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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로스트 미디어였던 끔찍한 911 신고 전화

'미스터리한 노부인 911 신고 전화' 녹음본의 정체는?

이상한 옴니버스
이상한 옴니버스
- 12분 걸림 -

여기, 지난 30년 넘도록 사람들에게 화자 된 '미스터리한 노부인 911 신고 전화'가 있다.

적어도 90년대 초반부터 카세트테이프 녹음본으로 존재했으며..

2000년을 기점으론 인터넷상에서 광범위하게 전파가 이뤄진..

그럼에도 해당 911 전화 통화와 신고자인 노부인에 대한 정체가 계속해서 미스터리로 덮여있었던..

미국의 대표적인 '911 신고 전화 로스트 미디어'가.

(다음은 해당 911 통화본을 번역한 것이며, 말미에 첨부한 실지 녹음본 영상은 시청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신고자: 어, 저는 루스 프라이스에요. 3877번지..

응답자: (말을 끊으며) 무슨 문제신가요, 부인?

신고자: 오, 어떤 남자가.. 음, 집을 살펴보고 있어요.

응답자: 어떻게요?

신고자: 글쎄요, 뒤쪽으로 와서는, 제가 뒤쪽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그 남자가 어떤 남자를 찾는다고 하더군요. 그러고는 제 집 문 앞까지 왔고.. (잠시 침묵)

응답자: 네?

신고자: 그리고, 어.. 남자가 말하길.. 아파트를 찾고 있다고요.. 그래서 전 정말, 전 혼자 살고 노인이거든요.

응답자: 네.

신고자: 그리고 좀..

응답자: 어디, 어디 있죠 지금 그 남자?

신고자: 아뇨, 전혀 모르겠어요.

잠시 후 신고자의 끔찍한 비명

신고자: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누가 좀 도와줘요!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전화가 끊어짐

해당 녹음본은 지난 20년 넘도록 미국 인터넷상에서 가장 널리 전파됐던 911 신고 전화 녹음본이기도 하다.

수많은 미국 인터넷 사용자들이 그 끔찍한 현실감으로 인해 소름 끼침과 더불어 관심을 가졌었고, 아마 이 글을 읽는 이들 중 이미 과거에 시청해 본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헌데..

그토록 많은 이들의 관심이 있었으면서도 정작 해당 녹음본 자체와 신고자인 노부인에 대한 정체는 오래도록 밝혀지지 않았었다.

무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말이다.

신고자인 노부인은 자신이 루스 프라이스이며 3877번지에 거주한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녹음본의 정체에 궁금해하던 많은 이들이 그녀의 정체를 파악하고자 해당 정보를 토대로 뉴스 및 기사 기록을 뒤지나 모두 헛걸음이었다.

오래도록 상황이 이렇자, 사람들은 '루스 프라이스'가 가상의 인물이며 녹음본 역시 인위적으로 연출된 것이라 생각하기 시작한다.

911 긴급 신고 전화 교환원의 응대가 매뉴얼을 벗어나 한참 어설픈 점, 전개가 극적이고 드라마틱한 점, 말미에 공격을 받고 있을 노부인의 비명이 마치 수화기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비명을 지르는 듯이 들리는 점을 들어서 말이다.

허나, 녹음본이 인터넷상에 유포되던 초기에 신고 전화가 인위적 연출이 아니었다는 구술 증거가 존재한다.

해당 녹음본이 처음 인터넷사에 모습을 드러낸 건, 2000년 한여름이었다.

당시 수많은 911 신고 전화 녹음본을 디지털화해 섹션별로 분류하던 웹사이트가 있었다. 911-Emergency이 그 주인공으로, 명실상부 자칭 최대 규모의 공공 안전 목적의 웹사이트였다.

바로 이 사이트에서 문제의 녹음본이 처음으로 올라온 것이다.

해당 녹음본은 '노인 여성 성폭행 및 살인 실제 오디오 - 노인 여성이 수상한 남성을 경찰에 신고. 교환원과 통화 중 잔인하게 성폭행 당한 뒤 살해된다. 교환원은 공격이 발생하기 전 그녀의 주소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 통화는 911 시스템 구현 전의 것이다'라는 제목 및 설명으로 올라왔다 (911-Emergency)

또 2002년 여름경 미국 내 경찰관을 위한 포털 사이트 Officer의 게시판에서, 녹음본을 주제로 열린 글에 HNDLC3이라는 닉네임의 유저가 다음과 같은 댓글을 남기기도 한다.

(Officer/HNDLC3)

"일전에 이 테이프를 들어본 적이 있어요. 지난 수년간 제 기억에 깊이 남은 테이프죠. 제게 모든 전화를 일상적인 것으로 취급하지 말라고 상기시켜 줬죠. 긴급 전화 교환원 수업에서 강사님이 이 여성이 처한 문제에 대해 교환원이 얼마나 무심했는지 지적했답니다. 만약 주소를 알려주기 전에 말을 끊지 않았다면 경찰이 더 일찍 도착했을지 모릅니다. 사건 발생 당시 해당 기관이 ANI/ALI 또는 E-911 시스템을 갖췄는지 모르지만, 저희 강사님은 범인을 찾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늦었다고 했었습니다."

추가로, 영어권 최대 커뮤니티인 레딧에서도 한 유저가 90년대 초반 무렵 911 교환원을 위한 훈련 프로그램에서 녹음본이 교재로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해당 유저는, 통화가 1988년에 이뤄졌으며 신고자인 루스 프라이스는 살해됐으며 범인은 체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해당 녹음본에 관심을 가진 유튜버 Slightly Sociable은 노력 끝에 911-Emergency의 이전 소유자와 컨택하며 답장을 받기에 이른다.

바로, 다음과 같이.

(Youtube/Slightly Sociable)

"안녕하세요. 답장이 늦어져 죄송합니다. 저는 1990년부터 2016년까지 911 긴급 신고 전화 교환원이었으며 해당 통화는 911 훈련 통화였습니다. 어디에서 기원했는지 확실치는 않으나 저는 그것이 진짜라고 믿습니다. 제 생각엔 사건이 1990년 훨씬 이전에 발생해서 911 시스템 구축 전이나 非 911 회선으로 통화가 들어왔던 것으로 봅니다. 이게 좋은 훈련용 통화가 된 이유는 교환원이 유효한 주소를 확보하기 전에 신고자의 말을 끊었기 때문입니다. 또 제가 알기론 신고자가 위치가 파악되기도 전에 잔인하게 성폭행당하고 살해됐습니다.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

추가로..

이 911-Emergency의 이전 소유자는 자신이 처음 문제의 테이프 녹음본을 접한 게 90년대 초이며, 이후 오래된 카세트테이프에서 카피 작업을 통해 디지털화했다고 밝혔다.

이렇듯, 해당 녹음본은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 실제 있었던 911 신고 전화 통화건이며 신고자인 노부인은 살해됐다는 설명으로 겹쳐진다.

허나..

마지막 스모킹 건으로 인해 해당 녹음본에 대한 이야기는 반전을 맞이하게 된다.

결정적인 단서를 찾아낸 이는, 레딧에서 Far_Valuable5819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던 유저였다.

2021년 말, 녹음본에 대한 미스터리를 접한 그녀는 자신의 평소 취미인 족보학을 살리기로 한다. 그리고, 마침내 녹음본 속 신고자였던 노부인 루스 프라이스의 정체를 밝혀내는 데에 성공한다.

그녀는 누구나 쉬이 접근이 가능한 뉴스 아카이브에서 벗어나, 기관 및 공공도서관에 기록된 아카이브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조사에 임한다. 이러한 아카이브에는 보다 심화적인 자료 수집이 가능했다.

하여..

'루스 프라이스&연령대'라는 단서를 토대로 가계도, 인구 조사 기록, 부고란, 지역 신문 기사에서 마침내 문제의 노부인을 찾아낸다.

그녀의 조사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루스 밀드레드 스타는 1913년 12월 7일 콜로라도주 푸에블로에서 태어남. 이곳에서 고등학교를 다녔으며 졸업 앨범 사진을 구글 드라이브에 공유함(주: 지금은 삭제 상태. 현재 나도는 루스 프라이스의 사진은 모두 다른 이의 사진임). 결혼 후 성이 프라이스로 바뀌었으며 1940년 인구 조사 기록에서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거주하던 것으로 기록.

그녀는 샌디에이고 N 35번가 3877번지에 살았으며 두 딸을 뒀었고 남편은 1972년 세상을 떠난 것으로 보임.

1994년 5월 지역신문 The San Diego Union-Tribune에 부고 기사를 찾을 수 있었으며, 1980년 11월 3일 자에선 폭행 피해 사실이 기사로 실렸음."

루스 프라이스가 80세의 나이에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지역신문 부고란 (The San Diego Union-Tribune)
"경찰은 어제 동부 샌디에이고에서 76세 피해자를 목 졸라 죽이려던 젊은이를 찾고 있다. 35번가 3800번지 블록에 거주하던 피해자는 경찰에 전화해 침입자를 알렸으며 뒤에서 잡혀 목이 졸렸다. 피해자는 전화를 끊고서 비명을 지르고 범인의 손을 잡아당긴 끝에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범인은 현장에서 도망쳤다. 피해자는 자신이 왜 폭행당했는지 모르며 이전에 범인을 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The San Diego Union-Tribune)

종합하자면 이렇다.

샌디에이고는 1982년 이전까지 911 전화 시스템이 도입되지 않았다. 하여, 911 신고를 위해서는 전화 교환원에게 경유를 부탁해야 했다.

그렇다면, 녹음본 속 '응답자'의 미숙한 대처와 자기 자신 역시 겁에 질린 듯한 어조 역시 이해되는 대목이겠다.

추가로, 위의 루스 프라이스 부고란에 따르면 그녀는 1994년 80세에 세상을 떠났다. 인터넷상에서 떠돌던 살해설은 잘못된 것이며, 신고 당시 강도 행각(아마도)을 벌이려던 범인을 저항 끝에 쫓아낸 것이 팩트인 셈이다.

헌데, 사건이 벌어진 1980년에 그녀의 연령은 67세여야 하는데 기사에선 76세로 나오고 있다.

이건 당시 기사상의 오기로 추측된다.

녹음본에서도 그녀의 목소리는 분명 76세보단 67세가 들어맞아 보이고 말이다.

여담으로..

워낙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됐던 녹음본이었던 탓일까?

루스 프라이스에 대한 갖가지 추측과 루머는 물론이고, 타인의 사진을 그녀라고 전파하는가 하면 가짜 위키백과 항목으로도 만들어진 적이 있었을 정도다.

-끝-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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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음모론

이상한 옴니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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