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UFO 은폐 정보 폭로가, "한국이 거대 UFO를 보관 중이다!"

2017년 미국발로 시작된 "UFO 은폐 정보 폭로" 기류가 전 세계로 확산됐습니다.

50년대 처음으로 시작된 범대중적 UFO 이슈화가 90년대에 최고 전성기를 누렸고, 20년 만에 다시금 호황기가 찾아왔습니다.

이상한 옴니버스에서도 이러한 이슈화의 대표적인 주인공들(미국 정부 UFO/멕시코 외계인)을 다뤘었죠.

이번에 소개할 이야기는, 바로 우리나라 대한민국에 대한 것입니다.

2013년에 '청와대 UFO 사건'과 2015년에 '가평 UFO 사건'에 대한 분석을 소개한 이후로 아주 오랜만에 국내 UFO 관련 이야기를 주제로 하네요.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때는 지난 5월이었습니다. 미국에서 50년 만에 UFO를 주제로 한 의회 차원의 공개 청문회가 열립니다. 6월 5일엔, 내부 폭로자라 자청한 데이비드 그루쉬가 최초로 폭로 인터뷰를 갖습니다.

이러한 인터뷰에서,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비인간적 존재와 그들의 우주선에 대한 것들을 은폐해 왔다며 폭로(?)하죠.

이렇듯 전 세계 미디어가 UFO 이슈로 들썩이던 가운데, 이 분야 대표적 원로 인사가 침묵을 깨고서 공개적으로 발언합니다.

"내 정보원 중 펜타곤에서 10년간 아주 딥한 블랙 프로젝트(주: 존재 자체를 공개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극비 일급 기밀 프로젝트)에 몸담은바 있는 내부 폭로자가 있다.

그는 다양한 비밀 연구 기지에 배치됐었다. 오클라호마 로턴, 노스캐롤라이나 리서치트라이앵글파크, 캘리포니아 오렌지 카운티와 같은 곳에서 기밀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러한 프로젝트의 목적은 미 정부가 회수한 UFO에 대한 연구이다. 오클라호마 로턴의 지하 시설엔 회수된 UFO가 있다.

특히, 그는 한국의 서울 외곽에 위치한 시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곳엔 거대한 외계의 우주선이 존재한다. 이 우주선은 일종의 EWS(주: 전자적 수단을 통한 군사활동)에 의해 어느 산에 추락한 것이다.

그런데 우주선의 크기가 다른 장소로 옮기기엔 너무도 컸다. 그래서 아예 우주선이 추락한 장소를 변형시키고자 한다.

그렇게 산을 깎고 주변을 봉쇄해 UFO의 존재를 은폐해 왔다."

스티븐 그리어 (Variety Magazine)

이런 놀라운 발언을 한 인물은, UFO 내부 정보를 폭로하는 것으로도 유명한 스티븐 그리어였습니다.

그리어는 2001년 미국에서 '디스클로저 프로젝트'를 출범한 사람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미국 정부 관련 기관에서 재직한 경력이 있는 사람들을 포섭해, 정부가 그간 은폐해 온 UFO/외계인 정보를 공개적으로 폭로하는 프로젝트를 이끕니다. 이러한 프로젝트에는 직간접적으로 수백 명이 참여했습니다.

프로젝트 참여 인물들이 주장한 주요 논조는, 미 정부와 나사가 지난 수십 년간 지구에 추락한 UFO를 통해 역공학을 수행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폴로 14호의 달 탐사선 조종사였던 에드가 미첼 역시 그리어와 협업해 미 정부와 나사가 외계인의 존재를 은폐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었죠.

다시 돌아와, 작금의 UFO/외계인 이슈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이라면 가히 낯설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바로 최근 이쪽 분야의 뜨거운 감자이자 핫피플인 데이비드 그루쉬의 주장을 떠올리게 만들죠.

데이비드 그루쉬 (AP)

미 펜타곤 산하의 UFO 현상 조사기구에 속해 있었던 그루쉬 역시, 미 정부를 포함해 세계 각국의 정부가 지난 수십 년간 추락한 UFO와 외계인을 통해 역공학을 수행해 왔다고 폭로했었답니다.

그리어는 추가로, UFO/외계인 관련 블랙 프로젝트 연구 시설의 목록을 폭로합니다.

(Steven Greer)

바로 위의 이미지인데요, 128번에 보시면 한국의 서울이 포함돼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아래와 같이 모하비 사막에 위치한 블랙 프로젝트용 지하 군사기지 입구 사진도 공개합니다.

(Steven Greer)

자, 흥미진진하죠?

크기가 너무도 크기에 옮길 수도 없어 하릴없이 추락한 지역 자체를 은폐&위장한 기밀 시설이, 미국의 51구역 같은 곳도 아니고 바로 서울 근방에 떡하니 존재한다니!

한국전쟁 전후로 미국이 발견하고는 자신들의 관리하에 두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우리 대한민국 정부가 지금껏 기밀리에 협조하고 있는 걸까요?

한편, 호주의 유명 탐사 저널리스트이자 UFO를 전문으로 하는 로스 콜트하트 역시 이에 호응하듯 '내부 폭로자로부터 전해 들었다. 미국으로 옮기기에 너무도 큰 대형 UFO가 다른 나라에 추락했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그 위를 구조물로 덮어야 했다.'라는 공개 발언을 합니다.

여담으로, 콜트하트는 그루쉬의 최초 폭로를 인터뷰했던 사람입니다.

또 그루쉬와 같은 내부폭로자들을 미국 의회에서 증언할 수 있도록 돕는 유명 변호사 다니엘 쉬한은, 그리어의 디스클로저 프로젝트에도 참여한 바가 있습니다. 쉬한은 언론을 통해 내부고발자로부터, UFO 내부는 '시공간이 왜곡돼, 내부 공간은 축구 경기장만 한 크기이고 몇 분만 있어도 밖에서는 수 시간이 흘러있었다.'라 들었다고 주장합니다.

이렇듯 전 세계적으로 UFO/외계인 이슈가 부는 와중 원조 격 UFO 은폐 정보 폭로가의 발언이 있자, 영어권 커뮤니티에서도 적지 않은 이슈가 됩니다.

특히, 영어권 최대 규모 커뮤니티인 레딧 내의 이른바 UFO 갤러리에서 큰 화제가 됐죠.

그렇게 레딧의 서브레딧으로 UFO와 외계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UFOs에서, 그리어와 콜트하트가 발언한 문제의 장소가 어딜까를 두고서 추리가 펼쳐집니다.

실로 다양한 장소가 후보지로 나왔었습니다.

꼽아보자면 미군 기지, 국립중앙박물관, 동대문, DMZ, 수도권 매립지, 성주 사드기지, 정부과천청사 등이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가장 지지를 받은 후보지는 미군 기지와 국립중앙박물관이었습니다.

미군 기지의 경우 은폐가 용이하다는 점과, 한국전쟁을 전후로 미국이 거대 UFO를 발견하고는 처음부터 군사시설 아래에 두자는 속셈이 아니었을까 하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경우 우리가 생각하기에 다소 의외의 곳이죠. 영어권 외국인들은 해당 박물관의 거대한 규모(세계에서 13번째 규모임)와 더불어 1940년대에 설립됐고, 근처에 미군 기지가 있으며, 최근 대통령 집무실이 이곳 근방으로 옮겨졌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

허나 지금의 국립중앙박물관의 경우 실지론 1940년대에 설립된 것이 아니며, 기타 이유들 역시 현지인인 우리 입장에서 실소가 나올 수 있는 부분이죠.

한편, 지리한 추리 끝에 강력한 단독후보가 급부상합니다!

7월 8일 'Slipstick_hog'라는 유저가 발견한 곳으로, 위도 경도 37°24'49.5"N 126°55'42"E 인 곳이었습니다!

(Reddit/Slipstick_hog)

위 이미지가 바로 문제의 장소입니다. 읽어보실까요?

"안양항공무선표지소"

자, 여기가 어딘지 생소한 분들도 많으시죠?

이곳은 안양시에 위치한 군사시설입니다. '하늘의 길 도우미'라고도 불리는데, 상공을 운행 중인 항공기에게 방위와 거리정보를 제공하는 시설입니다. 전방향표지시설 VOR과 전술항행표지시설 TACAN 장비를 갖춘 항공무선표지소이죠.

쉽게 말해, 하늘길의 등대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산 정상 부근에 위치해있으며, 산길이 나 있고, 전통 사찰 망해암이 주변이 있으며, 안양에서 일몰 야경으로 1경인 곳이기도 합니다. 군사시설과 관광지가 접목된, 휴전 중인 우리 대한민국의 독특한 명소인 셈이죠.

(Reddit/Slipstick_hog)

아마, 외국인들 눈에는 이러한 게 이질적이고 신비롭게 다가왔나 봅니다.

산 속에 자리한 VOR과 TACAN을 지닌 항공 관련 군사시설, 주변으로 사찰이 있는가 하면 태연자약하게 일반에 공개된 관광로, 무엇보다도 해당 시설을 덮고 있는 UFO 모양의 거대한 구조물!

Slipstick_hog는 이어서 두 번째 관련 게시물을 올리면서 다음의 내용을 추가합니다.

"내 소식통으로부터 흥미로운 정보를 얻음. 이곳에 대해 괜찮은 지식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 같음. 해당 지역은 1950년 당시 군대가 배치된 것을 제외하고는 고정 인구가 없었음. 1950년에 거대한 돌 관으로 무언가를 묻고는 그 위에다 라디오 스테이션을 설치함. 해당 지역의 어떠한 VOR 시설에도 이러한 광범위한 규모의 석조 구조물은 존재하지 않음.

산을 오르는 길에는 사찰이 3개가 존재함. 알고 보니 그냥 단순한 사찰이 아니었음. 고려 말부터 조선 초까지 왕들이 직접 내방해 나라의 번영과 백성의 안녕을 기원하던 곳이었음"

이처럼 문제의 게시물이 올라오자 총 700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립니다. 그리고 그중 가장 많은 호응을 얻은 댓글은 다음의 '한국의 창조 스토리' 댓글이었답니다.

"한국인들은 우주에서 내려와 산에 정착한 강력한 존재에 의해 그들 문명이 시작됐다고 믿어. 이제는 이 이야기가 어디까지가 신화이고 어디까지가 실화인지 궁금해지네"

이에 대해 대댓글로 '수메르의 아눈나키랑 유사하네', '아메리칸 원주민들의 창조 스토리와도 비슷하네', '만약 우리가 치른 전쟁의 절반이 이런 UFO를 확보하는 목적에서였다면?', '저 사찰은 예로부터 비밀 UFO 접견지였던 셈이군', '우주에서 내려온 한국의 신이 k-pop이 있으라 하시매 k-pop이 있었다.' 등이 달렸습니다. 그들이 박혁거세 이야기도 알았더라면.

다음으로 많은 호응을 얻은 댓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의 산악 지형은 비밀 기지를 숨기기에 적합하므로 UFO가 숨겨져 있다고 해도 놀랍지 않음. 젠장, 나는 북한이 그들만의 비밀 UFO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고 의심함. 그들의 핵과 로켓 프로그램을 봐. 끔찍하고 후진적인 국가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성공적이잖아."

또, 어떻게 알았는지 안양항공무선표지소를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의 사장이 '윤형중'이라는 것을 언급합니다. 그가 이전에 국가정보원 제1차장이었다면서요.

한편, 해당 게시물이 이슈가 되면서 즉각 SNS 등지로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그리고 급기야, 타일러 로고웨이가 이를 직접 언급하며 자신의 SNS에다 장문의 글을 게시하기에 이릅니다. 로고웨이는, 항공정보 전문가이자 미국 내 유명 군사전문 매체 더 드라이브의 제작자이자 편집장입니다.

"지루할 틈이 없네요! 미국이 UFO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 내부고발자 데이비드 그루쉬, 그 그루쉬를 인터뷰한 저널리스트 로스 콜트하트가 미국이 너무 커서 이동시킬 수 없는 UFO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UFO로 인해 그 주변에다 구조물을 세워야 한다고요.

이로 인해 커뮤니티에서는 보물찾기가 시작됐습니다. 그 결과, 많은 이들이 한국의 서울에 있는 한 미스터리한 시설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 시설물은 산꼭대기로 세워진 270피트(주: 82미터) 너비의 거대한 원형 구조물입니다. 분명 흥미롭죠. 이 시설엔 한국 입장에서 거대 UFO를 숨기는 것 이상의 의미가 존재합니다.

위치와 건축 방식을 봅시다. 높은 지형에서 사방으로 시야 확보가 용이합니다. 해당 시설의 위치, 디자인, 그리고 산이라는 지형은 마치 맞춤 제작된 것과도 같습니다.

이 원형 시설의 중앙 배열은 항공기 항행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VORTAC입니다. 이 지역의 항공 교통에 중요 역할을 하고 있을 겁니다. 전방향 DME ​emitter 시스템이라 360도 시야가 핵심이죠.

(이하 한국 국방의 핵심인 군 항공 작전 지원에 매우 중요하며 한국의 독특한 안보 상황이라는 맥락에서 이해가 간다는 요지의 내용)

저는 이 시설물을 보자마자 '위에서 차량 운전 가능하겠네'라고 생각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이 위쪽이 커다랗고 평평한 구조물은 대공 시스템을 배치하기에 이상적인 장소가 돼 줄 겁니다.

센서 시스템 또는 AAA/미사일 배터리 배치가 가능한 넓은 면적을 제공하니까요. 이러한 탁 트인 시야는 언제든 닥칠지 모르는 공격으로부터 서울을 방어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겁니다. 또 대형 장비나 인력을 이동시키키 위한 헬기 접근도 용이하고요.

이 시설물은 바로 이러한 비상사태에서의 지원을 위해 설계된 것 같네요. 또 필요에 따라 보안 병력 보강 유무도 갖추고 있고요. 방공과 같은 특정한 군사작전을 위해 비상 벙커 용도로도 사용 가능하겠네요. 이러한 시설물은 한국에선 드물지 않습니다.

따라서 군용기를 포함해 항공 교통 지원이라는 현재의 중요 임무를 수행하고자 해당 위치에 이러한 시설물이 설치되는 건 다른 사용 사례들도 존재합니다. 이곳은 한국 최대 도시의 상공을 방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완벽한 장소입니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기능들이 운용되고 있는 이곳에 UFO도 함께 묻혀있는 걸까요?

그 대답은 여러분께 맡기죠.

분명한 건, 이 시설엔 그런 흥미로운 것보단 다른 목적들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해당 시설물과 관련된 Slipstick_hog의 게시물에는,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댓글들이 더 있답니다.

"세계에서 일어나는 전쟁들이 전 세계에 퍼져있는 UFO 및 포탈 포인트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

"현대 자동차가 이 모든 일에 관여된 건지 궁금함. 특히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인수한 후에는 더 그럼."

"삼성이 지닌 특허에 대한 의문이 풀림."

"한국이 지난 세월 그렇게 빨리 발전한 게 설명됨."

"왜 한국 구글맵 안 됨?"

어떤가요?

매번 외국의 UFO 사례를 건네 전해 들었었는데, 그들이 우리 땅의 UFO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니 신선하고 재미있죠? 우리 입장에서는 황당무계하면서도 귀엽게 느껴질 겁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찌 이리도 진지한 걸까요? 그건 바로, 커뮤니티 서브레딧의 성향으로 말미암아서입니다.

현존하는 영어권 UFO 커뮤니티는 크게 세 곳으로 나뉩니다.

AboveTopSecret.com, ​Metabunk.org, 그리고 레딧의 UFOs 서브레딧.

AboveTopSecret.com은 전통과 세월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2017년 뉴욕타임즈를 통해 최초 보도됐던 미 국방부 UFO 영상도 그 수년 전에 이곳에서 최초 유포됐을 정도로 명망 있는 곳이죠. 다만, 오랜 세월 UFO/외계인 비지니스맨&인플루언서들의 행각을 접하면서 유저 성향 대부분이 시니컬하고 냉담합니다.

Metabunk.org은 이상한 옴니버스에서도 몇 차례 언급한 바가 있는, 그리고 <당신이 혹하는 사이> 자문 당시 미 국방부 UFO 에피소드에서 우선적으로 섭외할 것을 요청하면서 아시아 최초로 국내 방송에 출연했던 믹 웨스트가 설립한 곳입니다. 믹 웨스트는 과학기관이 캠트레일에 대한 첫 연구로 인정한 논문을 쓴 사람이기도 하며, 2003년부터 미스터리와 음모론에 대한 폭로를 해오던 디벙커였습니다. 현재는 UFO 분석에 일신하며 BBC, CBS, CNN, Scientific American 등지에 UFO에 대한 회의론 패널로 섭외되는 단골 인물이고요. 따라서, 유저들 성향 역시 회의론에 기반한 분석 과정에 초점을 두고 있답니다.

그리고 레딧의 UFOs 서브레딧. 이곳 유저들 대다수가 親 UFO 성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단편적으로, 멕시코 외계인 미라 사건 당시 8:2 정도로 옹호론이 득세했을 정도죠. 물론 접근이 가장 용이한 커뮤이기에, 그 특성상 진위여부 상관없이 이른바 '떡밥 굴리기'에 보다 열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허나 분명 분위기를 주도하는 건 親 UFO 옹호론자들이기에, 가끔 초치는 회의론자들에겐 '쟤 여론조작하는 정부관련 댓글러임' 식으로 면박을 주기도 합니다.

이번 경우엔, '흥미로우니까 떡밥 계속 굴려보자'라는 분위기가 전반적이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간혹, '그리어랑 너네 전부 서울 가본 적 없구나'라고 초치는 회의론자가 있긴 했지만요.

한편, 이 '안양항공무선표지소 UFO 은폐설'이 적잖게 이슈가 되면서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답니다. 문제의 게시물에 누군가가 한국공항공사가 제작한 4년 전 안양항공무선표지소 소개 영상 링크를 공유한 겁니다.

바로 이 영상입니다. 영상 댓글을 보면, 뜬금없이 외국인들이 UFO와 외계인을 찾고 있는 걸 볼 수 있답니다.

또 안양항공무선표지소 구글 리뷰란에도 이러한 외국인들이 다수 침투해 리뷰란을 점령했답니다. '여기 UFO가 숨겨져 있습니다!', '진실은 저 너머에 있다'라고들 외치고 있죠.

만약 한국공항사와 안양항공무선표지소가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다면, 외국인들 대상으로 'UFO가 묻혀있는 곳. 이곳은 대한민국 안양!'이라는 슬로건을 이용해도 좋을듯싶네요.

자, 그럼 이제 최초 해당 사건의 단초를 제공한 그리어와 콜트하트에 대해 짚어볼까요?

(Energy Artist)

그리어는 90년대 당시부터 '외계인과의 텔레파시 접촉', '채널러 양성', '예지능력 개발'과 같은 초자연현상 기관을 꾀했던 인물입니다. 2001년부터는, 미국 정부 관련 기관에서 재직한 경력이 있는 사람 또는 사회적으로 직위나 이름이 있는 사람을 포섭해, 미국 정부가 외계인의 존재를 은폐한다는 음모론을 펼쳤고요. 그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다단계식의 회원을 유치했으며(등급별로 UFO/외계인 정보를 제공한다는 식으로), 미스터리/UFO 비즈니스 계통 진출을 원하던 많은 '인사'들이 여기에 동참했답니다.

디스클로저 프로젝트는 직간접적으로 수백 명이 참여했고, 주요 논조는 'PC, 광케이블과 같은 신기술은 1947년 로스웰에 추락한 UFO를 미국 정부가 역공학 한 것임'입니다. 또 프로젝트 참여 인물들은 정부와 나사가 이를 은폐한다, 외계인 해부 영상을 가지고 있다는 식으로 자극적인 이야기를 주장했었죠. 물론 단 한 번도 증명이 이뤄지거나 증거물을 공개한 적이 없답니다.

​한편 그리어와 직간접적으로 비즈니스에 얽혔던 사람들 거의 대부분이 이후 그리어를 피하곤 합니다. 그리어가 너무 극단적이라서죠. 그는 자신이 수천 건의 UFO 목격 보고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통령들과 CIA 국장들에게 외계인 관련 브리핑을 해왔고, 수십 년 동안 은하계 전역에서 외계인과 교신해 그들의 UFO를 소환해 왔다는 식의 주장을 펼칩니다. 그리고 이러한 식의 무리한 주장을 비즈니스 파트너들에게도 강요하죠. 천하의 에드거 미첼도 학을 떼고서 달아났다는 일화가 유명합니다.

참고로 아폴로 14호 승무원이었던 미첼은, 은퇴 직후 UFO/외계인/초자연현상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던 이 분야 원로입니다. '달에서 UFO를 봤다', '달에서 외계인의 기지를 봤다', '미국 정부와 NASA가 외계인의 존재를 은폐하고 있다'라는 주장을 하며 악명을 떨쳤었죠.

미스터리 마니아들은 그리어를 이쪽 바닥의 가장 깊은 심해 정도로 취급하거나(또 다른 심해로는 밥 라자르, 제이미 코벨이 있음), 존경심(?)을 담아 '사실 그리어가 파충류 외계인임'이라고 표현합니다.

허나, 개인적인 의견으론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그는 미스터리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코어층 공략'을 30년 넘도록 사전 의도 하에 충실히 임해 온 것이며, 그렇기에 일흔에 가까운 지금까지도 음모론 강연을 돌고 다큐멘터리를 찍어내는 것이라 봅니다.

미스터리/UFO 음모론 비즈니스 업계에서는, 고정 코어층이야말로 충성심이 가장 높고 종교와도 같은 믿음을 보내옵니다. 그리고 이런 코어층이 원하는 컨셉과 대전제는, '미국 정부가 오래전부터 외계인의 존재를 은폐 중이며, UFO와 외계인 시신을 보유 중이고, 이러한 기밀을 위해 대통령과 특수 조직이 존재하며, 지금 폭로자로 인해 내가 이러한 인류 최대의 비밀을 알게 됐다!'입니다.

이렇기에 그간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도 이러한 소재가 오래도록 히트를 쳤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영화가 있고 이런 음모론이 탄생한 게 아니라, 먼저 음모론이 유행하면 영화가 탄생한 거죠. 즉  <미지와의 조우>와 <E.T.>가 UFO와 외계인 붐을 일으킨 게 아니라, 이미 미국에서 20년 넘게 대중적으로 인기 있던 컨텐츠를 영화계에서 끌어 썼던 것입니다.

이러한 코어 소비층은 벌써 수십 년째 미국 미스터리/UFO 음모론 비즈니스를 떠받치는 고정 계층입니다. 이렇듯, 미스터리/UFO 음모론 바닥이 더 전통 있는 엔터테인먼트 판이라는 거죠.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판의 불문율! '코어층을 공략하라!'가 되겠습니다.

그럼, 콜트하트는 어떤 인물일까요?

(New Zealand Herald)

최근 이상한 옴니버스에서 집중해서 다뤘던, 멕시코 외계인 미라 사건의 주인공 제이미 마우산을 떠올리면 쉽겠네요.

멕시코 의회에서 외계인 미라가 공개된 이유 (JTBC 뭐털도사 자문건)

중남미 최고의 UFO 인플루언서 마우산은, 본래 저명한 저널리스트였다가 UFO/외계인 분야에 뛰어든 인물입니다. 그렇게 30년 넘도록 UFO/외계인 이슈들에 모두 발을 담구면서 지금은 자국 집권당 의원과 호형호제하며 공청회의 주인공 역할을 하고 있죠.

콜트하트 역시 처음엔 저명한 저널리스트였습니다. 마우산처럼 국제 수상 경력이 있는 언론인이었죠. 그러다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UFO/외계인 분야에 뛰어듭니다. 이제 그는 UFO/외계인 전문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입니다. TV 쇼나 인터뷰 및 저술을 통해 '당신이 우주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한 모든 것을 바꿀 놀라운 UFO 증거가 있습니다.'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답니다.

그렇게 이쪽 업계에 일신하면서 이제 제법 이름이 알려지고 마침내 그루쉬와의 최초 인터뷰라는 업적을 달성하기도 합니다. 허나 호주 내의 메이저 언론 등지에선 '저널리스트이면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UFO/외계인 증거를 한 번도 공개한 적이 없다'라는 비판이 존재합니다. UFO 커뮤에서도 '자기 오리지널이 있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주장이나 이야기를 그대로 갖다가 쓴다'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들이 있고요.

헌데, 뭐, UFO/외계인 비즈니스 업계뿐만 아니라 미스터리 비즈니스 업계 전반이 다 그렇지 않겠습니까. 지난 반세기 동안 누가 더 자극적이고 흥미롭게 어레인지해서 대중의 말초를 자극하는가가 비즈니스 포인트였으니까요.

여담으로, 이쪽 업계의 불세출의 작가 찰스 벌리츠가 있습니다.

(​WNYC Archive Collections)

현존하는 굵직한 미스터리 소재들을 60-90년대에 책으로 펴내면서 백만장자 반열에 올랐던 인물이죠. 그가 건드린 대표적인 소재들만 해도 '아틀란티스', '버뮤다 삼각지대', '필라델피아 실험', '로즈웰 사건', '1999년 지구종말', '노아의 잃어버린 방주'가 있죠.

흥미롭게도 그의 할아버지는 자신의 이름을 딴 언어학교 Berlitz Corporation을 설립했었답니다. 찰스 벌리츠를 거쳐 융성한 해당 학교는 현재 전 세계 70개국에서 550군데가 넘는 프랜차이즈가 존재한답니다.

이상한 옴니버스 블로그에서 다룬 해당 이야기

추가로, 미 정부가 UFO/외계인 정보를 은폐하고 있다는 데이비드 그루쉬와 관련한 이야기

-끝-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