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의 팁을 받은 피자집 여성 직원
1984년 3월 30일 금요일 밤, 미국 뉴욕주의 대도시 용커스.
그리고 이곳의 동네 피자 맛집, 살스 피자리아.
인접 지역 경찰서의 형사 로버트 커닝햄은 동료 경찰관들과 살스 피자리아에 들렀다. 커닝햄은 벌써 7-8년가량 이 피자집을 드나들던 오랜 단골이었다.
살스 피자리아에는 24년 동안 근무해온 48세의 베테랑 웨이트리스 필리스 펜조가 있었다.
이날도 커닝햄은 펜조에게 자신 즐겨 먹던 조개 소스가 가미된 링귀니를 주문했다. 55세인 커닝햄 역시 30년 넘는 경찰밥의 베테랑으로, 동년배 격인 펜조와는 친구 사이와도 마찬가지였다.
즐겁게 식사를 마친 커닝햄은 돌연 장난기가 돌며 펜조에게 이렇게 제안했다.
"필리스, 로또 번호 같이 골라줄래? 만약 당첨되면 오늘 팁으로 당첨금 절반을 줄게."
한편, 펜조는 이를 흔쾌히 받아들이고는 둘은 각각 번호 세 개씩을 골랐다.
그리고 커닝햄은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근무지 맞은편 가게에서 로또를 구입했다.
다음날인 토요일.
형사과를 이끌던 커닝햄은 이날도 늦게까지 근무를 이어간 뒤 살스 피자리아에 들렀다.
펜조는 그런 커닝햄을 사뭇 근엄한 표정으로 맞이했다.
"로버트, 아무래도.. 우리가 어제 고른 번호가 당첨 번호랑 맞아떨어지는 거 같아."
마침 전날 구매한 로또를 가지고 있던 커닝햄이 반 장난식으로 받아들이고는 낄낄거리며 펜조와 함께 결과를 확인했다.
7, 9, 21, 28, 29, 43
번호 여섯 개가 모두 맞았다.
이번회차의 유일한 당첨 로또였다.
너무 좋아서 정신이 나갈 것 같던 커닝햄은 축하주 몇 잔을 들이켰고, 펜조와의 상의 끝에 혹시 모를 분실을 막고자 로또 용지를 경찰서에다 보관하기로 한다.
그리고..
커닝햄이 펜조에게 말했다.
"필리스, 내가 허투루 말을 내뱉는 사람이 아닌 거 알지?"
그렇게..
600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당첨금을 받게 된 커닝햄.
600만 달러는 현재 환율 대비 약 93억 원이며, 지금 가치로 거의 300억 원에 육박하는 금액이었다.
그리고..
커닝햄은 당첨금의 절반인 300만 달러를 펜조에게 분배한다.
당첨금 600만 달러는 세금 20%가 제외된 채 20년 동안 매년 약 286,000달러씩 지급되기로 했다.
여담으로..
미국 복권 및 도박 당첨금에는 공동 당첨자나 실제 수익자가 여러 명인 경우를 위한 세무 절차가 존재한다. 따라서 커닝햄과 펜조는 아마 20년 동안 당첨금의 절반씩을 받았을 것으로 사료된다.
한편..
커닝햄은 60이 넘어 은퇴할 때까지 형사 일을 계속했다. 그는 당첨금으로 가족과 함께 살 집을 새로 구매했고, 자신이 평소 염원하던 배를 한 척 샀으며, 나머지는 슬하의 네 자녀와 손주들을 위해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펜조 역시 평소 단골들을 애정했기에 살스 피자리아에서 계속 웨이트리스로 근무했으나, 3년 후 50줄에 들어서면서 자연스레 스스로 퇴직을 하기에 이른다. 그녀는 당첨금으로 가족과 함께 살 집을 새로 구매했고, 자신이 평소 염원하던 가족 하와이 여행을 떠났으며, 슬하의 자녀와 손주들과 은퇴 이후의 삶을 즐겼다고 전해진다.
"제가 하겠다고 한 일을 저는 합니다. 돈이 저를 바꾸지 않았으면 해요. 당첨 직후 아내에게 동업자가 있으니 정확히 반반으로 나눌 거라고 했죠. 그걸로 결정, 끝! 이었죠. 우리 가족은 원래 약속을 그런 식으로 여기는 사람들이거든요."
-로버트 커닝햄의 인터뷰
(다음의 영상이 당첨 직후 뉴욕 로또 측에서 제작한 광고로, 실지 당첨자인 로버트 커닝햄과 필리스 펜조가 그대로 출연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컨셉이었음)
본문에 삽입된 이미지는 둘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니콜라스 케이지와 브리짓 폰다 주연의 1994년 영화 <당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 스틸 컷)
참조
<New York Times / $3 Million 'Tip' for Yonkers Waitress>
<New York Times / Headliners; What Are Friends For?>
<New York Times / Our Towns; Jackpot: Two Lives Inspire Art>
<The Yonkers Ledger / Yonkers Waitress’s Lottery Win with Cop Inspires Hollywood Romance> Lindsay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