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특수부대가 거인과 교전한 '칸다하르의 거인' 사건
2002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진 미군과 거인 간의 전투!

2016년 여름이었다.
익명의 미국 국 관계자가 충격적인 인터뷰를 한다.
2002년 당시 아프가니스탄에 작전을 수행 중이던 미군 특수부대가, 순찰 도중 거인과 조우해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내용은 유명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통해 널리 알려졌고, 그 직후 각종 미디어에서 다뤄지며 웹사이트를 통해 인터넷상에서 오래도록 돌아다니게 된다.
오늘 주제는..
바로 '칸다하르의 거인'으로 알려진 해당 이야기에 대한 것이다.
이 이야기는 국내 미스터리 마니아들에게도 제법 알려졌다.
다만, 겉핥기식으로만.
그간 이상한 옴니버스가 '국내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미스터리의 자세한 내막'을 소개해 왔듯, 이번 이야기 또한 그럴 것이다.
처음 칸다하르의 거인 이야기를 전파했던 다큐멘터리는 미국의 유명 다큐 시리즈인 <The Watchers 10탄>이었다.
해당 다큐멘터리의 감독인 리처드 쇼와 작가인 L.A. 마줄리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초자연현상 연구자이 작가인 스티브 퀘일이 미군 파일럿 출신의 남성으로부터 충격적인 폭로를 듣게 된다.
이 남성은 자신이 과거 C-130 수송기를 통해 '거인'을 수송했다고 털어놓았다. 거인은 신장이 최소 3.6m 이상이었으며 체중은 약 450kg에 달했다고 했다.
몇 년이 지나..
리처드 쇼는 한 라디오 프로에 출연한 자리에서 중동의 전시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한 청취자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는다. 청취자는 자신을 아프가니스탄에서 여러 차례 근무한 바가 있는 군 계약업자로 소개했고, 리처드 쇼는 중동 상황과 군사 기술 용어 등에 해박한 이 청취자를 흥미롭게 느껴 라디오가 끝나고서 따로 통화를 하기에 이른다.
여기서 이 청취자와 사담을 나누던 중, 그가 과거 아프가니스탄에서 거인과 조우했다는 이야기를 건넨다. 청취자는 자신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문제의 그 거인과 전투를 벌인 군인 중 하나였다고 털어놓았다.
리처드 쇼는 이를 다큐의 작가였던 마줄리에게 알렸고, 이후 해당 남성과 여러 차례 통화를 한끝에 자신들의 다큐에 포함시키고자 인터뷰를 진행하기에 이른다.
남성은 통화 과정에서 이야기를 털어놓을 때마다 목이 메고 울먹이며 힘들어했는데, 그 이유는 자신의 가장 친했던 친구가 거인에게 살해당했기 때문이라 했다.
이후 두 번의 만남 끝에 인터뷰를 허락한 남성은 다음과 같은 요지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2002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있었던 일이다.
911테러가 발생하고서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고, 그 일환으로 수행됐던 '항구적 자유 작전'으로 아프가니스탄 침공이 발발했다. 작전이 한창이던 시점, 미군은 아프가니스탄의 대표적인 도시 칸다하르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아주 험준하고 외딴 산악 지대에서 특정 주요 표적물 수색을 위해 정찰대가 파견된다.
헬기를 통해 작전 지점에 투입된 정찰대는 정해진 첫 번째,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 보고 시점에서 모두 감감무소식과 함께 무선 교신이 끊긴 상태였다. 정찰대는 작전의 집결 지점인 랠리 포인트에서도 나타나지 않았다.
전멸, 매복, 혹은 전투 중이라는 걱정에 결국 2차 정찰대가 헬기를 통해 동일한 작전 지점으로 투입된다.
2차 정찰대는 1차 정찰대의 흔적을 찾아 소위 '염소길'이라 불리는 극히 험한 지형을 따라 이동하던 끝에 전방에서 하얀 파편 무리를 발견한다.
가까이 접근하니 그것은 뼈였다. 살점이 군데군데 붙어 있고 피가 묻어 있는.
또 그 주변으로 미군의 무전기 및 군용 장비들이 파손된 상태로 흩뿌려져 있었다.

야생동물 떼의 습격이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탈레반의 잔혹한 소행?
정찰대는 의문을 품은 채 계속해서 길을 따라갔고, 수백 m 넘게 이동한 끝에 평지와 계곡 주변으로 특이한 모양의 바위와 동굴을 발견한다.
그리고 정찰대가 분산 배치된 상태로 주변을 수색하기 시작한 순간..
절벽 위 동굴 바깥으로 신장이 최소 3.6m 이상에 불타는 듯한 새빨간 머리카락을 지닌 거인이 양손에 각각 약 3m 길이의 꼬챙이 창과 방패로 무장한 채 모습을 드러냈다.
정찰대원 모두 자신이 악몽을 꾸고 있나 겁에 질려 얼어붙어 버렸고, 거인은 엄청나게 재빠르고 날렵한 몸동작으로 절벽에서 뛰어 내려선 다가왔다.
거인은 믿지 못할 만큼 민첩하고 신속한 움직임을 통해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정찰대 바로 앞까지 진격했다.
거인은 장대에 날이 달린 랜스에 가까운 형태의 무기, 고대 로마에서 볼 법한 형태의 방패, 아주 오래된 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차림새를 하고 있었다.
거인과의 교전 상황을 훈련한 바가 전혀 없던 정찰대는 그저 발을 땅에 붙인 채 굳어버렸고, 유일하게 '댄(Dan)'이라는 이름의 군인이 사격을 개시한다.
허나, 거인은 놀랄 만큼 재빨랐다. 댄의 사격이 제대로 펼쳐지기도 전에 그를 창으로 꿰어선 그대로 공중으로 번쩍 들어 올렸다.

이후 거인은 곧바로 다른 부대원에게도 공격을 시도하려 했고, 이에 정신을 차린 정찰대는 반사적으로 일제 사격을 개시했다. 누군가가 '머리를 갈겨!'라고 외쳤고 이에 거인의 얼굴 부위로 집중 사격이 가해졌다.
반자동 소총 및 50구경 기관총의 무시무시한 집중포화가 이어졌고, 거인은 얼굴 아랫부분이 거의 날아가다시피 한 상태로 쓰러진다.
사살된 거인은 머리가 너무도 거대해서 마치 동굴 안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눈 하나가 사람의 얼굴만 했고 치아는 두 겹으로 이뤄져 있었다. 손과 발은 모두 6개씩이었다. 또, 평소 씻지를 않고 사람을 잡아먹는 식인을 했는지 전체적으로 냄새가 지독했다."

리처드 쇼와 마줄리는 C-130 수송기 조종사 및 전투 참여자에 이어 세 번째 증인과도 컨택한다.
이 증인은 당시 수송기 적재 구역에 사살된 거인이 실리는 것을 직접 지켜봤으며, 저울로 무게를 재고 꼼꼼히 묶어 적재하는 과정 전체를 바로 앞에서 목격했다고 털어놓았다.
C-130 수송기 조종사에 의하면, 거인과 거인을 고정하는 장비 일체의 무게가 약 680kg이었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거인의 순수 체중은 거의 500kg에 가까웠다는 뜻이 된다.
4m에 가까운 신장과 500kg에 육박하는 무게.
마줄리는 약 3,500년 전까지만 해도 다양한 거인 종족이 존재했으며 이들이 이주를 통해 여러 곳으로 흩어지면서 훗날 이들의 거대한 두개골이 발견되는 것 아니겠느냐며 가설을 펼쳤다.
그리고, 이 '칸다하르의 거인'도 그러한 가설에 해당하는 존재일 것이라고 말이다.

여기까지가..
인터넷상에서 가장 유명한 거인 이야기인, '칸다하르의 거인' 이야기이다.
허나..
동심과 공상의 영역에서 벗어나 현실을 말하자면..
생물학적으로, 생물의 신장이 2배가 되면 단면적은 4배가 되고 부피는 8배로 늘어난다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겠다. 뼈나 근육의 단면적 지지력이 제곱으로 증가해 압력이 2배로 증가한다.
이렇듯 인간과 같은 형태의 골격에 이족보행인 거인의 경우, 신장이 3m를 넘어갈 경우 이족보행&심혈관계&골격 하중 분산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코끼리나 공룡이 아닌 이족보행 인간형 거인이 그 가느다란 뼈대와 관절로 하중을 버틸 리가 만무하다. 그 거대한 몸 구석구석으로 공급해야 할 혈액으로 인해 심장의 펌프 압력이 극도로 높아야 하기에 순환계 붕괴 또한 발생한다.
사실 인간은 뇌하수체 호르몬 이상을 통해서도 2m 후반을 넘기기가 불가능하며, 인간과 유사한 형태의 골격 구조로 3m를 넘긴다는 것은 생체공학적 설계상 비현실적인 영역이다.
3m를 넘어가는 거인의 경우 기초 대사량을 유지하기 위해 인간에 비해 최소 20배 많은 칼로리를 섭취해야 하며, 식량 확보 문제로 인해 이러한 종족의 유지는 애초에 가능할 수가 없다.
여담으로, 역사상 가장 큰 영장류로 기록 중인 기간토피테쿠스의 경우 50만 년 전 멸종됐으며 신장 230cm 이하, 체중 200-300kg, 사족보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간토피테쿠스의 이빨 화석만 지금껏 1,000개가 넘게 발견됐는데, 반면 거인의 경우 무수한 신화와 전설과 달리 '진짜 화석'이 발견된 바는 당연히 없다.
해당 이야기가 처음으로 전파된 <The Watchers 10탄> 다큐멘터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다큐의 작가는 L.A. 마줄리인데, 마줄리는 사실 시리즈를 처음으로 제작한 장본인이다.
그는 2010년부터 2020년에 이르기까지 이 시리즈의 제작 or 작가로 참여하며 롱런시키고 있으며, 동시에 다수의 서적을 출간한 '이 업계'의 유명 인사이기도 하다.
'이 업계'란, 초자연현상&미스터리&음모론을 주제로 비지니스를 하는 업계를 말한다.
마줄리는 초자연현상&UFO&외계인&고대 예언을 주제로 갖가지 서적과 다큐를 런칭한 데 이어 각종 강의 및 컨퍼런스를 도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가 주장하는 것들 모두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가 없는 흥미 본연의 것들로 구성됐으며, 그는 바로 이러한 '미스터리&음모론 팔이' 업계의 성공한 인사인 셈이다.
이런 마줄리가 특히 오랜 기간 집중적으로 밀고 있는 분야가, '성경 속 거인 네피림은 실존했으며, 인류는 작은 유인원에서 점차 커진 것이 아니라 실은 그 반대였고, 이러한 사실은 은폐되고 있다'라는 음모론이다.

또, 처음 C-130 수송기 조종사의 폭로를 알렸다는 초자연현상 연구자이 작가인 스티브 퀘일 역시 정확히 마줄리와 같은 성향 같은 행보를 걷는 인물이다.
퀘일 역시 오래도록 지속적으로 이러한 비지니스에 몸담고 있으며, 오히려 그 애정도와 심연도는 마줄리의 배 이상으로..
주 분야는 네피림, 천사, 초고대문명, 외계인, 종말론적 예언이며 물론 '아돌프 히틀러가 살아서 아르헨티나로 도망가 20년을 더 살았으며 여기서 두 딸을 낳았다' 음모론을 강력 지지한다.

미국 국방부는 법령에 의해 자국의 모든 군인 사상자를 보도 자료화하는 게 의무다.
2002년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에서 펼쳐진 군사 작전 중 댄(Dan) 또는 다니엘(Daniel)이라는 이름의 사망자는 딱 1명이며, 이 인물은 특수부대 소속의 정찰대원으로 수색작전 중 사망한 것이 아니라 다른 3명과 함께 폭발물 제거 과정에서 사망했다고 기록돼 있다. (댄&다니엘은 서구권에서 아주 흔한 이름 중 하나)
또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정찰대 하나가 통째로 실종됐다는 군사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
퀘일과 마줄리가 인터뷰했다던 익명의 남성들은 신분 확인 작업을 거치지 않았다.
C-130 수송기에 거인의 시신을 싣고서 비행했다고 최초 주장한 조종사의 경우, 일반적인 C-130 수송기 팔래트(항공기 화물칸에 적재되는 짐을 고정 및 운반하기 위한 화물 플랫폼)의 적재 용량이 약 680kg이라고 설명했다.
허나, 실지 C-130 수송기에 사용되는 일반적인 팔레트 하나당 적재 용량은 최대 4.5톤까지도 가능하다.
성인 남성의 수십 배에 달하는 일일 칼로리 섭취가 필요한 거인이 염소나 몇몇 돌아다닐 수 있는 외딴 지역의 험준한 산악지대에서 생존하기란 불가능이다.
네시가 작디작은 네스호에서 생존하는 게 불가능한 것처럼.

참조
<Prophecy Watchers/L.A. Marzulli and Richard Shaw: The Kandahar Giant>
<Snopes/Did U.S. Special Forces Kill a Giant in Kandahar?> Bethania Pal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