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웹 살인 청부업자 추적기
다크웹의 유명 살인 청부업자를 추적한 연구자와 해커!
본 글은, 제목 그대로입니다. 인터넷의 심연 다크웹. 이 다크웹에선 온갖 불법적인 페이지들이 존재한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그 소문 속의 페이지들 속에서 한 유명 살인 청부업 페이지를 추적한 연구자와 해커. 이 이야기는 바로 이들의 추적기입니다.

부자는 더 많은 것을 원한다.
가난한 사람은 더 많은 것을 원한다.
우리 모두는 더 많은 것을 원한다.
인생이란 게 너무 많은 것만으로는 충분하지가 않으니까.
간혹은, 이상한 것을 원하며 사람이 사람을 죽이기도 한다.
우리가 외면하는 사실 중 하나는..
이런 이상한 것을 원하는 사람의 수가 제법 되며..
'과정'이 간소화된다면 그 수도 훨씬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온갖 이상하고 기괴한 것들의 모임터라는 인터넷의 심연, 다크웹(Tor와 같은 특정 네트워크를 통해서만 액세스할 수 있는 비공개 인터넷 공간).
이 다크웹을 둘러싸고서 각종 불법적인 일들이 조장과 함께 모의 되고 있다며 풍문으로 전해진다.
그중 하나가, 바로 '살인 청부업'이다.

정보화 시대 및 사이버 범죄 등에 관련된 연구로 유명한 영국의 저술가 칼 밀러.
그는 자신의 연구를 통해 영국 다수의 언론 및 미디어로부터 수상 경력을 지니고 있으며, 특히 2024년과 2025년엔 영미권에서 방송 언론 부문 최우수 팟캐스트로 지목된 바가 있다.
이때 칼이 다룬 팟캐스트의 주제가, 바로 오늘의 이야기 되시겠다.
때는 2020년이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쳤고 대다수의 사람이 온라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던 시기였다.
칼 역시 마찬가지였다. 칼은 교묘한 암호화 기술 덕택으로 익명성이 보장되던 인터넷의 심연 다크웹을 탐닉하고 있었다.
당시, 이 다크웹을 둘러싸고서 불법적으로 무기나 약을 구매할 수 있고 원한다면 우라늄도 구할 수 있다는 소문이 이미 수년간 나돌고 있었다.
이런 무언가 반드시 비밀을 숨기고 있는 듯한 90년대풍의 다크웹 페이지들 속에서..
칼은 다음과 같은 소개의 페이지와 마주하게 된다.
"우리는 마피아입니다. 다크웹 덕분에 우리는 이제 당신과 직접 거래할 수가 있게 됐습니다.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면 우리와 거래하면 됩니다."
문제의 페이지는 닉네임으로 메시지를 남기고 가상화폐를 지불해 살인 청부를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칼은 함께 연구 작업에 참여 중이던 크리스 몬테이로에게 이 페이지를 공유했다.
크리스는 영국의 IT 전문가이자 해커였다. 그래서 크리스는 해당 페이지를 뜯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크리스는 아주 작은 일종의 기술적 허점을 캐치하며 기묘한 방식으로 페이지의 백엔드에 접속하는 데에 성공한다.
그렇게 칼과 크리스는 이 살인청부업자 페이지에서 청부 주문서들을 입수한다.
놀라웠다.
유럽 각지에서 수 천 달러에서부터 2만 달러에 달하는 주문까지 수두룩했다. 타겟에 대한 정보와 동선 그리고 살해 이유에까지 그야말로 신청자(?)들의 가지각색 사연(?)으로 가득했다.
게다가, 이 기괴하고 끔찍한 살생부(Kill List)는 계속해서 실시간으로 길어지고 있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몸소 체감한 칼은 지체 없이 경찰에 신고한다.
칼은 집으로 찾아온 런던 경찰청 소속의 두 경찰관에게 문제의 다크웹 살인 청부 페이지 해킹 과정 및 청부 주문서를 직접 보여준다.
두 경찰관은 칼의 정신에 문제가 있지는 않은지 걱정할 뿐이었다.
그렇게 경찰은 해당 페이지에 대한 수사에 돌입하지 않는다.
이에 칼은 청부 주문서들에 기입돼 있던 예비 피해자들의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직접 접촉하고자 시도한다. 심리학자와 협력해 상대방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대본을 짜기까지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결과는 놀라웠다.
일주일 내내 예비 피해자들은 관심 없다며 금세 전화를 끊기 일쑤였다.
경찰과 일반 시민 모두에게 있어 다크웹의 청부 살인업자는 그저 뜬구름 잡는 소리였던 것이다.
적어도 그때까지는.
칼은 어쩔 수 없이 최후의 수단을 가동했다.
현지의 언론인들을 섭외한 끝에, 칼의 말을 믿어주는 기자가 청부 주문서에 적힌 예비 피해자들의 집 주소로 찾아가 직접 대면하기로 한 것이다.
처음 접촉한 예비 피해자는 스위스 취리히 외곽에 살던 한 여성이었다. 현지의 기자가 직접 그녀의 집을 방문한 자리에서 줌 화상 통화로 칼에게 연결했다.
"먼저, 죄송합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기가 참 쉽지 않네요.. 누군가가.. 다크웹 청부살인 사이트에다 당신과 관련된 정보를 올렸다는 정보를 입수하게 돼서요."
"오, 별로 놀랍지 않네요."
"예?"
"지금 이혼 소송 중인데 그냥 진흙탕이거든요. 3년 정도 됐고요. 돈 문제가 얽혀있어요. 꽤나 많은 돈이요. 남편은 그 돈을 주고 싶지 않아 하고요. 그래서, 별로 놀랍지 않다고요."

그녀는 무척이나 의연했고 칼은 첫판부터 꽤나 놀랄 수밖에 없었다.
더 놀라운 점은,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이 다크웹 속 살인 청부 페이지에는 가짜가 아닌 진짜 청부가 접수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후 현지의 기자가 스위스 경찰에게 신고했다.
경찰은 그녀의 아파트 옆 방에서 부싯돌 칼, 삼단봉, 기관단총, 글록 9mm 권총, AK-47, 케이블 타이, 검은색 쓰레기봉투, 검은색 고무장갑, GPS 추적기, 자물쇠 따개를 발견한다.
헌데 놀랍게도..
이 옆 방을 비밀스럽게 임대한 이는..
바로, 그녀의 남편이었다.
칼이 문제의 살인 청부 페이지에서 품고 있던 의문 하나는, 이 암살자들이 매번 주문자에게 사정(무기 분실, 주소 탐색 문제, 경호 삼엄화 등)이 생겨 철수했으니 새로운 팀을 투입하는 데에 추가 요금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딜레이 통지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때마다 주문자들은 더욱 진지해져선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하거나 요금을 지불하는 식이었다.
그렇다.
이 모든 게..
그냥 그 자체가..
주문자들로부터 가능한 한 많은 돈을 갈취하고자 했던 거대한 위장 피싱이었던 것.
그러니까, 스위스 취리히 케이스의 경우 이 청부 업자들의 늦장 대응에 뿔이 난 남편이 직접 아내를 살해하려고 나섰던 것이다.
칼의 놀람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정말 놀랍고도 무서운 사실은..
살인 청부 주문자들의 정체였다.
주로 연인이나 부부, 내연 또는 삼각관계 속 사람을 제거하거나 약에 중독시키는 등의 사회적 말살을 원하던 이 주문자들은..
평범하게 주변에서 지나칠 수 있는 사회 각계각층의 근로자들이었다.
허나 '과정'의 간소화와 익명성이 이들의 순간적인 이상 욕구를 거세게 부추겼던 것이다.
이후 칼은 FBI와 비밀리에 협력하며 모든 청부 정보를 넘긴다.
그렇게 수년 동안 진행된 칼의 작업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175건의 유료 살인 청부가 폭로됐고, 2025년 여름 기준으로 32명이 체포됐으며, 28명이 유죄 판결을 받으며 총 180년가량의 징역형이 선고됐다.
물론, 앞으로도 더 많은 처벌이 이어질 예정이다.
에필로그

칼은 청부 살인 주문자들이 기본적으론 평범한 사람들이고 최소한 겉으로도 정상적인 삶을 완벽하게 유지 중이던 이들이었노라 술회한다.
다만, 주문자들 모두 공통적으로 가깝고 친밀한 관계에 대한 통제 갈망을 지녔었다고 한다. 이들은 사물이나 관계에 대한 통제 필요성이 다른 사람들보다 높았으며, 궁극적으론 그러한 통제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꺼이 살인 의지를 드러내는 부류였다고.
그리고, 그간 어렵고 위험하며 두려웠던 살인에의 과정이 다크웹을 통한 익명성 및 청부를 통한 과정의 간소화로 인해 그 진입 장벽이 확연히 낮춰졌던 것이라 칼은 분석했다.
에필로그2
한편, 칼이 별도의 자체적인 조사를 진행한 결과..
문제의 다크웹 살인 청부 페이지를 운영하는 그룹은 루마니아의 사이버 범죄자 일당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들은 몇 년 전 루마니아 전역에서 일어난 대대적인 기습 작전을 통해 체포됐다고 전해진다.

참조
<TED/Inside a dark web kill list> Carl Miller
(따로 출처 표기가 없는 이미지는 이상한 옴니버스가 AI를 통해 생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