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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무덤 위치가 숨겨져 있다는 역사적 명화

예수를 둘러싼 비밀, 그리고 시온 수도회!

이상한 옴니버스
이상한 옴니버스
- 18분 걸림 -

(Nicolas Poussin)

위 명화는 17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던 화가 니콜라 푸생의 대표작 <Et in Arcadia ego>이다.

푸생은 국왕 루이 13세와 재상 리슐리외 추기경(절대왕정을 완성시킨) 아래에서 수석 화가로 활동할 정도로 부와 명성이 대단했으며, 해당 그림은 이 다소 강압(?)적인 왕실 수석 화가 초청 직전인 1637-1638년의 작품이다.

그는 주로 종교와 신화를 주제로 작업을 했으며, 해당 그림 역시 아르카디아를 배경으로 목자들을 전면에 내세운 목가적인 종교화라고 볼 수 있겠다. (아르카디아는 목가적 유토피아&낙원을 의미하는 대명사적 지명, 목자는 신자인 양 떼를 돌보는 성직자를 의미)

자, 헌데 이런 역사에 이름을 남긴 화가의 명작에 거대하디 거대한 음모론이 얽혀있다면?

그리고 이러한 음모론이 역사적으로 가장 유명한 인물인 예수에 대한 것이라면?

해당 그림에서 목자들은 어느 돌무덤에 새겨진 다음의 라틴어 비문을 비탄, 충격, 난감, 좌절이 뒤섞인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라틴어는 지금까지도 바티칸에서 공식 언어로 사용하는 교회의 공식 언어)

Et in Arcadia ego 아르카디아에도 내가 있나니

과연, 이 무덤의 주인이 누구이길래 이러한 비문이 새겨져 있는 걸까?

그리고, 이 무덤을 발견한 네 목자는 어찌하여 이렇듯 당황해하는 걸까?

..애너그램이라는 것이 있다. 문자의 배열을 재배치해 본래 의미와 다른 의미의 단어 또는 문장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중세 유럽 무렵부터 암호문으로 즐겨 사용되던 방식이기도 하다.

무덤의 비문을 애너그램 화하면, 바로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온다.

Et in Arcadia ego
-> I TEGO ARCANA DEI 물렀거라 내가 하느님의 비밀을 지키고 있나니

이 문장대로라면..

무덤 안의 내용물이, 바로 하느님의 비밀을 품고 있다는 의미가 되겠다.

영국의 방송 작가였던 헨리 링컨은, 1969년 프랑스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프랑스의 미스터리 작가 제라드 드 세드가 집필한 <렌 르 샤토의 저주받은 보물Le Trésor Maudit de Rennes-le-Château> 책을 접한다.

"1885년, 수려하고 젊은 사제 베랑제 소니에르가 프랑스 남부 구석의 산맥으로 둘러싸인 소촌 렌 로 샤토로 부임한다. 2년 뒤, 그는 1059년에 마리아 막달레나를 위해 세워졌었던 마을 내 낡은 성당을 재건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복구 공사 도중 그는 우연히 제단 아래 내부에서 양피지가 가득한 기둥을 발견하고는 곧 큰 부자가 되기에 이른다.

이 양피지를 입수해 해독하자 다음과 같은 비밀 메시지가 나왔다.

이 보물은 다고베르트 2세와 시온 수도회의 소유이며 이곳에 잠들어 있노라

(주: 다코베르트 2세는 5세기-8세기에 걸쳐 프랑크 왕국을 다스리던 첫 번째 왕조 / 프랑크 왕국은 지금의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의 전신 / 시온은 예루살렘과 이스라엘을 상징하는 용어)"

성당 내부의 마리아 막달레나 제단. 베랑제 소니에르 사제는 10년에 걸쳐 지금 가치로 500만 유로에 해당하는 거금을 들여 재건을 했다. 성당 입구 기둥 위에는 라틴어로 '이곳은 무시무시한 곳이오'라고 새겨져 있다 (Wikimedia/Zartosht)

흥분 상태에 빠진 헨리 링컨은 1972년 BBC를 통해 <예루살렘의 잃어버린 보물인가?The Lost Treasure of Jerusalem?>라는 제목으로 렌 르 샤토의 보물과 추적하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고, 이에 힘입어 1974년과 1979년엔 각각 <사제, 그리고 화가와 악마The Priest, the Painter and the Devil>, <템플 기사단의 그림자The Shadow of the Templars>가 연이어 히트를 기록한다.

바로 이 3부작을 베이스로, 헨리 링컨은 미국 태생의 작가 리처드 레이 그리고 뉴질랜드의 사진작가 마이클 베이전트와 협업해 1982년 <성혈과 성배The Holy Blood and the Holy Grail>를 출간한다.

당시 전 세계 독자에게 충격을 선사하며 뜨거운 논쟁을 야기했던 해당 서적은, 바로 다음의 골자를 주제로 하고 있다.

"예수가 가짜 처형을 연출하며 죽음을 위장하고는, 자신의 아이를 잉태 중이던 추종자 마리아 막달레나와 함께 프랑스의 외딴 마을로 이른바 정치적 망명을 떠난다. 이곳에서 조용히 이어지던 예수의 혈통은 5세기경 프랑스 왕가와의 결혼을 통해 훗날 파리를 세우는 메로빙거 왕조를 형성한다. 베랑제 소니에르는 바로 이러한 사실이 담긴 양피지를 통해 교황청을 협박하며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유럽의 비밀 단체 시온 수도회는 예수의 이러한 비밀과 혈통을 수호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도."

아마, 여기서 여러분 대다수는 속으로 '다빈치 코드!'라고 외쳤을 것이다.

그렇다. 2003년 무명작가였던 댄 브라운이 출간한 이래 전 세계에 1억 부 가까운 판매 부수를 기록한 역사적인 베스트셀러! 2006년엔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로 7억 달러가 넘는 흥행 성공을 기록!

댄 브라운은 자신의 작품이 팩트를 기반으로 한다고 강조했으며 아이작 뉴턴, 산드로 보티첼리, 빅토르 위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같은 역사적 인물들이 시온 수도회의 수장을 역임하며 예수의 비밀과 혈통을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했다고도 주장했다.

<다빈치 코드>를 전후로 사람들이 <최후의 만찬>을 보는 관점이 달라졌을 정도! 사람들은 자신이 톰 행크스인 양 해당 그림을 골똘히 뜯어보기 시작했다 (Leonardo da Vinci )

사실..

<성혈과 성배>가 <다빈치 코드>의 원 소스이며, 댄 브라운은 여기에 자신의 뛰어난 문학적 창작력을 발휘해 전 세계를 매료시키는 작품을 창조해 낸 것이다. (<최후의 만찬> 그림 속 코드 음모론은 90년대에 성행하던 음모론에서 차용)

(작중 주인공의 할아버지 자크 소니에르의 이름은 사제 베랑제 소니에르에서 따온 것이며, 작중에 등장하는 주장들의 설명을 돕는 역인 레이 티빙Leigh Teabing은 <성혈과 성배>의 공동 저자인 리처드 레이Leigh와 마이클 베이전트Baigent->Teabing에서 따온 이름)

여담으로, 리처드 레이와 마이클 베이전트는 댄 브라운과 그의 출판사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가 있다.

자,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영국의 방송 작가였던 헨리 링컨은, 1969년 프랑스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프랑스의 미스터리 작가 제라드 드 세드가 집필한 <렌 르 샤토의 저주받은 보물Le Trésor Maudit de Rennes-le-Château> 책을 접한다.

이 구절을 상기해 보자.

당시 헨리 링컨은 너무고 감명을 받은 나머지 자신이 직접 추가적인 양피지 암호문을 해석하는가 하면 직접 제라드 드 세드와 만나 관련한 이야기로 날을 지새우기도 한다.

그리고 여기서, 둘은 암호문 가운데 니콜라 푸생의 이름을 도출해는 데에 성공한다.

니콜라 푸생. 예수회 조직과 파리의 초대 대주교 그리고 교황으로부터 초청을 받아 작업 의뢰를 받았던 명망 높은 인물. 프랑스 왕실의 수석 화가였던 그.

이러한 배경 뒤로, 혹시 시온 수도회의 일원이었던 그가 무언가 남몰래 수행하고 있던 것은 아닐까?

하여, 시온 수도회 수장 출신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자신의 대표작 <최후의 만찬>에 '코드'를 숨겨놨던 것처럼 푸생 역시 그러했던 것은 아닐까?

훗날, 제라드 드 세드가 이러한 주장과 함께 다음의 것을 헨리 링컨에게 귀띔해 준다.

"푸생의 그 그림에 나오는 무덤 말이오. 그 무덤은 바로 이 렌 르 샤토의 성당에서 10k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실제로 존재한다오."

베랑제 소니에르

그리하여..

헨리 링컨은 본격적으로 예수의 혈통에 얽힌 비밀과 시온 수도회에 대한 전설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푸생의 그림 <Et in Arcadia ego>과 관련한 몇몇 것들을 파헤치는 데에 성공한다.

그에 따르면..

문제의 사제 베랑제 소니에르가 비밀을 쫓던 과정에서 푸생의 그림을 통해 자신의 이론을 확인했으며, 과거 프랑스 국왕 루이 14세는 문제의 그림에 집착한 끝에 원본을 손에 넣고는 자신의 개인 보관소에 꽁꽁 숨겨놨다고 한다.

푸생은 렌 르 샤토와 인접한 까르두 산을 방문해 그곳을 배경으로 <Et in Arcadia ego>를 그린 것이었으며, 이 숲속 외딴곳에 바로 그림 속 석조 무덤이 존재했다.

한편..

1972년, 제라드 드 세드는 프랑스의 보물 사냥꾼 장 뻴레가 발견한 문제의 무덤을 자신의 이론과 함께 기사로 발표한다.

(Jean Brunelin)
(Jean Brunelin)
문제의 무덤 앞에서 주저 앉아 표면을 훑고 있는 제라드 드 세드 (Gérard de Sède)

자, 이제 고대하던 결말 부분이다.

그렇다면, 푸생의 <Et in Arcadia ego> 속 무덤은..

프랑스의 외딴 마을 렌 르 샤토로 망명해 그곳에서 조용히 생을 마감했던 예수의 무덤이었던 것일까?

Et in Arcadia ego 아르카디아에도 내가 있나니 / Et in Arcadia ego -> I TEGO ARCANA DEI 물렀거라 내가 하느님의 비밀을 지키고 있나니 는, 무덤 안에 예수가 잠들어 있으며 그 사실 자체가 삼위일체인 예수의 비밀을 의미한다는 것일까?

자..

제목을 따라 여기까지 잔뜩 흥분한 채 도달했다면..

결말을 아주 담백하고 간략하게 처리할 터이니, 미리 좀 가라앉히시기를.

사실, 이 무덤의 정체는..

프랑스 태생의 미국인 에밀리 로렌스(1863-1932)의 무덤이었다.

그녀는 1921년 이곳 부지 일대를 매입해 자신의 어머니(1843-1922)와 아들과 함께 이주를 왔다.

그리고 그녀가 사망하면서, 아들인 루이 로렌스는 자신의 할머니와 어머니를 이 무덤에 합장한다. (세상을 떠난 가족의 고양이 둘도 미이라화해서)

한편..

엔지니어였던 루이 로렌스는 난데없이 시작된 보물 사냥꾼과 작가, 제작자, 호사가들의 사유지 침입을 견디다 못한 끝에 1988년 무덤을 파괴하기에 이른다.

아니, 그럼..

앞에서 서술한 '예수의 비밀과 시온 수도회'의 장대한 이야기는?

모두..

거짓이었다!

모든 일련의 사태의 기폭제 역할을 한 피에르 플랑타르 (Pierre Plantard)

1920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제도사로 일하던 피에르 플랑타르.

1960년대 후반, 그는 미스터리 작가 제라드 드 세드에게 접근해 렌 르 샤토의 보물 전설과 자신이 연관 있다며 꼬득이기 시작한다. 그는 베랑제 소니에르 사제의 양피지를 꾸며내 자신을 메로빙거 왕조의 후손으로 둔갑시켰으며, 그렇게 제라드 드 세드와 헨리 링컨이 깜빡 속아 넘어간다.

헌데, 1971년 무렵 제라드 드 세드가 약속한 출판 인세 배분을 거절하면서 화가 잔뜩 난 피에르 플랑타르는 모두 자기가 벌인 사기극이었다고 공표하며 자폭을 하기에 이른다.

한편..

너무도 매력적인 이야기에 이미 심취한 제라드 드 세드와 헨리 링컨은, 결국 진실을 외면하고선 계획대로 '예수의 비밀과 시온 수도회' 스토리를 세상에 전파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10년에 걸쳐 해당 음모론을 가꿔온 헨리 링컨과 리처드 레이 그리고 마이클 베이전트는, 역시나 진실을 외면한 채 <성혈과 성배>를 출간한다.

그리고..

또 그로부터 20년 후, 미국의 무명작가였던 댄 브라운이 전설이 된 이 음모론을 차용해 문학작품으로 승화시키기에 이른다.

여담으로, 처음 시작 부분에 해당하는 베랑제 소니에르 사제의 전설의 경우..

1955년경 베랑제 소니에르가 재건한 성당 부근에서 빌라 베타니아라는 이름의 식당을 개업했던 요리사 노엘 코르뷔가 마케팅 홍보차, 사제가 루이 8세 가문의 보물을 발견했었다라는 거짓 전설을 꾸며내 퍼뜨렸던 것!

사실..

아주 아주 예로부터 야사격인 영지주의 내의 기독교 관련 전승에서 파생된 전설을 모티브로 예수와 관련된 전설 및 음모론이 존재해 왔으며, 특히나 프랑스 남부에서도 이러한 구전이 성행했었다.

심지어, 일본의 아오모리현에는 예수가 이주해 죽을 때까지 살았으며 일본인 여성과 결혼한 이래 그의 후손들도 그곳에 살았다는 전설이 존재할 정도.

결론적으로..

일련의 이야기는 개인의 사욕과 몽상이 聖人을 향한 관음 욕구를 기꺼이 소비하는 우리에게까지 도달했던 것에 불과하다.

한편..

피에르 플랑타르의 진짜 선조는 16세기에 호두를 기르던 농부였다고 전해진다.

(이와 같은 거짓 음모론을 둘러싼 일련의 이야기-국내에 정확하고 총망라된 채 전파되지 않은-가 궁금하다면, 이상한 옴니버스의 출간물 <세기의 음모론과 그 진실>에서 확인해 볼 것!)

(Nicolas Poussin)

자, 그렇다면..

푸생의 <Et in Arcadia ego> 속 아르카디아에도 내가 있나니 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혹시..

종교적 이상향인 낙원에서도 죽음(무덤)은 피할 수 없다는 진리를 설파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여기 두 부류가 있다.

당시 유대인들의 조혼 관습을 근거로, 30대의 예수가 결혼하지 않았을 리 없다고 주장하는 부류.

그리고, 당시 세레 요한이나 바울과 같이 유대교 랍비가 독신으로 지내는 게 어느 정도 용납됐으며 종교적 문제로 여러 해를 떠돌아다니던 사람 중 일부는 마흔이 될 때까지도 결혼을 미뤘다고 반박하는 부류.

헌데, 정말 이러한 것이 교리에 있어 핵심적인 취급을 받아야 마땅한 것일까?

정말 중요한 건 예수의 결혼 여부나 기적 행함의 진위일까?

시대에 휩쓸리지 않고서 평등하고 동등한 사랑을 설파했던 예수의 개혁 정신, 바로 그 정신에 대한 사모, 그리고 예수가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전하려던 메시지.

그것들이야말로 초기 기독교의 근본 교리가 아니었던가?

예수가 신이다, 아니다. 이 물음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죠?
-
영화 <다빈치 코드> 中

참조

<세기의 이상한 음모론과 그 진실> 이상한 옴니버스
<BBC/The Lost Treasure of Jerusalem?>
<BBC/The Priest, the Painter and the Devil>
<BBC/The Shadow of the Templars>
<Promenade initiatique dans les gorges de l'Aude> Gérard de Sède
<Rennes-le-Château Archive/Le tombeau des Pontils>
<Rennes le Château Etude Critique> Frank Marie
Michael Baigent & Richard Leigh & Henry Lincoln
Michael Baigent & Richard Leigh & Henry Lincoln
<The Rennes-le-Château Researcher/Time, Truth and Arcadianism>
<What They Don’t Tell You About Paintings - The Arcadian Shepherds - Nicholas Poussin> Aengus Dewar

-끝-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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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옴니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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