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과 반전 그리고 의혹과 의문의 소녀 실종사건

* 본 글은 단순히 범죄사건과 관련한 호기심을 충족시키고자 오락적 목적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사건의 악랄한 범행성을 알림과 동시에 범죄의 연보年譜를 통한 교육에 그 목적을 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어느 날..

네 살배기 여아가 집 앞에서 사라진 직후..

그 위를 뿌옇게 뒤덮은 건 반전과 반전 그리고 의문과 의혹이었다.

그날 그곳에서, 말레나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던 것일까.

1987년 4월 16일, 미국 테네시 오비온 카운티의 유니온 시티.

4살 말레나 차일드리스는 친모인 파멜라 베일리, 의붓아빠 조니 베일리, 그리고 이복오빠인 데이먼 베일리와 함께 살고 있었다.

이날 말레나는 집 앞마당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오후 3시 30분경.

집 앞의 말레나를 확인한 그녀의 엄마인 파멜라 베일리에게 얼마 안 가 차량 타이어가 미끄러지며 내는 굉음이 들려온다.

부엌 창문으로 내다보니 차량 하나가 뒷모습만 살짝 보인 채 황급히 사라져 버렸다. 파멜라의 뇌리로 순간 차에 치여 쓰러진 말레나의 모습이 스쳐 갔다.

허나, 바깥으로 내달린 파멜라의 시야 어디에서도 말레나의 모습은 포착되지 않는다.

주변 일대를 헤집고 다녀봤으나 딸의 흔적은 찾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오후 4시 15분경, 반쯤 정신이 나간 채로 파멜라는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한다.

(Unsolved Mysteries)

파멜라는 순간적으로 목격했던 차량의 특징에 대해 증언했다. 차량은 구형의 2도어 빨간 색상에다 켄터키 매크라켄 지역의 번호판을 달고 있었다.

이날 실종 전 이른 오후, 파멜라는 말레나와 데이먼을 데리고서 집에서 두 블록 떨어진 곳의 상점에서 사탕을 사고 있었다. 여기서 데이먼과 상점 주인은, 말레나가 문제의 차량 운전석 앞에서 무언가 짧게 이야기를 나누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한다.

허나, 차량을 목격했던 셋 모두 이 운전자의 모습을 직접적으로는 목격하지 못했다고 증언한다.

한편, 지역 경찰은 광범위한 수색에 돌입한다. 현장을 중심으로 인근 지역은 물론이고 도시 전반에 걸친 탐문이 이뤄졌다.

제1 용의인 빨간 차량의 주인을 우선적으로 추적했으며, 말레나의 친부와 의붓아빠의 알리바이도 확인했다.

하지만 1,000시간이 넘는 경찰의 본격적인 수사가 있었음에도 소득은 일절 없었다. 수백의 자원봉사자들까지 대거 참여하며 온갖 곳에 말레나의 사진이 실린 전단이 배포되고 지역 차원의 대규모 수색이 진행됐으나, 말레나의 흔적은 그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렇게 약 1개월 반 동안의 실종이 이어지면서, 파멜라는 제정신을 유지하기 버거워하며 정신적 고통과 탈진 증세를 호소하다 끝내 입원하는 처지가 된다.

실종 직후 취재진 앞에서 인터뷰하는 파멜라 베일리 (Unsolved Mysteries)

그러던 6월 8일.

병원에서 퇴원한 파멜라가 다이어스버그(테네시 카운티 소재지) 경찰의 사건 담당 수사관인 스탠 캐브니스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는 범인을 알고 있어요."

정말 충격적이었다.

그러니까..

파멜라가 스탠에게 털어놓은 이야기가.

"말썽을 부리길래 훈육을 하려다 순간 화가 나서 말레나를 세게 때렸어요. 그러자 말레나가 뒤로 넘어지면서 테이블 가장자리에 머리를 부딪혀서 죽고 말았어요.

시신을 처리하려고 저희 가족(파멜라의 친가)과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던 같은 지역의 P.L. 서머스에게 전화해 도움을 요청했어요.

그리곤 저희는 오비온 강(집에서부터 직선 도로를 따라 약 2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에다 말레나를 던졌어요."

경찰은 즉각 파멜라를 체포하는 한편 그녀가 주장한 공범자 서머스를 심문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동시에 수백에 달하는 구조대원 및 자원봉사자가 문제의 오비온 강을 뒤지기 시작한다.

(Unsolved Mysteries)

그렇게 5일에 걸쳐 강 일대를 샅샅이 뒤지나 끝내 말레나의 흔적은 찾을 수가 없었다.

서머스 심문 과정에선, 서머스가 자신은 파멜라를 최근 2년간 만난 적이 없다며 사건 당일의 알리바이를 제시했다.

2주 뒤인 6월 23일.

2급 살인 혐의로 기소되며 판사로부터 주립 정신병원 기관에서의 감정명령을 받은 파멜라가 공개적으로 또다시 충격적인 이야기를 내놓는다.

"저는 말레나를 죽이지 않았어요. 제 자백은 강압에 의한 거였어요.

저는 병원 입원 당시와 퇴원 후 복용한 약 때문에 정신상태가 평소와 달랐어요. 그런 상태에서 담당 수사관인 스탠 캐브니스가 거짓 자백을 강요했어요.

스탠 캐브니스는 말레나가 강에 유기된 물리적 증거랑 제가 유기하는 순간을 목격했다는 증인이 존재한다고 했어요. 그러면서 죄를 인정하지 않으면 증거와 증인에 의해 사람들이 저를 자식을 죽인 냉혈한 살인마라고 부를 것이며 전기의자형을 받게 될 것이라고도 했어요.

그리고는 그러한 일을 막으려면 실수로 사고로 인해 말레나를 죽이게 됐다고 자백하라며 협박했습니다."

이처럼 파멜라의 충격적인 이야기가 언론에 대서특필 되자..

당사자인 스탠 캐브니스가 기자회견을 열고서 다음과 같이 항변한다.

(Unsolved Mysteries)

"저는 그녀에게 어떠한 강요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스스로 자신이 저지른 일을 고백하며 그간의 깊은 죄책감과 후회를 토로했습니다. 자신이 딸에게 어떻게 했는지를 생생하게 묘사하면서 당시의 당혹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스탠은 이러한 항변과 함께 5분 분량의 당시 녹취록을 취재진 앞에서 공개했다.

정말 스탠의 말대로였고, 다시 여론은 반전된다.

녹취록에서 말레나의 시신을 강에 던졌다고 말하는 파멜라 (Unsolved Mysteries)

파멜라가 펼쳤던 주장은 또 있었다.

처음 자신의 범행을 도왔다고 진술했던 P.L. 서머스에 대해선, 자신이 어린 시절 그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사건 당일 그가 성적으로 접근해 오는 것을 거부하자 이에 분개해 말레나를 납치해 갔다고도 주장했다.

허나, 경찰의 수사에서 서머스에겐 확실한 알리바이가 있었기에 그는 용의선상에서 제외됐다.

이 밖에도, 파멜라는 마약 빚을 갚으려 말레나를 팔았다는 주장을 펼치다 철회한 바도 있다.

여담으로..

사건으로부터 몇 달 후, 서머스는 과거 어린 소년을 성적으로 학대한 증거가 드러나면 기소된다.

허나, 말레나 실종 사건과는 끝내 어떠한 연관도 밝혀지지 않으면서 관련하여선 기소가 이뤄진 바가 없다.

한편..

말레나가 당초의 자백을 철회한 데다 파멜라의 시신 역시 발견되지 않기에, 대배심에선 증거 부족을 이유로 기소 건을 기각한다.

실종 당시와 재판 과정에서 파멜라를 목격했다는 몇몇 제보가 있었다.

실종 6일째, 현장에서 약 160km 떨어진 테네시 멤피스의 한 미용실 직원으로부터 목격담이 발생한다.

60대로 보이는 여성과 20대로 보이는 여성이 6살 정도의 남자아이와 4살 정도의 여자아이를 동행한 채 방문했는데, 4살 정도의 여자아이가 계속해서 '엄마가 보고 싶어', '집에 가고 싶어'라고 울면서 떼를 썼다고.

그러자 60대로 보이는 여성이 아이에게, '말레나, 착하게 굴면 이따 영화 보여주러 갈게'라며 타일렀다고 한다.

이후 말레나 실종 기사를 본 미용실 직원은 두 소녀가 동일 인물인 것을 깨닫고는 경찰에 신고한다.

허나..

수사에 착수한 경찰이 미용실을 방문했던 그 여성을 찾아냈으나 문제의 소녀는 말레나가 아니었다.

이후에도 사전으로부터 수년간 말레나 목격담이 이어졌으나, 결론적으로 확인 결과 다른 사람이었거나 유의미한 제보가 아니거나 하는 식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사건 이후 켄터키 메이필드로 이사했던 파멜라는 자식도 낳으며 다시금 인생을 살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헌데..

2002년 4월 22일, 말레나가 실종된 지 15년하고 6일째가 되던 날 또다시 비극이 발생한다.

그리고, 이번 비극의 발생은 그 주체가 명확했다.

이날 파멜라는 12살 된 자신의 아들 케이시에게 서프라이즈가 있다며 차에 태워 근처의 외진 묘지가로 데려간다. 그렇게 그녀는 케이시의 눈을 파란 두건으로 가린 채, 'SON'이라고 새겨있는 어느 묘비(어느 부모가 자신들의 아들 묘비를 세운) 옆에 앉혔다.

그리고는..

그대로 숨기고 있던 칼을 치켜들어 아들의 목과 어깨 부위를 향해 두세 차례 휘둘렀다.

여기서 다행이도, 아들인 케이시는 저항한 끝에 도망치며 한 주민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병원에서도 따로 입원 조치가 없을 정도로 부상은 경미했다.

한편..

도주를 시도 하며 사건 다음 날 거주지로부터 100km 넘는 곳에서 체포된 후 살인미수로 기소된 파멜라는, 자신이 사건 당시 완전하게 정신을 잃은 상태였으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다.

재판 결과..

파멜라는 유죄 선고 이후 항소하지 않으면서 10년형의 징역형을 복역하게 된다.

또다시 시간이 흘러..

2012년 여름, 파멜라는 형기를 마치고서 출소한다.

이후 파멜라의 행방은 말 그대로 묘연해진다.

그녀의 소식은 끊긴 지가 오래됐으며, 자살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오나 확인된 바는 없다.

그리고..

말레나는 여전히 실종 상태이다.

말레나의 실종 당시의 모습과 성인이 됐을 무렵의 가상 이미지 (Tennessee Bureau of Investigation)

참조

<NWTN Today/Cold case investigation to focus on disappearance>
<The Charley Project/Marlena Danyele Childress>
<The Doe Network/170DFTN - Marlena Danyele Childress>
<Unsolved Mysteries/Marlena Childress>

-끝-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