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발견한 비디오테이프에 담겨있던 범죄 영상
길가에서 발견한 비디오테이프에 범죄자가 촬영한 영상이!
* 본 글은 단순히 범죄사건과 관련한 호기심을 충족시키고자 오락적 목적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사건의 악랄한 범행성을 알림과 동시에 범죄의 연보年譜를 통한 교육에 그 목적을 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1989년 8월 15일이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스톡턴의 어느 도로변에서였다.
이날 알폰소 루아는 아내와 아들과 함께 인근의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헌데, 너무도 무더운 날씨로 차량이 과열되면서 이상 증세를 보였다.
알폰소는 하릴없이 차를 세우고서 보닛을 열어 점검을 하고는 외부 도움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민가를 찾아 나선다. 전화를 빌리려고 말이다. (배경이 80년대임을 명심하자)
아들인 헥터가 동행했고, 둘은 도로 주변으로 펼쳐진 비포장길을 따라 걷는다.
바로 그때, 헥터가 덤불로 놓여진 무언가를 포착한다.
구겨진 낡은 밀리터리 재킷이었다.
헥터가 별생각 없이 반사적으로 발을 뻗어 재킷을 건드려봤다.
그러자, 라벨이 없는 비디오테이프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호기심이 동한 알폰소와 헥터 부자는 비디오테이프를 챙긴다.
집으로 복귀한 알폰소네 가족은 비디오테이프에 담긴 내용을 확인해 보고자 한다.
비디오 테이프엔, 전혀 예상 못 한 장면이 담겨있었다.
칠흑 가운데에서 단층의 목재 목장이 거대한 화염을 계속해서 토해내고 있었다.
동시에, 넘치는 환희로 인해 격양된 음성이 시종 혼잣말을 내뱉고 있었다.
"이건 나의 영역, 나의 지옥이다. 하늘 전체가 연기로 새까맣지. 이것이 불이다. 나는 너의 영혼을 파괴하고 불태울 것이다, 고대의 악령이여.
보아라 오마르. 이게 네가 휴가를 간 동안 내가 한 일이다. (웃음) 내가 한다고 했잖아! 내가 한다고 말했지! (웃음)
내가 한다고 했지. 잘 봐라. 내가 불 못 지른다고 해봐 봐.
불을 봐봐라. 아름답지 않아? 봐봐.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보이니 신사 숙녀 여러분? 내가 할 수 있는 게 보여?
근사하지 않아? 봐봐! 보라고! 봐봐! 이게 지옥이다!
(멀리서 소방대의 사이렌 소리와 코요태가 우는 소리, 그리고 깊고 거친 숨소리) 불꽃을 봐. 코요테들의 울부짖음을 들어봐. (웃음) 들어봐봐!
저거 봐. 소방대가 불을 끄려고 하고 있어. 웃기고들 있네.
이제 가야겠어. 하지만 나를 기억해라. 신사 숙녀 여러분, 좋은 밤 되시길."
알폰소는 즉시 경찰에 신고를 하고서 비디오 테이프를 넘겼다.
조사관들이 영상 심층 분석에 나섰고, 방화 수사관들은 비디오테이프가 발견됐다는 현장으로 출동했다.
놀랍게도, 그리고 다행히도..
현장엔 문제의 밀리터리 재킷이 그대로 놓여있었다.
재킷 안주머니에는 카세트테이프 여러 개가 들어 있었다. 또 허브나 약초 따위를 갈 때 주로 사용하는 나무 재질의 막자(절구)도 있었다. 근방을 수색하자 밀리터리 스타일의 장갑과 세라믹 재질의 작은 해골 모형도 발견됐다.
영상 속 말들과 함께 전형적인 사탄주의 범행을 암시하는 증거물들이었다.
곧이어 프레임 단위로 영상 분석이 이뤄졌으나..
보정을 통한 심층분석에서도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가 없었으며, 캘리포니아주에서 보고된 화재들과도 매칭이 되지 않았다.
그저..
시골 지역의 외딴 목장이라는 점과 화염 주변으로 흰색 트레일러가 살짝 비치는 것을 근거로 공사가 진행되던 중에 방화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할 뿐이었다.
또한, 방화범의 직접적인 언급과 더불어 방화 영상 이외의 부분에서 녹화된 TV 광고를 토대로 1988년에 촬영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소방차가 출동했기에 분명 소방 당국에 기록이 존재할 것이라는 점도.
비디오테이프가 발견된 지 1년째인 1990년 9월 19일.
미국에서 대중적으로 유명하던 범죄 다큐멘터리 TV 시리즈 에서 해당 이야기를 내보낸다. 방화범이 직접 촬영한 영상 또한 주 방화 대책 관리자로부터 제공받아 공개된다.
그리고..
방송과 동시에 제작진 앞으로 계속해서 제보 전화가 걸려 온다.
이러한 제보 전화는 총 1,600여 통에 달했다. 방송 사상 한 에피소드에 대한 역대 최대치의 제보였다.
제보자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방화 현장은 재킷이 발견된 스톡턴에서 100km 가까이 떨어진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였다.
또, 해당 지역 소방대장의 증언과 녹화 기록물을 통해 방화가 재킷이 발견되기 정확히 1년 전인 1988년 8월 15일에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수사에 착수한 수사관들은, 방화범이 추가로 당시 레드우드시티 방화 지역을 중심으로 1987년에서 1989년 사이 발생한 10건의 화재 사건(피해액 200만 달러 가량)과도 연관된다고 추정한다. 주로 공사 중인 집을 대상으로 방화가 있었으며,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600여통의 제보 중, 영상에서 방화범이 언급한 '오마르'가 이웃에 사는 17세 소년의 이름과 동일하다는 제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레드우드시티 경찰이 즉각 문제의 소년 오마르를 심문한다.
그리고 처음엔 부인하던 오마르가 마침내 자백을 한다.
"제 친구 존이 불을 지르고서 비디오카메라로 촬영한 거예요."
그렇게 경찰은 오마르의 친구 소년 존을 심문한다.
존은 울음을 터뜨리며 자신의 죄를 모두 인정한다.
존의 집에서는 자신의 방화 사건 보도 녹화본 및 스크랩북을 발견했으며 나이프, 얼굴 마스크, 장갑, 토막 난 동물 사체, 나이프를 들어 보이며 특정 사람을 죽이겠다고 선언하는 듯한 영상의 녹화 테이프 등이 발견된다.
또 존과 오마르가 마치 군대 역할극을 하는 듯한 모습이 담긴 녹화 테이프도 발견됐으며, 범죄 이유에 대해선 지역 개발로 인한 공원 보호의 미흡을 염려해 방화를 저지른 것이라 주장했다.
한편..
집중적인 수사 끝에 존과 오마르는 1987년 이래 레드우드시티 지역에서 발생한 15건의 잔디밭 화재와 11건의 건설 중이던 주택 화재, 총 26건의 방화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이어진 재판 과정에서 둘은 단 1건의 방화 사건에 대해서만 혐의를 인정했고, 사건 당시 둘 모두 미성년자였기에 오마르는 소년원에 보내지고 존은 입원 시설에서의 정신과 치료 및 30세까지 당국에 방화범 등록 명령을 받는다.
미국 내 커뮤 등지에서의 풍문에 의하면..
존은 사탄 숭배에 심취해 있었으며 동시에 사고뭉치였고, 고등학교 졸업 전공 수업으로 화재 과학(화재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를 다루는 과목)을 선택했었다고.
그리고 2017년 뺑소니 사고로 인해 사망했다고 전해진다.
오마르의 경우..
유튜브에서 어떤 남성(오마르와 같은 이름에다 졸업 앨범 속 얼굴을 빼닮은)이 자신의 계정으로 몇몇 영상을 올린 바가 있다.
이러한 영상 중 2019년에 퇴근하던 순간 촬영한 것이라며 어느 가게의 화재 현장을 올린 영상에다, 남성을 오마르로 확정 지은 몇몇 사람이 댓글로 비난하는 글을 올렸고 이에 당사자는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참조
<Undolved Mysteries/Stockton Arson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