서 문제의 핵심은 성적 지향 자체가 아니다.
문제는 비밀 관계, 노출에 대한 두려움, 친구 관계의 배제와 적대, 관계 안에서의 권력 불균형, 그리고 그 갈등을 살인으로 해결하려 한 두 사람의 선택에 있다.
2012년의 지역적 시대적 배경도 함께 봐야 한다.
사건이 벌어진 곳의 생활권은 웨스트버지니아주 스타시티와 모건타운 일대였다.
모건타운은 웨스트버지니아대가 있는 대학 도시권이므로, 이 지역을 단순히 폐쇄적인 시골 기독교 마을로 그리는 것은 부정확하겠다.
허나 2012년 당시 웨스트버지니아 전체의 법적 및 사회적 환경은 지금과 확연히 달랐다. 동성결혼은 아직 인정되지 않았으며 동성 관계의 공개는 많은 10대에게 가족, 학교, 교회, 지역사회에서의 평판 문제와 연결될 수 있었다.
특히, 2012년 당시 웨스트버지니아에서는 동성결혼이 합법화되지 않은 상태였다. 웨스트버지니아에서 동성결혼이 가능해진 것은 2014년 10월이다.
여론도 당시에는 매우 비우호적이었다. 2011년 Public Policy Polling 조사에서 웨스트버지니아 유권자의 19%만 동성결혼 합법화에 찬성했고 71%가 반대했다. 2013년 조사에서도 찬성 23%, 반대 70%로 정리된다.
따라서 2012년의 10대가 자신과 친구 사이의 비밀스러운 동성 관계가 드러날 수 있다고 느꼈다면, 그것을 단순한 연애 비밀 이상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은 존재한다.
특히 가족, 학교, 교회, 지역사회에서의 평판을 강하게 의식하는 청소년에게는 '아우팅' 또는 관계 노출이 생활 전체의 붕괴처럼 체감될 수 있다.
때문에..
만약 셸리아와 레이첼 사이의 비밀스러운 관계가 실지로 사건의 중심 갈등 중 하나였다면, 그 관계가 드러날 수 있다는 두려움은 두 사람에게 과도하게 크게 느껴졌을 가능성이 있다.
10대에게 관계 노출은 단순한 연애 비밀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그것은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어떻게 보일지, 부모와 친구들이 자신을 어떻게 판단할지, 학교 안에서 어떤 소문이 돌지, 기존의 자기 이미지가 어떻게 무너질지의 문제로 받아들여질 수가 있다.
청소년기는 평판의 무게가 과도하게 커지는 시기다.
성인에게는 시간이 지나면 정리될 수 있는 소문이나 관계 갈등도, 10대에게는 '이제 다 끝났다'는 식의 총체적 파국으로 다가올 수가 있다. 특히 성적 정체성, 연애 관계, 친구 집단 안에서의 배제와 같은 문제는 또래집단의 시선과 결합할 때 훨씬 더 크게 증폭된다.
다만, 이것이 살인을 설명하는 면죄부가 아니다.
'비밀이 드러날까 봐 두려웠다'는 설명은 범행의 배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그것이 살인을 납득시키지는 못한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피의자의 일방적인 진술에 해당하고 말이다.
해당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이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가 아니라 그 감정을 어떻게 처리했는가다.
그들은 대화를 택하지 않았고 관계를 끊는 것도 택하지 않았다. 그들은 스카일러를 외딴곳으로 유인했고, 흉기와 사후 처리 물품을 준비했으며, 함께 공격했다.
그 점에서 사건의 동기는 두 겹으로 읽어내야 한다.
표면으론 '더 이상 좋아하지 않았다'는 공허한 말이 있다.
그 아래에는 세 친구 관계의 붕괴, 둘의 밀착과 한 명의 소외, SNS에 남은 배제감과 불신, 비밀스러운 관계의 노출 공포, 그리고 2012년 웨스트버지니아라는 시대 및 지역적 배경이 겹쳐 있다.
이 중 어느 하나만으로 사건 전체를 설명할 수는 없다. 이 요소들은 함께 놓였을 때, 왜 이들이 스카일러를 단순히 싫어한 것이 아니라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까지 밀어붙였는지를 이해하는 단서가 된다.
50회 이상의 자상도 이러한 맥락에서 조심스럽게 헤아려야만 한다.
보통 오버킬이라고 하면 단순한 몸싸움이나 한순간의 충동으로 보기 어려운 공격의 지속성을 보여준다. 법의학적 및 범죄학적 의미에서 이러한 반복적 공격을 해당 범주로 논의할 수 있고 말이다.
허나..
오버킬은 필요 이상의 폭력이 가해졌다는 뜻이지, 자동으로 어떤 특정한 하나의 감정을 증명하는 용어는 아니다.
특히나 해당 사건의 경우 보통 오버킬을 설명하는 단독범이 아닌 공동범에 의한 살인이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그럴 경우..
강한 적대감, 확실히 죽이려는 의도, 공황, 두 사람이 동시에 움직이는 공동 범행의 기계적 진행,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멈추지 못하게 만드는 집단 심리가 겹쳤을 수 있다.
이렇듯 공동 범행에서는 한 사람이 멈추지 않으면 다른 사람도 멈추기 어려워지는 순간이 생길 수가 있다.
특히 두 사람이 이미 같은 비밀과 같은 계획을 공유하고 있었다면, 범행 도중의 폭력은 개인의 감정만이 아니라 둘 사이의 결속을 확인하는 행위처럼 변질될 수 있다.
이것은 '우리가 같이 하고 있다'는 위험한 동조를 만든다.
그리고 청소년기의 폐쇄적인 친구 관계에서는 이런 동조가 더 강하게 작동할 수 있다. 이건 비단 해당 사건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2인 이상 청소년 범죄에서도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그렇다고 해서 오버킬을 곧바로 '분노 때문에'라거나 '비밀 관계 때문에'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자상의 수는 공격의 지속성과 확실한 살해 의도를 보여주는 자료다. 허나 그 안에 어떤 감정이 어느 정도 섞였는지는 조심스럽게만 말할 수가 있다.
이 사건에서 분명한 것은 감정의 이름이 아니라 행위의 구조다. 두 사람은 스카일러를 불러냈고, 외딴곳으로 데려갔고, 사전에 준비한 흉기로 함께 공격했다.
결국 스카일러 니스 사건의 동기는 하나의 문장으로 정리되지 않는다.
'좋아하지 않았다'는 초기 설명은 너무 공허하고, '비밀 관계가 드러날까 두려웠다'는 후행 설명 역시 사건 전체를 완전히 닫아주지는 못한다.
더 정확한 정리는 이렇다.
세 친구 관계의 불균형, 또래집단 안에서의 소외감과 적대감, 비밀스러운 관계의 노출 공포, 2012년 웨스트버지니아의 사회적 배경, 그리고 두 사람이 공유한 계획성이 한 지점에서 겹쳐졌다.
그러한 겹침이 살인을 모두 설명해 주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사건이 단순한 '친구 사이 다툼'이 아니었음을 방증한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짚을 지점이 있다.
레이첼의 후행 진술에 대한 진위성에 대해서 말이다.
초기 자백에서와 달리 그녀는 2023년 가석방 심리에서는 자신과 셸리아 사이의 비밀스러운 관계, 그리고 그 관계가 드러날 수 있다는 두려움을 토로했다.
물론, 강조했듯 이 진술을 그대로 사건의 확정 동기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가석방 심리에서 나온 말은 언제나 조심해서 읽어야 한다. 수감자는 자신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설명해야 하고, 때로는 자신의 범행을 인간적으로 이해 가능한 이야기 안에 배치하려는 동기를 지닐 수가 있다.
'그냥 싫어서 죽였다'는 말보다 '비밀, 두려움, 관계의 압박이 있었다'는 설명이 더 설득력 있는 반성처럼 들릴 수도 있다. 따라서 레이첼의 후행 진술은 그 자체로 최종 결론이 아니라 다른 정황들과 함께 검토해야 할 자료인 것이다.
그럼에도 이 진술에는 어느 정도 무게감이 있다.
2012년 당시 웨스트버지니아의 사회적 분위기를 생각하면, 10대 여학생이 굳이 자신과 친구 사이의 비밀스러운 동성 간 연애 관계를 거짓으로 만들어낼 필요는 크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당시 미국 전역에서도 그러했지만, 웨스트버지니아에서 동성 관계의 공개는 지금보다 훨씬 무겁게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당연히 가족, 학교, 교회, 친구 집단 안에서의 평판 문제와 곧장 연결되며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 주변인들에게까지도 여파를 끼치는 문제였다.
이런 환경에 놓였었던 레이첼이 뒤늦게 그런 관계를 말했다는 점은, 적어도 셸리아와 레이첼 사이에 단순한 우정 이상의 밀착과 비밀성이 있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레이첼의 후행 진술은 셸리아와 레이첼 사이에 단순한 우정 이상의 밀착과 비밀성이 있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다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연성의 문제다.
'비밀 관계가 실제였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는 말과 '그것이 살인의 단일한 원인이었다'는 말은 엄연히 다르다.
이 사건에서 문제의 핵심은 성적 지향 자체가 아니라 그 관계가 비밀로 남아야 한다고 느낀 압박, 스카일러가 그 비밀을 알고 있거나 드러낼 수 있다는 두려움, 그리고 세 친구 관계 안에서 누적된 배제감과 적대감이었다.
따라서..
사건의 동기는 이렇게 정리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겠다.
"레이첼의 초기 설명인 '좋아하지 않았다'는 공허한 말에 불과하다. SNS와 주변 진술은 세 친구 관계가 이미 흔들리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후속 심리에서 나온 레이첼의 진술은 셸리아와 레이첼 사이의 비밀스러운 관계와 노출 공포를 동기 설명의 한 축으로 추가한다. 그리고 2012년 웨스트버지니아의 사회적 배경은, 그런 노출 공포가 10대에게 실제보다 더 거대하고 절박한 위협으로 체감됐을 가능성을 설명해 준다."
마지막으로 살인 동기와 관련해서..
해당 사건에서 또 하나 조심스럽게 짚을 수 있는 것은, 공범관계 자체가 범행의 심리적 배경으로 작동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살인은 피해자를 향한 폭력인 동시에, 일부 친밀한 공범관계에서는 공범 사이의 결속을 확인하거나 되돌릴 수 없는 공유 비밀을 만드는 행위처럼 기능할 수 있다.
특히 두 사람이 강한 비밀을 공유하고 있고, 그 관계가 외부로부터 위협받고 있다고 느낄 때, 범행은 단순히 '문제를 없애는 일'이 아니라 '우리가 같은 편임을 증명하는 일'처럼 왜곡될 수 있다.
이런 구조는 친밀한 2인 공범, 특히 청소년 공범관계에서 더 위험하게 나타날 수가 있다. 관계의 밀도와 폐쇄성이 범행 계획을 서로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폭력적 생각을 말하고, 다른 사람이 그것을 제지하지 않으며, 다시 첫 번째 사람이 그 반응을 동의나 충성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범행 계획은 둘 사이의 비밀 언어처럼 굳어질 수가 있다.
청소년기의 또래 관계에서는 이런 상호 강화가 더욱 위험해진다. 또래집단은 단순한 친구 관계가 아니라 정체성, 소속, 평판, 충성심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스카일러 니스 사건에서도 이 가능성은 특히 중요하다.
그러니까, 셸리아와 레이첼의 관계 자체가 범행의 배경 중 하나였을 가능성을(혹은 동기를 이루는 여러 가능성 중 하나였을) 배제하기 어렵다.
여기서 피해자는 단순히 '틀어진 친구'만이 아니었을 수 있다.
두 사람의 관점에서 스카일러는 그들의 비밀을 알고 있거나, 두 사람의 결속을 위협하거나, 관계의 불균형을 드러내는 존재로 인식됐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 인식이 사실이었는지 스카일러가 실제로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이 그렇게 받아들였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함께 계획하고, 함께 외딴 장소로 데려가고, 함께 공격하고, 함께 은폐하는 과정은 둘 사이에 되돌릴 수 없는 공유 비밀을 만든다. 그 공유 비밀은 정상적인 친밀감이 아니라 범죄를 매개로 한 결속이다. 말하자면 살인은 피해자를 제거하는 방식이면서 동시에 공범끼리 서로를 묶어버리는 방식이 될 수 있다.
50회 이상의 자상도 이 맥락에서 조심스럽게 읽을 수 있다.
반복적인 공격은 강한 적대감이나 확실한 살해 의지를 보여줄 수 있지만, 동시에 공동 범행의 진행 과정에서 서로를 멈추지 못하게 만드는 동조의 결과일 수도 있다.
한 사람이 멈추지 않으면 다른 사람도 멈추기 어렵고, 둘이 이미 같은 계획과 같은 비밀을 공유하고 있다면 폭력은 어느 순간 기계적으로 계속될 수가 있다.
이것은 오버킬을 특정 감정 하나로 설명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둘이 함께 저지른 범행에서 폭력이 어떻게 증폭될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주석이다.
따라서..
이 사건의 동기는 '스카일러를 싫어했다'는 말만으로도, '비밀 관계가 들킬까 두려웠다'는 말만으로도 충분히 닫히지 않는다.
보다 정확히는..
세 친구 관계의 붕괴, 비밀스러운 밀착, 노출 공포, 소외감과 적대감, 그리고 두 공범이 서로의 결속을 범행으로 확인해버린 구조가 겹쳐 있었다고 보는 편에 가장 무게가 실리겠다.
스카일러의 부모가 붙잡은 것은 복수가 아니라 반복을 막는 일이었다.
스카일러는 돌아오지 않았지만, 그녀의 이름은 법 안에 남았다.
Skylar’s Law는 이미 죽은 딸아이를 살려내지 못했다.
다만, 다음 실종 아동을 조금 더 빨리 찾기 위한 경보가 됐다.
사건 이후 바뀐 것은 범인들의 형량만이 아니었다.
실종을 바라보는 제도의 시선도 일부 바뀌었다.
너무 늦게 작동한 경보 체계가 스카일러의 이름을 빌려 고쳐진 것이다.
<ABC News/A teenage killer’s eerie tweets she sent after stabbing friend to death: ‘We really did go on three’> Lauren Effron & Gail Deutsch
<ABC News/How 2 teenagers plotted their best friend’s murder> Kieran McGirl & Tom Berman & Ed Lopez & Ivan Pereira
<CBS News/Skylar Neese Update: Prosecutors ID 2nd suspect in W. Va. teen’s murder> Iris Carreras
<PEOPLE/Inside the ‘Mean Girls’ Murder of 16-Year-Old Skylar Neese by Her Own High School Best Friends> Christine Pelisek
<PEOPLE/Where Are Skylar Neese’s Killers Now? Inside Shelia Eddy and Rachel Shoaf’s Lives 14 Years After Brutally Murdering Their Best Friend> Alex Gurley & Samantha Stutsman
<PEOPLE/Where Are Skylar Neese’s Parents Now? Inside Dave and Mary Neese’s Lives After Their Daughter’s Best Friends Cruelly Murdered Her> Lynsey Eidell
<PEOPLE/‘Would You Rather’ Game Turned Deadly — and a Chilling Confession Followed> Christine Pelisek
<The Guardian/West Virginia will not defend ban on gay marriage, attorney general says> Guardian staff and agencies
<TIME/The Heartbreaking True Story Behind Friends Like These: The Murder of Skylar Neese> Isabella Wandermurem
<U.S. Attorney’s Office, Northern District of West Virginia/Teens Charged With Murder of Skylar Neese> William J. Ihlenfeld I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