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C의 극비 비밀 레시피가 공개되다?
켄터키 후라이드 쫀쫀해요 빠방!
세계적인 브랜드의 식료품들을 둘러싸고서 심심찮게 도시전설이 존재하곤 한다.
그중 으뜸은, 역시나 '코카콜라'일 것이다. 그야말로 가지각색의 전설과 괴담이 존재하며, 특히나 제조법인 '비밀 레시피'가 대표적이다.
간략하게, 코카콜라의 원액 재료 및 제조법을 전 세계에서 단 두 사람만이 알고 있을 정도로 극비리에 보안이 유지 중이라는 것. 그리고 이로 인해 이 둘은 사고 예방차 같은 비행기에도 탑승하지 않으며, 보안을 위해 특허출원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허출원 시 정보가 공개되는 시스템을 방지하고자)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호사가들에 의해 전 세계에 퍼진 일종의 '밈'으로, 이러한 전설과 과장을 오히려 코카콜라 측에선 마케팅 아이템으로 활용할 정도.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코카콜라와 함께 가장 대표적인 도시전설의 주인공으로, 국내에선 아쉽게도(?) 많이 전파가 되지 않은 이야기..
바로, 'KFC 치킨'이 오늘 소개할 이야기의 주인공이시다.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 KFC.
KFC는 미국 대공황이던 1930년대 당시, 여러 직업을 전전하던 커널 샌더스가 켄터키주의 산골 마을 국도변 작은 식당에서 프라이드치킨을 판매하던 게 시작이었다.
샌더스는 어린 시절 익혔던 요리법을 통해 프라이드치킨을 판매했으며, 수년간 식당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레시피를 더욱 발전시켜나갔다.
그렇게 10여 년의 음식 장사 끝에 '11가지 허브&향신료로 구성된 프라이드치킨 레시피'를 완성시킨다.
현대 프라이드치킨의 전신으로 꼽히는 KFC 치킨의 비긴즈 순간이었다.
이후 샌더스는 미국 전역을 돌며 이 전설의 치킨 레시피를 로열티 판매하기 시작했고..
처절한 영업 끝에 대형 투자자들의 참가가 잇따르게 되면서 자신의 이미지와 치킨 레시피를 토대로 한 치킨 프랜차이즈가 미국 전역에 세워지기에 이른다.
그리고 알다시피, 현재는 세계에서 제일 잘 나가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가 됐다.
이러한 프랜차이즈 제국화의 본바탕에는, 치킨계에 혁명과 함께 현대화의 시작을 알린 '전설의 레시피'가 활약하고 있다고 해도 전혀 과언이 아니다. (촉촉 튀김의 시초인 콜렉트라매틱 역시 빼놓을 수 없겠다)
그리하여..
샌더스의 '어린 시절 익힌 치킨 요리법+10년 간의 음식 장사 끝에 완성시킨 레시피'인 이 전설의 레시피를, KFC 측은 극비리에 보안 관리하며 외부 유출을 방지하고 있다.
물론, 방패가 있으면 창의 등장이 있는 법.
그간 40년에 걸쳐 KFC의 비밀 레시피를 알아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속속 등장했었다.
그리고 그러한 폭로(?)는 언론과 미디어 등지의 핫 이슈로 소개되곤 했었다.
허나 KFC 측에선 일관되게 자신들의 레시피와 다르다고 선을 그었으며, 재연에 들어간 사람들의 반응 역시 비슷할지언정 동일하지는 않다는 감상들이 절대적이었다.
이와 같은 폭로(?) 중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게 있으니..
그건 바로, 미국 일리노이주의 주요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에서 2016년에 터뜨린 단독 기사이다.
미국의 유명 베테랑 프리랜서 여행 저널리스트인 제이 존스.
그는 샌더스가 처음 주유소 한켠에서 치킨을 팔던 켄터키주의 소촌 코빈으로 여행을 떠난다. <시카고 트리뷴> 여행 섹션에 기고할 코빈 지역의 KFC 기념물 탐방기를 위해서였다.
여기서 존스는 코빈 지역 관광청의 도움을 받아 한 남성을 소개받는다.
남성은, 67세의 은퇴한 교사로 평생을 지역에서 거주한 조 레딩턴이라는 사람이었다. 레딩턴은 어린 시절 삼촌인 샌더스를 따라 가게 허드렛일과 청소를 도우며 용돈을 받곤 했던 이였다.
그렇게 존스는 레딩턴을 만나 집에 초대받아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레딩턴은 사진, 스크랩, 각종 문서들을 흔쾌히 공개했고..
이러한 자료들을 탐닉하던 존스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뜻밖의 발견을 하게 된다.
샌더스와의 사진들과 함께 여러 일화들을 듣던 도중..
어떤 문서 뒷면에 손 글씨 메모로 레시피 목록이 적혀 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레시피는 11가지 허브&향신료 목록이었다.
"이거.. 그.. 제가 생각하는.. 그.. KFC 비밀의 11가지 레시피가 맞을까요?"
"네, 맞는데요."
"아니.. 이거 원래 엄청 비밀스럽게 보관되는 레시피인데.. 정말 그 레시피 맞나요?""
"네, 그 레시피 맞습니다. 삼촌이 적은 메모는 아니에요. 누가 이걸 적었었는지는 확실치가 않네요. 하지만 이 레시피가 진짜라고 믿습니다. 왜냐하면, 어린 시절에 삼촌 차고에서 여기 허브와 향신료를 혼합하는 걸 도왔었거든요. 수년 동안을요. 여름 무더위 속에서도 섞어댔죠. 대신 일을 끝내고선 삼촌 가게 단지의 수영장 사용권을 받을 수 있었죠."
그렇게..
뜻하지 않게 엄청난 특종 거리를 물어온 존스.
이에 <시카고 트리뷴>의 편집장은 레딩턴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미국 기업 비밀 중 가장 중요한 하나에 대한 진위 여부와 함께 공개 여부를 재차 되묻는다.
레딩턴은 보장해 줄 순 없다며 처음보단 다소 위축된 입장을 취했으나, 해당 자료는 그태껏 보관 중이던 여동생이 사망한 이래 최초로 공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이 나 기사 작성을 하던 존스.
그는 KFC의 모기업인 얌! 브랜즈 측에 해당 레시피를 보내며 진짜 KFC의 비밀 레시피가 맞느냐고 이메일로 확인 요청을 한다.
"1940년대에 커넬 샌더스가 자신의 주유소 식당에서 판매할 오리지널 레시피 치킨을 개발했습니다. 당시엔 그 레시피가 가게 문 위에 적혀 있어 누구나 볼 수 있었죠.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이 신성한 허브와 향신료 혼합물을 보호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 레시피는 미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비밀 중 하나이니까요."
"그래서 정말 KFC의 비밀 레시피가 맞나요? 예, 아니오, 또는 노코멘트라고 답변을 부탁드립니다."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비밀 레시피를 발견하거나 알아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지금껏 아무도 맞춘 적이 없죠."
이후 <시카고 트리뷴>에 존스의 특집 기사인 <KFC 레시피 공개? 트리뷴지는 11가지 허브와 향신료가 담긴 가족 스크랩북을 공개한다>를 발표한다.
그리고..
그간 폭로(?)됐던 KFC 비밀 레시피 중 가장 진짜와 차이가 적으며 유사한 맛을 자랑한다는 반응이 뒤따른다.
<시카고 트리뷴> 역시 자체적으로 주방에서 테스트한 결과 KFC 오리지널과 차이를 느낄 수 없으며 아주 맛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정말 샌더스의 '온전한' 비밀 레시피가 공개된 것일까?
아쉽게도(?), 그럴 확률은 극히 낮다.
물론, 샌더스의 일을 도왔던 친척의 기록물이기에 신빙성은 높다.
허나, 이러한 기록물 역시 설령 당시에 사용되던 진짜 레시피라 할지라도 필연적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형성된 '완성판'과는 다소간 차이가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7번 항목의 머스타드(Dried Mustard)가 그러하다.
이 건조된 머스터드 가루는 미국 식품의약국 FDA 규제에선 필수 알레르기 표기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일부 사람에겐 머스터드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자발적으로 표기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KFC에선 따로 표기란에 머스타드 가루가 포함돼 있지 않다.
특히, 머스타드 가루가 필수 알레르기 유발 성분 표기로 분류되는 유럽과 캐나다에서도 그러하다.
결국..
샌더스 친척이 공개한 레시피는 비록 같은 뿌리에서 나와 맛은 흡사할지언정 세세한 디테일에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이 문제의 레시피는 지금껏 폭로(?)된 레시피들 중에서 가장 유사한 퀄리티를 뽐내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므로..
관심이 있다면 트라이 해보시길.
11가지 향신료와 허브를 2컵의 흰 밀가루(White Fl)와 혼합
1. 소금 (Salt) - 2/3 티스푼
(주: 기본적인 조미료로, 음식의 기본적인 맛을 내주는 역할)
2. 타임 (Thyme) - 1/2 티스푼
(주: 허브로, 약간의 쌉싸름한 맛과 향을 더해주며 특히 고기 요리에 자주 사용)
3. 바질 (Basil) - 1/2 티스푼
(주: 달콤하고 상쾌한 향을 가진 허브로, 다양한 요리에 사용)
4. 오레가노 (Oregano) - 1/3 티스푼
(주: 강한 향과 살짝 쓴맛을 더해주는 허브로, 육류 요리와 특히 잘 어울림)
5. 샐러리 소금 (Celery Salt) - 1 티스푼
(주: 샐러리 향이 나는 소금으로, 특유의 감칠맛과 짠맛을 더해줌)
6. 흑후추 (Black Pepper) - 1 티스푼
(주: 음식에 매운 맛과 깊은 풍미를 더해주는 대표적인 향신료)
7. 건조 머스터드 (Dried Mustard) - 1 티스푼
(주: 약간 톡 쏘는 맛을 더해주는 머스터드 가루)
8. 파프리카 (Paprika) - 4 티스푼
(주: 달콤하고 살짝 매콤한 맛을 더해주며, 음식에 붉은 색깔도 입혀주는 향신료)
9. 마늘 소금 (Garlic Salt) - 2 티스푼
(주: 마늘 향을 더한 소금으로, 요리에 풍부한 감칠맛과 향을 더해줌)
10. 간 생강 (Ground Ginger) - 1 티스푼
(주: 생강을 갈아서 만든 가루로, 약간의 매콤함과 향긋한 맛을 더해줌)
11. 백후추 (White Pepper) - 3 티스푼
(주: 검은 후추와 달리 백후추는 더 부드러운 맛을 내고 특유의 깊은 풍미를 더해줌. 레시피 공개의 장본인인 샌더스의 친척 조 레딩턴은 가장 중요한 재료가 백후추라고 강조. 그는 백후추를 비밀 재료라고 언급하며, 당시엔 백후추를 누구도 인지하지 못했으며 사용법도 몰랐다고 설명)
참조
<Chicago Tribune/KFC recipe revealed? Tribune shown family scrapbook with 11 herbs and spices.> Jay Jon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